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관화, 검찰 권한의 구조적 재편을 둘러싼 정치적 과제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검찰, 즉시항고 여부 결론 못 내려 사진=2025 03.06 심우정 검찰총장 / 국회/ 헌법재판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검찰, 즉시항고 여부 결론 못 내려 사진=2025 03.06 심우정 검찰총장 / 국회/ 헌법재판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으로 기록됐다. 검찰은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직접 수사 범위를 제한받으며, 소추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체제로 전환되는 듯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검수완박’이라 명명된 법 개정 이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 권한을 복원했고, 사실상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가 무력화되었다.

검찰이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이중 역할을 지속하는 구조는 권력 오남용의 위험을 구조적으로 내포한다. 검찰은 고위공직자, 기업, 언론,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법률의 집행자가 아니라 정치의 조율자로 기능하며, 형사사법체계를 정치 권력의 지렛대로 전환시켜 왔다.

조직적 분리의 필요성 – 단절되지 않은 권력 고리

현재 대한민국의 검찰은 형사절차 전 과정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한다. 수사 개시, 압수수색, 기소 여부, 공소유지까지 모든 권한이 단일 기관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권한을 통제할 외부 장치는 미비하다. 검찰과 경찰 사이의 수사 범위 조정만으로는 수사와 기소의 기능 분리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검찰의 수사권 폐지’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며, 검찰을 오직 공소 기능에 집중하는 기관으로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 경찰이 국가수사본부 체제를 통해 수사 기능을 전담하고, 기존 검찰은 ‘공소청’ 또는 소추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권한의 분산과 민주적 통제 – 중수처와 수사위원회 모델

수사와 기소의 분리만으로는 검찰권 오남용의 위험을 제거할 수 없다. 검찰이 공소를 독점하는 구조에서 기소권 남용과 편향적 사건 관리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두 단체는 국무총리 직속의 독립 수사기관인 '국가수사처' 또는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의 설치를 주장한다. 수사기관이 법무부 소속일 경우 사실상 검찰과 동일 조직으로 작동할 우려가 있으며, 행정안전부 소속일 경우 경찰과의 충돌과 권한 비대화 문제도 제기된다.

수사기관에는 ‘국가수사위원회’, 검찰에는 ‘공소심의위원회’를 각각 설치해 각 기관의 활동 전반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사후적 검증을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수사·기소기관 모두에 대해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를 제도화하는 장치로서, 검찰개혁이 일회적 제도 조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의 일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공소청'으로의 전환 – 남은 과제

궁극적으로 검찰은 ‘공소청’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완전히 중단하고, 기소와 공소유지 업무에만 집중하는 형태이다. 수사는 국가수사처, 경찰, 공수처 등으로 다원화되며, 서로 다른 기관 간의 수평적 견제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다원적 권한 구조는 단일 기관의 권한 독점을 막고, 수사과정에서의 정치 개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입법 작업은 복잡하다. 검찰청법 개정, 국가수사처 설치법 제정, 법무부 직제 전면 조정 등 다수의 법률 정비와 함께, 검찰 인사·예산권 조정이라는 실질적 권력 구조의 변경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는 단순한 행정개편이 아니다. 권력의 집중을 해체하고, 시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민주주의 핵심 장치다. 검찰을 공소기관으로 축소하는 과정은, 한국의 권력구조가 수직적 통제 모델에서 수평적 분권 모델로 이행하는 결정적 경로이자, 시민사회가 권력 감시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를 자처한 만큼, 수사통치의 종식을 선언하고 제도적 검찰개혁을 가속화할 책무를 지닌다. 검찰개혁은 단발적 구호가 아니라 법과 제도의 치밀한 재설계를 통해만 실현된다. 그리고 이 구조 개편의 첫 단추는, 검찰의 직접수사 폐지와 수사-기소의 조직 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