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정석헌기자]충북 청주의 한 주택가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이 보도 위 맨홀 덮개에 손을 댄 순간 쓰러졌다. 사고 직후 구조된 이 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감전으로 인한 외상과 쇼크 증세를 겪었다. 사고 조사 결과, 인근 가로등에서 전류가 누설되어 맨홀 덮개를 통해 지면으로 흘러든 상태였다.
이처럼 비가 오거나 장마로 침수된 환경에서는 실외 전기시설 자체가 감전원이 될 수 있다. 물은 전기를 잘 전달하는 매개체이며, 인도에 노출된 가로등, 신호등, 전봇대, 통신함, 맨홀 등은 습기와 누전이 겹칠 경우 시민에게 직접적인 전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평소엔 무해한 전봇대와 가로등, 장마철엔 ‘잠재 위험’
일상에서 수없이 지나치는 전봇대나 가로등은 대부분 지중 케이블로 전력이 공급된다. 이 지중 전선은 외부 충격이나 균열, 노후화, 혹은 설치 불량으로 절연이 손상될 수 있으며, 여기에 장마철 누수가 겹치면 전류가 외부로 유출된다.
(주)세원이엔지 정진석 기술이사는 “가로등이나 맨홀은 전기 설비라는 인식이 부족한 시설이지만, 구조상 고정된 금속류와 연결돼 있어 감전 시 전류가 그대로 인체에 전달될 수 있다”며 “특히 보행 중 우산, 손, 신체 일부가 금속부에 접촉되는 순간 감전 경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전신 감전이 아닌 국소 감전이라도 전류가 심장을 통과할 경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고 당시 체온, 습도, 신발의 절연 상태 등에 따라 치명도가 달라진다.
끊어진 전선, 가까이 가지 말고 바로 신고
장마철 태풍이나 강풍, 낙뢰로 인해 전선이 끊기거나 전봇대에서 전선이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노출 전선이 고압 전류 상태로 지면에 닿아 있어도, 눈으로는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선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경우, 반경 수 미터 이내의 지면 전체가 전류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른바 ‘접지 전압 분포’에 따라 한 발만 잘못 디뎌도 감전에 노출될 수 있다.
정진석 기술이사는 “전선이 떨어져 있거나 끊어진 것을 발견했을 경우, 절대 가까이 다가가거나 직접 치우려 해서는 안 되며, 즉시 123번(한전 고객센터) 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고 시 주변 상황과 위험요소를 구체적으로 전달해, 긴급 복구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외 전기시설 감전 예방을 위한 시민 행동 수칙
| 항목 | 내용 | 비고 |
|---|---|---|
| 침수된 전기시설 | 신호등, 가로등, 통신함, 맨홀 등 접촉 금지 | 장화 착용 시에도 접근 자제 |
| 전선 발견 시 | 가까이 가지 않고 즉시 123번 신고 | 고압 유도 위험 |
| 접근 시 주의사항 | 절연 장비 없을 경우 절대 접근 금지 | 작업자는 고무장갑·장화 필수 |
| 비상표지 | 전기설비 설치 지역 경고표지판 준수 | 어린이 동반 시 각별 주의 |
비 오는 날 맨홀은 피해서 걷는 것이 상식이 되는 이유
최근 3년간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접수된 실외 감전 사고의 30% 이상이 장마철에 집중됐으며, 특히 보도 위 맨홀 덮개와 가로등을 통한 감전사고는 ‘원인 미상의 일시적 통증’으로 분류돼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전기안전 인식 개선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실외 전기시설 누전 점검과 절연 성능 개선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진석 기술이사는 “도심의 많은 전기 인프라가 물에 노출된 채 운영되고 있고, 감전 사고는 그 인프라와 시민 사이에서 벌어지는 ‘예측 가능한 사고’”라며 “보이지 않는 전기 흐름을 생활 공간의 잠재 리스크로 인식하고, 시민 개개인이 전기시설에 대한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마철 실외 감전, 시민 인식과 행정이 함께 막아야
비가 내리는 날, 보도 위를 걷는 것조차 감전 위험이 되는 환경은 구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시민 개개인이 실외 전기시설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닿지 않기’라는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사고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가로등 아래, 맨홀 위, 전봇대 근처에서 발생하는 감전 사고는 ‘예외적인 사고’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충분히 예견 가능한 전기 재해다. 장마철, 전기는 거리에서도 침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