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를 말하지 않고도 분배가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

[KtN 박준식기자]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신년사에서 ‘모두의 성장’이라는 표현은 구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에 가깝다. 성장을 더 하자는 말이 아니다. 성장의 결과가 어디에 머무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이동하는지를 다시 짜겠다는 뜻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신년사는 분배를 직접적으로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분배가 결과로 따라오도록 만드는 구조를 언급한다.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강점이 있었다. 수출과 투자, 생산성에서 일정한 성취를 반복해 왔다. 문제는 그 성과가 머무는 지점이었다. 대기업, 수도권, 특정 산업으로 자원이 모였고, 그 흐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착됐다. 신년사는 이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과가 일부에 집중되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성장만 강조하면, 성장 자체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전제로 삼는다.

이 인식은 관세 협상과 방산·원전 수출 성과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분명해진다. 국가 차원의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실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는 현실을 함께 언급한다. 이 대목은 평가에 가깝다. 성과를 숨기지 않고, 동시에 그 성과가 국민 다수의 삶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이 이어진다. ‘모두의 성장’은 이 간극을 메우겠다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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