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과 경험, 그리고 브랜드 락인의 교차점

[KtN 임우경기자] K-뷰티가 지난 20년간 세계 시장에서 보여준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빠른 혁신’과 ‘합리적 가격’이었다. 쿠션 파운데이션, 마스크팩, 진정 앰플 등 한국에서 태어난 포맷과 제형은 글로벌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고,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뷰티 소비 문법까지 바꾸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 시장의 성장축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더 많이, 더 빨리’에서 ‘덜 쓰고, 오래 쓰기’로의 전환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핵심 키워드가 바로 ‘리유즈(Reuse) 뷰티’다.

리유즈 뷰티는 단순한 제품 카테고리를 넘어, 설계 철학과 소비 경험 전반을 재편하는 흐름이다. 의료용 실리콘 아이 마스크, 리필형 쿠션 케이스, 전용 브러시 손잡이, 다회용 클렌징 패드, 리필 가능한 앰플 포장까지,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한 제품군은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비용 효율성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단발성 만족보다 지속가능성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고, 브랜드는 이 변화를 새로운 시장 기회로 읽고 있다.

K-뷰티에 이 트렌드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선, 리유즈 뷰티는 환경 규제 강화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책이 된다. 유럽연합(EU)의 일회용 포장 규제, 프랑스의 화장품 용기 재활용률 의무, 한국과 일본의 생산자책임재활용(EPR) 강화 등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앞으로 그 강도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K-뷰티가 주요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제형 개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포장 구조와 소재까지 포함한 ‘제품 전 과정 설계’를 바꿔야 한다. 리필러블, 다회용, 재활용 소재를 접목하지 않은 제품은 향후 규제 장벽에 막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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