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후 6개월,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전략은 한국의 국가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는가
[KtN 최기형기자] 2025년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작년 12월 3일의 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공백과 통치력의 마비를 겪은 대한민국은 반년 만에 헌정 질서를 복원하며, 내치와 외교 양면에서 본격적인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현실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산업·정책·사회 구조 전반을 재구성해야 하는 근본적 위기다.
실용외교의 출발점, 외교의 정상화가 갖는 구조적 의미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첫 국제무대 데뷔지로 선택한 G7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라, 한국 외교가 다시 제도권과 질서의 중심으로 복귀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전환점이다. 계엄으로 인해 손상된 외교 신뢰 회복은 단지 체면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공급망과 군사 협력, 전략적 파트너십에 직결된 구조적 과제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한국의 대외위험 프리미엄은 상승했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국가의 제도 안정성과 정책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orld Bank) 등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제도 신뢰도와 정책 투명성”은 21세기 외교 경쟁의 핵심 변수로,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이러한 국제적 평가지표를 복원하는 첫 실험대에 올라 있다.
실용외교의 전략 구조: 동맹 복원, 다자 연계, 국익 중심 다층 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를 통해 ‘실용’과 ‘유연성’이라는 외교 키워드를 천명하고 있다. 여기서 실용외교는 이념 연대보다는 이해기반 실익 추구, 진영 논리보다는 다자 연계, 규범 중심보다는 기술·안보 중심의 재정렬을 뜻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등장하면서 강화된 자국 우선주의, 미중 전략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은 기존의 규범 질서를 붕괴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용외교는 국익 중심의 ‘다층 대응 전략’으로 구조화되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G7 회의에서 유럽 및 캐나다 등 전통적 파트너와의 기술·기후·공급망 협력을 동시에 추구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안보, 우크라이나 지원 등 보편 가치 기반 연대도 병행하면서 ‘균형적 실용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계엄 이후 리더십 복원의 상징성과 산업정책적 연결고리
정치적 리더십의 공백은 경제와 산업에 실질적 손실을 초래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4년 하반기 기준 전년 대비 22.5% 감소했고,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정책 일관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보류했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산업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은 이재명 정부가 대외 신뢰를 회복하고, 국내 산업 정책을 외교 채널과 다시 접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회의 주요 의제에 포함된 ‘디지털 전환 가속화’, ‘광물 공급망 강화’, ‘AI 기반 인프라 투자’ 등은 한국의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 기반 산업에 있어 새로운 외교적 파트너십 구축의 기회다.
G7 의제와 실용외교의 전략적 교차점
이번 G7 의제 중 ‘에너지 안보’와 ‘디지털 전환’은 특히 한국의 국가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된다. 2025년 5월 기준, 한국은 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전략물자 차원의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캐나다·호주 등과의 광물협정 및 공급망 공동개발 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의는 그 첫 공식 교섭장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AI·양자 기술 활용에 기반한 디지털 인프라 협력도 주목된다. G7 국가들은 AI 규제와 윤리 기준 마련을 추진 중이며, 한국은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 기술에서 상업적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기술 규범의 공동 설계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G7 디지털 프레임워크 참여 계획을 수립 중이다.
한국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전략적 시사점
외교의 정상화는 산업정책의 기초 인프라로 작용한다. 불확실성과 리더십 부재로 축소되었던 외국인투자, 무역 협정 추진력, 기술제휴 가능성은 외교 채널 복원 없이는 회복이 어렵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외교를 통해 ‘신뢰의 복원’을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한다.
실용외교는 단순히 국익 수호의 도구가 아니라, 국제 질서 형성에 대한 능동적 참여 전략이다. 한국은 ‘기후변화’, ‘AI 통제’, ‘공급망 윤리’ 등 글로벌 규범 형성 과정에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미일 중심의 안보협력과 유럽·캐나다와의 기술 동맹은 지역 편중과 지나친 대미 의존이라는 이중 구조를 관리하기 위한 균형외교의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다극화 시대 외교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장기 전략이어야 한다.
실용외교는 외교부 단독의 전략이 아니라, 산업부·과기부·기재부·국방부 등과 연결된 통합적 정책 플랫폼이어야 한다. G7 회의는 한국의 통상·기술·안보 전략이 얼마나 통합적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첫 무대다.
KtN 리포트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단 2주 만에 세계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G7 정상회의는 단지 외교 무대 복귀의 상징이 아니다. 실용외교라는 전략이 실제 구조적 변화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순간이다. 산업과 정책, 외교와 안보, 규범과 기술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통합되어야만 한국은 불확실성과 혼란의 시대를 돌파할 수 있다. 외교의 복원은 단순한 정상 간 악수가 아니라, 국가 역량의 재조정을 의미한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정상화’의 슬로건을 넘어, 구조 전환기의 국가 생존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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