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이즈–QWER 디자인 유사성 논란의 전말과 구조적 쟁점
응원봉, 상징에서 갈등의 불씨로
[KtN 김동희기자]2025년 9월 30일, 더보이즈와 QWER의 응원봉 논란은 K-팝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두 그룹의 응원봉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갈등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공연장으로 확산됐다. 팬덤 충돌과 소속사의 입장 표명, 업계 단체의 성명,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이어지면서 단순한 상품 논란을 넘어 산업적 파장을 불러왔다.
응원봉은 K-팝 팬덤 문화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공연장을 밝히는 조명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특정 아티스트와 팬덤을 구분하는 고유한 표식이 된다. 응원봉은 팬들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강화하고, 소속사에는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는 굿즈 산업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이러한 상징성과 경제성이 충돌하면서 이번 논란은 단기간에 격화됐다.
응원봉 공개와 첫 논란
2025년 9월 초 QWER 소속사는 월드투어를 앞두고 공식 응원봉을 공개했다. 확성기 모양의 디자인은 더보이즈 응원봉과 비례와 형태에서 상당히 닮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팬덤 ‘더비’는 즉시 문제를 제기하면서 표절 의혹에 휩싸였지만 QWER 측은 판매를 강행했으며, 판매된 응원봉은 품절되었다.
이후, 더보이즈 소속사 원헌드레드레이블은 QWER 측에 디자인 변경을 요청했지만, QWER 측은 법률 자문을 근거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굿즈 판매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보이즈의 공식 응원봉(더비봉, 하트성기)는 지난 2021년 확성기 모양으로 출시되었다. 단순한 확성기 모양이 아닌 손잡이, 헤드 부분의 각도, 일체형 모양 및 비율까지 특별 제작된 응원봉으로 제작사 코팬글로벌이 지난 2022년 디자인권을 등록한 법적 보호를 받는 지적 재산권이다.
QWER 응원봉 공개 이후 더보이즈 팬들은 SNS X(구 트위터)에 '확성기는_더보이즈_8년의추억', '확성기들고싶으면샾더비구함', 'QWER_카피말고_입장문부터' 등 해시태그 총공을 진행하며 응원봉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더보이즈 팬덤 뿐만 아니라 여러 아이돌 팬덤 일부에서 각 그룹과 팬덤을 상징하는 의미있는 응원봉 표절 의혹에 문제로 인지하고 총공에 함께 참여하는 등 지지를 전했다.
사건 타임테이블
| 날짜 | 주요 내용 | 비고 |
|---|---|---|
| 2021년 | 더보이즈 공식 응원봉 출시(하트 모양 확성기 형태) | 아이스티(더보이즈 전 소속사), 응원봉 정식 발매 |
| 2025년 9월 초 | QWER 응원봉 공개 | QWER 소속사, 확성기 모양 응원봉 발표 |
| 2025년 9월 초 | 유사성 논란 확대, 디자인 변경 요구 | 원헌드레드레이블, QWER 측에 수정 요청 |
| 2025년 9월 18일 | 온라인 갈등 심화, 악성 댓글 대응 | QWER 소속사, 법적 대응 공지 |
| 2025년 9월 25일 | 협의 결렬, 법적 분쟁 가능성 부상 | 원헌드레드레이블, 공식 입장 발표 |
| 2025년 9월 25일 | QWER 측, “저작권 침해 없다” 입장 | QWER 소속사, 판매 강행 의지 표명 |
| 2025년 9월 29일 | 공연 현장 갈등, 경찰 출동 사태 | 일부 QWER 팬, 더비 조롱·촬영 논란 |
| 2025년 9월 29일 | 업계 단체 성명 발표 |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 제도 개선 촉구 |
| 2025년 9월 30일 | QWER 측, 응원봉 및 추가 굿즈 판매 공지 | 논란 지속, 타 팬덤 일부 더비 지지 |
현장에서 폭발한 갈등
갈등은 공연장에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9월 29일 양측이 같은 무대에 출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표절 논란이 불거진 QWER 응원봉은 콘서트장 현장수령으로 실물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일부 QWER 팬은 흰 색 확성기를 준비해 오거나, 현장에 공연을 보기 위해 대기 중이었던 더비에게 국화를 건네며 모욕적인 언행을 했고, 팬 얼굴을 촬영하거나 조롱의 글들을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행위까지 이어졌다. 공연장은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긴장됐다. 응원봉 유사성 논란이 상징성 훼손 문제에서 혐오와 갈등으로 변질된 순간이었다.
업계의 개입과 제도적 논의
사태가 확산되자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응원봉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무형 자산으로 규정하며, 제도적 보호와 업계 합의를 촉구했다. 이는 응원봉이 단순한 조명 도구가 아니라 K-팝 산업의 신뢰를 지탱하는 상징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조치였다.
응원봉 디자인은 지식재산권의 보호 영역에 포함되지만, 법적 기준은 모호하다. 확성기 형태가 흔히 사용되는 조형물인지, 더보이즈 응원봉의 구체적 비례와 장식이 독창적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현행 제도는 이런 사례를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며, 분쟁 조정 기구도 사실상 부재하다.
응원봉의 의미와 팬덤 경제
응원봉은 팬덤의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시장 조사 기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팝 굿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조 원에 달했고, 응원봉은 그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원봉은 공연장 연출의 필수 요소이자 팬덤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상품이다.
더보이즈 팬덤은 응원봉을 자부심으로 여겼고, 유사 디자인은 정체성 침해로 받아들여졌다. 반대로 QWER 소속사는 “기본 조형물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러한 충돌은 응원봉이 단순한 물리적 상품이 아니라 무형 자산과 브랜드 가치라는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는 점을 보여준다.
팬덤 갈등과 브랜드 이미지
팬덤은 이제 소비자를 넘어 권리 주체로 기능한다. 더비는 원헌드레드레이블에 강력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일부 다른 팬덤도 연대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생한 조롱과 충돌은 팬덤 갈등이 쉽게 혐오와 폭력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팬덤 갈등은 아티스트의 브랜드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훼손한다. 극단적 대응은 신규 팬 유입을 차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팝 브랜드 신뢰를 약화시킨다. 업계 단체가 “도 넘는 비방과 혐오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법적·제도적 과제
이번 논란은 K-팝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드러냈다. 응원봉과 같은 팬 굿즈에 대한 법적 보호 체계는 미비하다. 디자인 사전 등록 제도, 분쟁 발생 시 중립적 조정 기구, 업계 합의에 기반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성명에서 “창의성을 보호하면서 활용 가능성을 높이려면 업계의 합의와 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응원봉을 둘러싼 갈등이 특정 소속사와 팬덤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KtN 리포트
더보이즈와 QWER 응원봉 논란은 디자인 유사성 분쟁을 넘어 K-팝 산업의 미래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응원봉은 작은 도구지만, 그 안에 담긴 상징성과 경제적 가치, 법적 쟁점은 작지 않다.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무형 자산을 보호할 제도와 성숙한 팬덤 문화를 뒷받침할 장치가 필요하다. 업계와 팬덤 모두에게 이번 사건은 ‘빛의 전쟁’을 넘어 산업 규범의 새로운 장을 열라는 신호로 남았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