르네상스 신화부터 마네·피카소까지…사랑·욕망·육체·힘으로 이어진 500년
'Femme au tub'와 'Woman in Tub', 'Hercules and Achelous'와 'Antiquity'의 시각적 공명
거장의 이름보다 반복된 이미지에 주목…컬렉션이 드러낸 쿤스의 미적 관심

[KtN 임민정기자]제프 쿤스(Jeff Koons)가 소장해온 'Heroes & Lovers'에는 르네상스와 후기 고딕, 19세기 근대회화, 20세기 피카소가 한데 들어 있다. 제작 시기만 놓고 보면 수백 년의 간격이 벌어지지만 작품 안에서는 사랑과 욕망, 육체와 힘이 반복된다. 고전 신화의 영웅부터 욕조 속 여성, 서로 얼굴을 맞댄 연인까지 인간의 몸이 중심에 놓였다. 쿤스의 개인 컬렉션은 시대순으로 정리된 미술사보다 자신이 오래 바라본 이미지와 감정의 계보에 가깝다.

작가가 무엇을 소장했는지는 작품세계와 다른 방식으로 취향을 남긴다. 전시에서는 완성된 작업이 관객 앞에 놓이지만 개인 컬렉션에는 작가가 타인의 작품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축적된다. 피카소와 마네처럼 세계 미술사의 중심에 놓인 이름도 중요하지만 쿤스의 컬렉션에서는 작품마다 반복되는 육체와 성애, 신화적 힘의 이미지가 더 또렷한 연결고리를 만든다.

코르넬리스 코르넬리스존 판 하를럼(Cornelis Cornelisz. van Haarlem)의 'Hercules and Achelous'는 힘의 충돌을 전면에 내세운다. 헤라클레스는 황소로 변신한 아켈로오스와 몸을 맞대고 싸운다. 화면을 지배하는 것은 배경이나 서사적 장치보다 인간과 황소의 육체다. 팽팽하게 긴장한 근육과 뒤틀린 몸,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이 신화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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