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강릉·태백을 관통한 자원 배분의 정치, 균형의 이름으로 읽는 한국의 구조

사진=X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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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최기형기자] 3일, 이재명 대통령선거후보는 강원도 속초·양양·강릉·삼척·태백을 하루 만에 순회하며 각 지역 유세에서 ‘균형 발전’이라는 개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사용한 ‘균형’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다. 강원 지역에 축적된 불균형 구조, 지역 고립, 수도권 편중 자원의 현실을 정면으로 제기한 이재명 후보의 유세는, 단순한 지방 행정 개혁을 넘어 ‘국가의 설계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자는 정치적 기획에 가까웠다.

태백과 삼척에서 언급된 자원 불균형, 예산의 구조적 실패

태백에서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 GTX 노선 한 개 건설에 10조 원이 투입되지만, 강원도 곳곳은 천억 원이 부족해 필요한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속적으로 인프라가 확장되는 반면, 강원·전남·경북 등 비수도권 지역은 기본적 행정 인프라조차 구축되지 않는 상황은 단순한 지역 격차가 아니라, 자원 분배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

삼척에서 언급된 “전기 에너지가 미래의 핵심 자원이고, 강원도에는 바람과 태양이 넘친다”는 발언은 지역의 자연 자원이 국가 단위 전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음을 비판하는 구조적 언어였다.

기존 균형 발전 담론은 재정 이전, 공공기관 이전 등 물리적 배분 중심으로 구성되어 왔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균형 개념은 산업 구조, 에너지 전략, 자원 활용, 그리고 세제 설계까지 포함하는 ‘정책 통합적 접근’이었다. 강원도가 가진 재생에너지 자원을 단순한 보완재로 취급하는 현재의 정부 정책은, 국토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구조라는 점이 분명히 지적되었다.

강릉과 고성의 규제 언급, 행정 편의를 위한 규칙이 만든 지역 몰락

이재명 후보는 강릉 유세에서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공단 조성에 많은 기업이 입주를 원하지만, 정부 규제로 막혀 사업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고성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 장면을 인용한 의도는 분명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경제적 자율성과 산업 확장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지방 규제는 행정 편의를 위한 것이지, 국민 삶의 질이나 지역 자생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진단이다. 규제는 공익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지역의 생존권보다 관료주의적 질서를 우선시하는 행정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중앙-지방 간 권한 분배 재설계를 전제한 통치 철학이다.

균형 발전은 정치가 아니다, 국토 설계다

이재명 후보는 강원도 전역에서 반복적으로 “대한민국은 한쪽으로 너무 많이 몰려 있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경제 구조는 결국 지역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전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은 인구 과밀, 부동산 가격 폭등, 교통망 포화, 교육 기회 불균형 등을 야기하며, 동시에 지방은 의료·교육·산업이 사라지는 공백지대로 전락했다.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서울은 평당 3억, 지방은 텅텅 비어 있다”는 비교는 단순한 부동산 격차를 넘어서, ‘기회 불균형’과 ‘자산 집중’이 민주주의 기반 자체를 침식시키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격차를 정치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자산, 기회, 산업, 인프라가 공정하게 배분되는 설계를 위해서는 헌법에 준하는 국가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메시지다.

균형 발전은 분배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선거후보의 강원 경청투어는 지역 유세가 아니었다. 이재명 후보가 설계한 유세 메시지는 수도권 중심 국가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선언하고, 권역별 기회 균형을 실질적으로 설계하는 국토 개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에너지 정책과 산업 분산, 세금 구조와 예산 배분, 규제 체계의 개편은 모두 하나의 구조 안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통합적 시각이 이재명 후보의 유세 전반을 관통했다. “조금만 신경 쓰면 고루 잘 살 수 있다”는 표현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지역에 실질적인 자율권과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국가 운영 원리의 제안이다.

균형 발전은 더 이상 정치의 언어가 아니다. 균형 발전은 국가 운영의 정의 문제이며, 자원의 설계 방식에 대한 철학이다. 이재명 후보가 강원도에서 반복적으로 국민을 ‘정치 설계의 주체’로 호명한 이유는 분명하다. 선거는 리더의 교체가 아니라, 설계 원리의 선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