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시장실·시민소통기획관 가동…4개 생활권 찾아 민원·제안 청취
“아직 만나지 못한 시민 많아”…제도 확대 뒤 실제 민원 처리로 이어질지 주목
[KtN 임우경기자] 이기형 김포시장이 취임 100일 동안 추진한 ‘공정과 소통’에 스스로 50점을 매겼다. 시민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시장실을 운영하고 시장 직속 시민소통기획관을 신설했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시민이 많고 듣지 못한 민원도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본지는 6일 열린 민선 9기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장에게 시정 운영의 주요 원칙으로 내세운 공정과 소통을 지난 100일의 집행을 기준으로 평가해 달라고 물었다. 이 시장은 “50점 정도”라고 답했다. 아직 60점에 이르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김포 14개 읍·면·동과 4개 생활권을 언급하며 시민을 직접 만나지 못한 지역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다니며 여러 목소리를 들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민원과 미처 접하지 못한 요구도 적지 않다는 취지였다. 앞으로 시민과 만나는 범위를 더 넓혀 점수를 높여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김포시는 시민이 시장을 만나는 방식부터 손댔다. ‘시장이 ON다! 이동시장실’을 마련해 사전예약 없이 4개 생활권을 돌며 시민의 민원과 제안을 직접 듣는 방식이다. 시민이 시청이나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오는 기존 방식에 시장이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현장 접촉을 추가했다.
시장 직속 시민소통기획관도 새로 만들었다. 여러 부서가 얽힌 복합민원과 집단민원을 한 부서에서 조정하고,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사안을 부서 간 협의로 풀어내기 위한 조직이다. 민원 접수 창구를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부서별로 흩어진 사안을 조정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시청 내부 운영도 일부 공개됐다. 확대간부회의를 시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본관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스마트 민원전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납세자가 놓치기 쉬운 취득세 감면 혜택은 모바일 알림톡과 우편으로 먼저 안내하는 방식도 시작했다.
시민과 행정 사이의 접촉면을 늘리는 움직임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국정운영 계획에서 ‘경청과 통합’, ‘공정과 신뢰’, ‘실용과 성과’를 국정원칙으로 제시했고, 출범 1주년에는 국정과제 집행에서 ‘속도·성과·소통’을 강조했다. 김포 민선 9기가 공정과 소통을 시정 전면에 내세운 시기와 중앙정부가 국민 참여와 정책 집행 속도를 함께 강조하는 시기가 겹친다.
김포에서 소통은 교통과 도시개발, 복지, 문화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안과 곧바로 연결된다. 서울5호선 연장과 도시개발처럼 김포시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업도 있고, 여러 부서와 관계기관의 협의가 필요한 집단민원도 적지 않다. 시민을 많이 만나는 것과 실제 행정 결정이 바뀌는 것은 다른 문제인 만큼 새로 만든 소통 구조가 갈등 조정과 민원 처리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도 다시 움직이고 있다. 시장과 국회의원, 시·도의원이 참여하는 선출직공직자협의회가 재가동됐고, 민관이 지역의 중장기 현안을 논의하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과 시장의 직접 대화에 정치권과 민관 협의 구조를 더하는 방식이다.
100일 동안 시행된 조치와 준비 중인 제도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동시장실과 시민소통기획관은 이미 운영에 들어갔지만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아직 가동 전이다. 회의 공개와 시청 개방처럼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 반면 장기민원과 집단갈등의 해결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다.
공정이라는 원칙도 시민 접촉 횟수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별 개발사업과 예산 배분, 기반시설 투자, 민원 처리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가 행정의 공정성을 가른다. 이 시장이 공정과 소통을 묶어 50점으로 평가한 만큼 앞으로의 시정에서는 두 원칙이 실제 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함께 기록될 수밖에 없다.
민선 9기는 ‘비정상의 정상화’와 ‘중단된 사업의 지속과 완성’을 시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장기간 멈췄던 사업을 다시 추진하면 주민 간 이해관계와 재정 부담, 관계기관 협의가 뒤따른다. 시민소통기획관과 선출직공직자협의회가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이런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는 이유다.
취임 100일은 이동시장실과 시민소통기획관, 회의 공개 등 새로운 방식이 시작된 기간이었다. 시민과 만나는 통로는 늘어났다. 앞으로 남는 기록은 몇 차례 현장을 찾았는지보다 이동시장실에서 접수된 민원이 얼마나 처리됐고, 장기간 이어진 복합민원의 조정 기간이 실제로 줄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50점’은 민선 9기 소통행정의 현재 위치를 스스로 낮춰 잡은 숫자다. 김포시가 지난 100일 동안 만든 접촉 통로가 민원 해결과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이제부터 쌓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