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공급망 재편 한국 패션기업도 방어 전략 서둘러야

Ralph Lauren Sees 30% Net Increase in Q1 2025. 사진=랄프 로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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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우경기자]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세계 패션 산업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제조 기반이 약한 의류와 신발 분야에서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패션 카테고리의 89퍼센트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구조 속에서 관세 인상은 산업 전반에 즉각적인 파장으로 작용하며 가격 전략과 공급망 구조를 동시에 바꾸고 있다. 글로벌 산업 분석 The State of Fashion 2026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패션 공급망 전환의 시작점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의류와 신발 관세율은 기존 평균 약 13퍼센트 수준에서 2025년 봄 한때 54퍼센트까지 상승했다. 이후 일부 조정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약 36퍼센트 수준으로 과거 대비 높게 유지되고 있다. 수입 비용 증가가 판매가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며 패션 기업들은 제품 가격의 조정 범위와 시점에 대해 전략적 결정을 요구받고 있다.

미국 수입 시장의 주요 공급국은 중국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다. 기존 공급망 중심지였던 중국의 경우 미국향 수출이 2019년 대비 약 30퍼센트 줄어들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42퍼센트 증가했다. 국가 간 공급망 이동 흐름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 체계는 관세 충격에 취약하며 비용 경쟁력이 높은 대체 생산지의 부상은 공급망 재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생산지 변화는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의 전략일 뿐 아니라 한국 패션기업에도 현실적인 변화로 작용한다. 한국 ODM OEM 기업들은 동남아 생산 비중 확대와 더불어 품질 차별화 방식을 통해 가격 경쟁력 유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동 동유럽 남미를 신규 수요 지역으로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기존 수출 중심 구조에서는 변동성 방어력이 중요해졌고 지역 다변화가 경쟁력 유지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코스피, 사상 첫 4,100선 돌파  사진=2025 10.30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코스피, 사상 첫 4,100선 돌파  사진=2025 10.30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업들은 관세 인상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조정을 확대하고 있다. 비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SKU 재편, 원단 소싱 변경, 물류 경로 최적화 같은 재구조화 조치가 늘어나는 추세다. 품질 개선과 디자인 업그레이드 역시 가격 인상을 상쇄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수요 위축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생산 거점 이동은 관세 변화의 가장 직접적인 결과다. 미국에서 가까운 멕시코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베트남, 방글라데시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늘리는 중이다. 그러나 생산 네트워크 전환에는 투자 비용이 따라붙는다. 규모가 작은 공급업체는 이전보다 비용 압박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공급망 내부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물류 변화는 공급망 효율을 재정의하고 있다. 미국 서부 중심 항만 구조가 변화 가능성에 직면했고 신규 물류 루트가 등장하면서 기업은 제품 기획 단계와 출시 일정까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 물류 효율이 생산 전략과 직접 연결되며, 이동 거리와 운임 변동이 원가 구조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됐다.

RM·진·지민·뷔·정국, 560억 브랜드 파워…패션계 중심에 선 BTS  사진=2025 10.15  보테가 베네타, 구찌,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캘빈클라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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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이어지며 한국 패션기업은 기존과 다른 방식의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한국 패션기업이 처한 환경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첫째, 생산 거점이 특정 국가에 집중될 경우 원가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브랜드 경쟁력이 약할 경우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셋째, 소비자 구매 기준이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제품 기획 단계에서 내구성과 감정적 만족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넷째, 미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지 못한 기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 기업의 대응 방향은 보다 선명해지는 중이다. 리스크를 분산하는 유연한 공급망 구성, 원가 변동을 최소화하는 품질 경쟁력 확보, 데이터 기반 기획과 재고 운영 체계 강화가 중요 전략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국내 제조와 브랜드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 인력 및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며 운영 효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 정책은 패션 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시장에서는 경쟁 기업의 점유를 가져오는 방식으로만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운영 효율과 차별화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 잡은 환경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수익을 방어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Chanel (샤넬).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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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전후의 패션 시장은 더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공급망 체계가 성공을 가르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심의 가격 변동 압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패션산업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왔지만 지금은 비용 압력과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관세 환경은 패션기업의 역량을 평가하는 현실적 기준이 되고 있다. 공급망 속도와 민첩성을 높인 기업은 변동성 속에서도 기회를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구조적 경쟁력 여부에 따라 시장 내 위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시기다. 패션 시장은 이미 전환기에 들어섰고 관세 변화는 그 전환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응이 빠른 기업은 새로운 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공급망 재편 속도는 경쟁력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미국 패션 공급망 관세 변화 및 수입국 지형

구분 2024년 평균 관세율 2025년 봄 2025년 10월 기준 영향 관찰 지표
미국 의류·신발 수입 관세 약 13퍼센트 약 54퍼센트 약 36퍼센트 수입 원가 지속 상승
중국 → 미국 수출 변화 기준 대비 감소 약 30퍼센트 감소 비용 경쟁력 약화
캄보디아 → 미국 수출 변화 기준 대비 증가 약 42퍼센트 증가 대체 생산지 부상
미국 수입 의존도 89퍼센트 동일 추정 동일 추정 공급망 충격 취약성 확인
산업 리더 우려 비용압박 최우선 무역 리스크 확대 76퍼센트가 관세 혼란 지적 전략 전면 재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