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데이터 비교. 유행하는 작가는 반토막 나도, 피카소 판화는 기준점을 지킨다.
왜 지금은 컨템퍼러리가 아니라 피카소인가
변동성의 시대, 기준점을 가진 작품만이 남는다

[KtN 박준식기자]미술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지금은 어떤 작가를 선택해야 하는가. 최근 몇 년간 이 질문은 더 절박해졌다. 신진과 컨템퍼러리 작가를 중심으로 급등과 급락이 이어졌고, 한때 ‘유망’으로 불리던 이름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반면 피카소는 조용했다. 뉴스의 중심에서도, 기록 경쟁에서도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실제 흐름을 들여다보면, 바로 이 조용함이 지금 피카소가 다시 선택되는 이유다.

2019년까지 컨템퍼러리 시장은 성장 서사가 분명했다. 젊은 작가가 등장하고, 가격이 빠르게 형성되며, 몇 차례의 기록이 그 가치를 증명했다. 이 구조에서는 속도가 중요했다. 먼저 사는 사람이 유리했고, 늦으면 기회를 놓쳤다. 가격 상승은 곧 성공의 지표였다. 그러나 이 구조는 안정적이지 않았다. 상승을 멈추는 순간, 하락은 빠르게 찾아왔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이 불안정성은 더욱 확대됐다. 온라인 경매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노출 속도는 빨라졌고, 가격 형성 역시 단기간에 이뤄졌다. 일부 작가는 몇 달 만에 주목을 받았고, 몇 달 만에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장은 젊어졌지만, 동시에 훨씬 가벼워졌다. 작품은 남기보다 소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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