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 표면 경도 약 6배 높인 특허 경화 처리 적용…로즈골드보다 최대 3배 긴 연마 공정과 시곗바늘 없는 기셰 구조 분석

[KtN 박인경기자]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스테인리스 스틸의 표면 경도를 1,130비커스(HV)까지 높인 기계식 손목시계를 선보였다. 2026년 11월 공개한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Tambour Convergence Mirror Steel)'이다. 일반적인 스틸보다 표면을 약 6배 단단하게 만드는 특허 경화 처리를 적용하고, 케이스 전체를 거울처럼 연마했다. 지름 37mm, 두께 8mm의 케이스를 수작업으로 마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로즈골드 모델보다 최대 3배 길다. 국내 판매가격은 4,385만원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고급 손목시계에 널리 사용되는 소재다. 금이나 플래티넘보다 원재료 가격이 낮고 부식에 강하며 가공하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롤렉스와 오메가를 비롯한 여러 시계 제조사가 스틸을 주요 소재로 사용해 왔다. 루이 비통은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은 신제품에 금속 경화 처리와 고광택 수작업 연마를 적용했다. 스틸을 값비싼 귀금속의 대체재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표면의 강도와 가공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2025년 등장한 땅부르 컨버전스는 로즈골드와 플래티넘을 사용한 제품으로 출발했다. 거울처럼 연마한 로즈골드 케이스와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플래티넘 모델, 전면에 기요셰(guilloché) 장식을 적용한 로즈골드 모델 등이 출시됐다. 2026년 미러 스틸은 기존 제품의 둥근 형태와 시간 표시 방식을 유지하면서 케이스 소재를 경화 스틸로 바꿨다. 귀금속의 색상이나 보석 장식 대신 은백색 금속의 광택과 표면 가공에 무게를 뒀다.

루이 비통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 둥근 스틸 케이스 전면을 거울처럼 연마하고 위쪽에 작은 시간 표시창을 배치했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루이 비통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 둥근 스틸 케이스 전면을 거울처럼 연마하고 위쪽에 작은 시간 표시창을 배치했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케이스에는 의료용 임플란트에도 사용되는 고순도 스테인리스 스틸을 채택했다. 일반적인 금속 재료에는 제조 과정에서 미량의 불순물이 포함될 수 있는데, 루이 비통은 불순물 함량이 극히 낮은 소재를 선택했다. 금속 표면을 균일하게 연마하고 높은 광택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고려한 것이다.

스틸 표면에는 특허받은 경화 처리를 추가했다. 처리 후 표면 경도는 1,130HV에 이른다. 비커스 경도는 다이아몬드 압입자를 재료 표면에 눌러 생긴 자국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금속이 눌리거나 변형되는 데 얼마나 저항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다. 일반적인 시계용 316L 스테인리스 스틸은 가공 상태에 따라 약 150~200HV 수준의 경도를 갖는다.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의 표면 경도는 일반 스틸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일부 고경도 세라믹에 가까운 범위에 해당한다.

손목시계의 표면 경도는 일상적인 사용에서 발생하는 긁힘과 관련이 있다. 시계는 옷소매와 책상, 가방, 다른 액세서리 등에 반복적으로 닿는다. 특히 거울처럼 연마한 금속은 작은 흠집이 생겨도 빛의 반사 상태가 달라져 흔적이 눈에 띌 수 있다. 표면 경도를 높이면 마찰로 발생하는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

경도가 높아졌다고 모든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커스 경도는 표면의 압입 저항성을 측정한 값으로,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의 변형이나 파손 가능성까지 나타내지는 않는다. 케이스를 단단한 물체에 부딪치거나 날카로운 물질과 강하게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손상은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경화 처리된 표면과 케이스 내부의 기계장치도 서로 다른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1,130HV라는 수치만으로 시계 전체의 내구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거울처럼 빛나는 금속 표면을 완성하는 과정도 일반적인 스틸 케이스와 차이가 있다. 스위스의 시계 케이스 제작 공방 '라 파브리끄 데 부아띠에(La Fabrique des Boîtiers)'에서는 경화 처리를 거친 케이스를 장인이 직접 연마한다. 금속 표면에 남은 미세한 가공 흔적을 줄이고 주변 사물이 비칠 정도로 매끄럽게 만드는 미러 폴리싱(mirror polishing) 방식이다.

단단해진 금속은 연마 도구에 대한 저항도 커진다. 같은 수준의 광택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며, 둥근 케이스와 곡선형 러그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표면을 고르게 다듬어야 한다. 루이 비통이 밝힌 케이스 마감 시간은 로즈골드 모델의 최대 3배에 이른다. 기존 로즈골드보다 스틸의 원재료 가격은 낮지만 연마 공정에 투입되는 작업시간은 오히려 길어진 셈이다.

연마 시간이 3배 늘어났다는 사실은 케이스 마감 공정의 난도를 설명하는 수치다. 시계 전체의 제작비가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뜻은 아니다. 무브먼트 조립과 품질 관리, 가죽 스트랩 제작 등 다른 공정까지 포함한 전체 제조비는 케이스 연마 시간만으로 산출할 수 없다. 고경도 스틸을 가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과 완성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케이스 측면은 완만하게 굽은 형태이며,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각을 남기지 않았다. 손목을 감싸는 러그는 케이스 양쪽에서 가늘어지며 회색 가죽 스트랩과 연결된다. 크라운에는 손가락으로 잡기 쉽도록 홈을 새겼고 외부를 고광택으로 연마했다. 둥근 케이스와 크라운, 러그가 하나의 은백색 금속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러그의 바깥쪽에는 미러 폴리싱을 적용했지만 속이 파인 안쪽에는 샌드블라스팅(sandblasting) 처리를 했다. 미세한 입자를 분사해 금속 표면에 고른 질감을 만드는 방식이다. 거울처럼 매끄러운 외부와 빛을 흩뜨리는 내부가 구별된다. 시간 표시창을 둘러싼 일부 곡선에도 무광 마감을 적용해 금속의 반사 정도에 차이를 뒀다.

고광택 금속과 무광 금속은 같은 조명 아래에서도 다른 인상을 만든다. 거울처럼 연마한 표면은 주변의 빛과 색상을 직접 반사하고, 미세하게 거친 표면은 빛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킨다. 케이스의 넓은 부분에는 강한 반사광이 생기지만 러그 안쪽과 작은 장식 부분에서는 광택이 줄어든다. 별도의 색상이나 장식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표면 가공만으로 형태를 구분한 구성이다.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의 전면은 일반적인 손목시계와 상당히 다르다. 둥근 케이스에 시침과 분침을 배치하는 대신 윗부분에 작은 아치형 창을 마련했다. 케이스 중앙과 아래쪽에는 숫자판이 없고 넓은 금속 표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시간을 표시하는 기능은 위쪽의 작은 창에 집중돼 있다.

기셰(guichet)는 프랑스어로 작은 창을 뜻한다. 시계에서는 다이얼에 마련된 창으로 숫자나 기호를 보여주는 표시 방식을 가리킨다. 기셰 시계는 20세기 초반부터 제작됐으며, 시곗바늘 대신 회전하는 숫자판을 이용해 시간을 나타내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까르띠에(Cartier)와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등도 관련 형식의 시계를 선보였다.

루이 비통은 기셰 시계의 전통적인 시간 표시 방식을 둥근 땅부르 케이스에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기셰 시계는 시각이나 분을 나타내는 숫자가 작은 창에 나타나도록 설계된다. 땅부르 컨버전스에서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두 개의 디스크가 연속적으로 회전한다. 정해진 시각에 숫자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점핑 아워(jumping hour)와 구별되는 드래깅(dragging) 방식이다.

두 디스크에는 검은색 숫자와 눈금을 인쇄했다. 디스크의 바탕은 황동으로 제작하고 표면을 일정한 방향으로 미세하게 연마하는 새틴 브러싱(satin brushing)을 적용했다. 이후 로듐 도금으로 은백색을 더했다. 케이스는 거울처럼 반사되지만 숫자가 새겨진 디스크에는 비교적 부드러운 금속 질감이 남는다.

시와 분을 표시하는 두 디스크 사이에는 마름모 형태의 표시를 배치했다. 착용자는 작은 창 안에서 움직이는 숫자와 마름모 표시를 기준으로 현재 시각을 읽는다. 숫자가 배열된 전통적인 다이얼에서 바늘의 방향을 확인하는 방식과는 사용법이 다르다.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의 정면. 위쪽 아치형 창에서 회전 디스크의 숫자를 읽는 기셰 방식을 사용한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의 정면. 위쪽 아치형 창에서 회전 디스크의 숫자를 읽는 기셰 방식을 사용한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간 표시창의 가장자리는 단순한 반원형이 아니라 작은 굴곡이 이어지는 아치 형태다. 프랑스 아니에르(Asnières)에 있는 루이 비통 가문 저택의 실내 건축 장식에서 착안했다. 케이스의 둥근 외곽과 아치형 창의 곡선이 서로 다른 크기로 배치되며, 표시창 가장자리의 굴곡은 금속 표면에 작은 음영을 만든다.

시곗바늘을 없앤 디자인은 시간 판독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일반적인 아날로그 시계는 바늘의 방향과 다이얼의 눈금만으로 대략적인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땅부르 컨버전스는 작은 창에 표시된 숫자를 직접 읽어야 한다. 손목을 움직이면서 시간을 빠르게 확인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시곗바늘 방식보다 불편할 수 있다. 금속 전면을 넓게 드러내는 디자인을 선택하면서 시간 표시 면적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작은 표시창과 넓은 금속 케이스의 대비는 땅부르 컨버전스의 외형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손목시계에서는 다이얼의 색상과 눈금, 시곗바늘이 디자인의 중심을 이룬다. 땅부르 컨버전스는 다이얼 대부분을 없애고 연마한 금속을 전면에 사용했다. 시계를 바라보면 시간 표시보다 둥근 케이스의 형태와 주변을 반사하는 표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시계 내부에는 루이 비통의 스위스 시계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La Fabrique du Temps Louis Vuitton)'이 자체 개발한 자동 무브먼트 'LFT MA01.01'이 들어간다. 시와 분만 표시하는 기계식 무브먼트로, 회전 디스크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장치를 갖췄다.

LFT MA01.01의 지름은 23mm, 두께는 5.4mm다. 시간 표시용 디스크를 포함해 모두 201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하는 4Hz 방식이다. 무브먼트 내부에는 26개의 보석을 사용했고 파워리저브는 45시간이다. 태엽을 충분히 감은 상태에서 외부 동력 공급 없이 약 45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계식 시계의 보석은 장식용 보석과 용도가 다르다. 회전축과 부품이 맞닿는 부분에 사용해 마찰과 마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보석의 수는 무브먼트 구조와 관련이 있으며, 수량이 많다고 반드시 정확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LFT MA01.01에 사용된 26개의 보석도 기계장치의 작동을 위한 부품이다.

무브먼트에는 프리스프렁 밸런스(free-sprung balance)를 적용했다. 밸런스에 마련된 가변 관성 장치를 이용해 진동 특성을 조정하는 구조다. 일정한 진동을 유지하는 밸런스와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 장치는 기계식 시계의 정확도에 영향을 준다. 조립과 조정 상태, 착용 자세와 온도 변화 등에 따라 실제 시간 오차가 달라질 수 있다.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한다는 수치만으로 정확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파워리저브 45시간 역시 작동 지속시간을 뜻할 뿐 시간 오차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무브먼트의 기계적 성능을 판단할 때에는 진동수와 동력 저장시간 외에도 실제 작동 상태에서의 정확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자동 와인딩에는 18K 로즈골드 로터를 사용했다.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로터가 회전하면서 태엽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로터에 적용한 로즈골드는 스틸 케이스와 색상 차이를 이루며, 투명한 뒷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LFT MA01.01 자동 무브먼트. 로즈골드 로터와 기계식 부품의 배치가 보인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LFT MA01.01 자동 무브먼트. 로즈골드 로터와 기계식 부품의 배치가 보인다.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케이스 뒷면에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로터와 브리지, 기어 등 무브먼트의 일부를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구조다. 브리지에는 표면 마감과 모서리 연마를 적용했고, 로터 가장자리에는 루이 비통의 문양을 배치했다. 시계 앞면에서는 기계장치를 가리고 뒷면에서는 내부 구조를 드러낸다.

무브먼트의 장식 마감과 시간 정확도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브리지의 표면을 가공하거나 모서리를 연마하는 작업은 고급 기계식 시계의 제작 수준을 구분하는 요소지만, 장식이 정교하다는 이유만으로 작동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계장치의 성능은 부품 설계와 가공 정밀도, 조립 상태, 조정 기술에 따라 결정된다.

시계의 크기는 지름 37mm, 두께 8mm다. 대형 스포츠 시계보다 작은 케이스에 회전 디스크 방식의 시간 표시장치와 자동 무브먼트를 수납했다. 둥근 케이스의 옆면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했으며, 가늘어지는 러그가 스트랩과 연결된다. 두께 8mm는 셔츠 소매 아래에 착용하는 드레스 워치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면의 시간 표시창에는 반사 방지 코팅을 적용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긁힘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소재로, 시계의 외부 유리로 널리 활용된다. 작은 창에 표시된 숫자를 읽어야 하는 구조에서는 외부 빛의 반사를 줄이는 처리도 필요하다.

방수 성능은 30m다. 일반적인 생활환경을 고려한 수준으로, 수심 30m까지 잠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속에서 사용하는 스포츠 시계와 달리 수영이나 잠수에 적합한 구조로 분류하기 어렵다. 경화 스틸의 표면 경도가 높더라도 방수 성능이나 내부 기계장치의 충격 저항성이 함께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스트랩에는 회색 사피아노 송아지 가죽을 사용했다. 사피아노 특유의 미세한 표면 무늬가 있으며 안쪽에는 베이지색 가죽을 덧댔다. 손바느질로 마감한 스트랩은 경화 스틸로 제작한 핀 버클과 연결된다. 버클에는 루이 비통의 이름을 새겼다.

스틸 브레이슬릿 대신 가죽 스트랩을 채택하면서 금속의 광택은 케이스에 집중된다. 시계 전면은 은백색 금속으로 넓게 덮여 있지만 손목을 감싸는 부분은 회색 가죽으로 처리했다. 스포츠 워치에서 흔히 사용하는 금속 브레이슬릿과 다른 구성이며, 둥근 케이스와 얇은 가죽 스트랩의 비례는 전통적인 드레스 워치에 가깝다.

고경도 스틸과 미러 폴리싱을 결합한 케이스는 착용 환경에 따라 외형이 달라진다. 주변 색상과 조명을 반사하는 금속의 특성 때문이다. 밝은 실내에서는 반사광이 넓게 나타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케이스의 둥근 윤곽과 빛을 받는 부분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표면에 남는 손자국과 오염도 광택 상태에 영향을 준다.

케이스의 표면 경도를 높이는 기술은 이러한 광택을 오래 유지하려는 목적과 관련이 있다. 반복적인 마찰로 발생하는 작은 긁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광택 표면의 관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계를 오래 사용하면서 생기는 외부 충격과 오염, 가죽 스트랩의 마모까지 경화 처리로 해결할 수는 없다.

땅부르 컨버전스 미러 스틸은 스틸 소재의 가격보다 케이스 제작 과정과 기계식 시간 표시장치에 많은 작업을 투입한 제품이다.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스틸과 비교해 약 6배 높은 표면 경도, 로즈골드 모델보다 최대 3배 긴 연마 시간, 201개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 무브먼트가 제조상의 특징이다. 각각의 수치는 표면 가공의 특성과 작업량, 기계장치의 구성을 나타내며 시계 전체의 품질을 하나의 수치로 평가할 수는 없다.

국내 판매가격 4,385만원에는 특수 경화 처리와 수작업 연마, 자체 무브먼트 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비용과 함께 브랜드의 가격 정책이 반영된다. 금속의 원재료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케이스 마감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만으로 판매가격의 타당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비슷한 가격대의 고급 기계식 시계들과 비교할 때에는 소재의 종류뿐 아니라 무브먼트의 제작 방식과 마감 수준, 사용 편의성, 장기간 정비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025년 로즈골드와 플래티넘으로 출발한 땅부르 컨버전스는 2026년 경화 스틸 모델을 추가하면서 소재의 범위를 넓혔다. 기셰 방식의 시간 표시와 LFT MA01.01 자동 무브먼트는 유지하고 케이스의 표면 처리와 가공 방식을 바꿨다. 미러 스틸은 고경도 스틸의 내마모성과 수작업 연마 기술을 결합한 제품이지만, 일상적인 착용에서의 편의성은 작은 시간 표시창과 가죽 스트랩, 30m 방수 성능 등 다른 조건의 영향도 받는다. 외형을 결정하는 금속 가공 기술과 실제 시계로서의 사용성은 구분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KtN (K trendy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