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를 성장의 전제로 다시 놓겠다는 국가 전략

[KtN 박준식기자]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신년사에서 외교와 안보는 마지막에 배치된다.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 평화는 감상의 영역이 아니라, 앞서 언급된 성장·산업·국토·분배·문화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외교·안보를 따로 떼어 강조하지 않고, 국가 운영 전체를 떠받치는 바탕으로 다룬다는 점이 이번 신년사의 특징이다.

한국 현대 정치에서 안보는 늘 예외의 언어로 다뤄져 왔다. 경제는 조정의 대상이었고, 사회는 개혁의 대상이었지만, 안보는 관리의 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신년사는 이 관행에서 한 발 벗어난다.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상태를 ‘불안한 성장’으로 규정한다. 불안정한 안보 환경은 단지 군사적 위험이 아니라, 투자·산업·일상의 지속성을 갉아먹는 구조적 요인이라는 인식이 분명하다.

이 인식은 외교 노선 전반을 관통한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라는 표현은 새로운 수사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서는 이 표현이 구체적인 맥락 속에 놓인다. 관세 협상 타결, 동맹의 재정립, 남북 긴장 완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묶인다. 외교 성과를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하지 않고, 경제와 직결된 조건으로 다루겠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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