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서 4주간 진행…전국 각지 수강생 참여로 뜨거운 관심
이주 역사부터 인구·경제·사회통합까지…재외동포정책의 새로운 방향 모색
법무부 차용호 본부장 기조강연…“이민·재외동포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
[KtN 조영식기자] 재외동포정책의 필요성과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재외동포정책의 이해와 정책 지원을 위한 전문가 과정’이 4주간의 일정으로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에서 29일 개강했다.
이번 과정은 ‘대한민국의 미래, 동포에게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함께하는 다문화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강 첫날부터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오프라인 강의실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수강생들로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으며, 온라인을 통한 참여도 이어졌다. 이는 재외동포정책이 더 이상 외교나 해외동포 지원이라는 제한된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구·경제·문화·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 생산인구 감소, 외국인 인력 수요 증가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재외동포의 역할과 정책적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문가 과정의 의미가 크다.
이진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재외동포정책의 이해와 정책 지원을 위한 전문가 과정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에서 진행하게 되어 아주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4주간의 강의와 토론이 더 나은 재외동포정책과 지속적인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상록 함께하는 다문화네트워크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재외동포정책의 본질과 국가적 의미를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재외동포정책은 단순히 해외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세계 곳곳에 뿌리내린 한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면서 모국과 동포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미래 국가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강좌를 통해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이해가 더욱 넓어지고,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차용호 본부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이민정책과 재외동포정책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 본부장은 “이민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 인구전략”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응하고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외국인 인재와 노동력을 체계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포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적자산으로, 동포정책은 단순한 체류 지원을 넘어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 정책”이라며 “국민과 동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인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센터장은 한민족의 해외 이주 역사를 시대별로 조명하며 재외동포정책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우리 민족의 해외 이주가 19세기 후반 가난과 기근, 정치적 혼란을 피해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떠나면서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제강점기의 강제 이주와 노동 이민, 미주와 중남미 지역으로의 이주, 광복 이후 유학과 취업 등을 통한 해외 진출로 이어지면서 세계 각지에 한인 공동체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재외동포사회가 단순히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집단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와 애환, 개척정신이 축적된 공동체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재외동포정책은 이들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세대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지원을 마련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차규근 국회의원 역시 재외동포와 이주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차 의원은 “재외동포와 이주민은 한국 사회의 주변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라며 “이들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권익 보호와 사회적 편견 해소, 제도적 지원을 통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문가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주장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진다. 재외동포정책은 과거의 이주 역사를 기억하고 동포들의 정체성과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세계 각지에 형성된 한인 네트워크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들의 경제적 역량과 전문성, 문화적 경험은 대한민국이 세계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 거주하는 동포와 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수강생이 참여한 이번 강좌의 열기는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4주간 이어질 강의와 토론이 이론적 이해를 넘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세계 곳곳에 흩어진 동포들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동포를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새로운 재외동포정책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