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과 아이브가 상징하는 세대 교차의 순간

임영웅의 스타디움 입성기를 담은 영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언론, 배급 시사회 및 무대인사에 임영웅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임영웅의 스타디움 입성기를 담은 영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언론, 배급 시사회 및 무대인사에 임영웅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2025년 9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가수 브랜드평판 분석 결과는 흥미로운 차트를 제시했다. 1위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 2위는 K-팝 걸그룹 아이브, 3위는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이었다. 전통적으로 세대별로 분리된 음악 소비가 한 순위표에서 교차한 장면이다.

중장년층을 기반으로 한 트로트와 10대·20대가 주도하는 아이돌이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는 구조는 단순한 인기 투표 결과가 아니다. 음악 산업의 소비 구조가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팬덤 조직력의 효과

임영웅은 브랜드평판지수 8,275,105점을 기록했다. 참여지수 139만, 미디어지수 183만, 소통지수 215만, 커뮤니티지수 288만으로 구성됐다. 커뮤니티 지수가 특히 높아 팬덤이 온라인 공간에서 강력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영웅의 팬덤은 중장년층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온라인 투표·콘서트 참여·SNS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중장년층의 소비력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시화되는 사례다. 이는 트로트 장르가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 공연장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 생태계에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형 팬덤 경제

아이브는 7,528,740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8월 지수 278만에서 불과 한 달 만에 170% 넘는 상승을 보였다. 급격한 변동은 ‘시크릿 앨범’ 전략과 팬덤 확산 구조와 연결된다.

소속사는 대규모 홍보보다 팬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발매 직후 팬덤은 SNS에서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공유했고, 챌린지와 밈 형태의 확산이 데이터를 끌어올렸다. 아이브 사례는 음원 판매량보다 팬덤의 활동이 브랜드 지수를 좌우하는 시대적 변화를 보여준다.

글로벌 그룹의 조정 국면

방탄소년단은 7,172,156점으로 전월 대비 24% 감소했고, 블랙핑크는 3,840,068점으로 43% 하락했다. 두 그룹 모두 글로벌 인지도는 여전히 높지만, 국내 브랜드 지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의 군 복무와 개인 활동으로 인해 완전체 활동이 줄어든 상황이다. 블랙핑크는 월드투어 종료 이후 팬덤의 집중도가 낮아졌다. 수치는 팬덤 활동이 활동 공백과 직접적으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글로벌 활동 성과와 국내 팬덤 평판 지수 사이의 괴리 역시 확인된다.

아이브, KSPO 돔서 두 번째 월드투어 개막…日 록 인 재팬 출격 사진=2025 09.15  스타쉽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이브, KSPO 돔서 두 번째 월드투어 개막…日 록 인 재팬 출격 사진=2025 09.15  스타쉽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세대 교차와 시장 확장

임영웅과 아이브의 순위는 음악 소비가 특정 세대나 장르에 제한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로트는 ‘정서적 유대’를 기반으로, 아이돌은 ‘디지털 참여’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두 결과는 동일한 데이터 프레임 안에 들어왔다.

세대 교차는 시장 확대와도 직결된다. 중장년층이 디지털 참여를 늘리고, Z세대는 놀이문화 차원에서 팬덤 활동을 확장한다. 두 세대의 움직임이 맞물리며 한국 음악 시장은 소비 저변을 넓히고 있다.

 데이터로 본 음악 산업의 변곡점

2025년 9월 브랜드평판 순위는 단순한 인기 차트를 넘어, 세대 교차와 팬덤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다. 임영웅 사례는 중장년층의 디지털 참여 확대를 보여주고, 아이브 사례는 참여형 팬덤 경제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사례는 글로벌 활동이 국내 평판 지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세대와 장르의 교차, 그리고 팬덤의 데이터화는 앞으로 음악 산업이 어떻게 재편될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 음악 시장은 이제 음원 판매 중심 구조에서 팬덤 활동과 소통 지표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팬덤 경제가 만들어내는 이 변화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