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만든 새로운 남성의 얼굴과 감정의 경제
[KtN 임민정기자]루이 비통의 2026 프리 스프링 남성복 캠페인은 단순한 시즌 홍보가 아니라, 남성성의 구조를 다시 짜는 하나의 문화적 실험이었다. 영국 시골의 들판을 배경으로 구성된 장면은 남성 패션의 새로운 서사를 제시했다.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는 전통적인 남성성의 상징이었던 권위와 무게 대신, 감정과 고요함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이번 프로젝트는 패션이 어떻게 사회적 성 역할의 이미지를 재조정하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루이 비통이 선택한 영국 컨트리사이드의 풍경은 남성성을 부드럽게 재구성하기 위한 장치였다. 헌팅 재킷, 왁스드 데님, 트위드 수트, 러그 솔 부츠 같은 전통적 아이템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표현 방식은 달라졌다. 모델은 위엄을 과시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게 움직인다. 근육의 힘보다 옷의 질감이 중심에 놓이고, 권력의 상징이었던 수트는 사유와 침묵의 옷으로 변모한다. 루이 비통은 남성복의 언어를 강함에서 균형으로 옮겼다.
주드 벨링엄과 칼럼 터너의 출연은 이번 캠페인의 핵심 구도다. 벨링엄은 현재 세계 축구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젊은 세대의 자신감과 진취성을 상징한다. 터너는 전통적 영국 신사의 품격과 절제된 감성을 대표한다. 루이 비통은 두 인물을 한 서사 안에 배치하면서 ‘새로운 남성성의 스펙트럼’을 제시했다. 벨링엄이 보여주는 자유와 터너가 보여주는 고요는 충돌하지 않는다. 두 이미지가 공존하면서 브랜드가 말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가 드러난다. 남성성은 더 이상 하나의 형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감정의 공존으로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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