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의 소음 뒤에서 위블로가 증명해야 할 워치메이킹의 실체와 헤리티지 전략

[KtN 임우경기자]화려한 조명이 사라진 뒤 럭셔리 시계 브랜드에 남는 것은 결국 제품 그 자체다. 동시대의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협업은 브랜드에 강력한 주목 효과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본질을 가려버릴 위험도 함께 수반한다. 방탄소년단 정국과의 파트너십이 만들어낸 높은 관심도 역시 위블로에게는 기회이자 부담이다.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에서 마케팅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장치일 뿐, 브랜드를 머물게 하는 힘은 여전히 케이스 안에서 작동하는 기계적 완성도와 그 기술이 축적돼 온 역사에서 나온다.

위블로가 이번 협업의 상징으로 제시한 모델은 빅뱅 오리지널 유니코다. 이 시계는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인 빅뱅 라인을 계승하는 동시에 위블로가 자체 개발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다. 정국의 손목 위에 놓인 이 모델은 단순한 노출용 소품이 아니라, 위블로가 자신들의 기술적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도구에 가깝다. 브랜드는 이를 통해 이미지 소비에 머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위블로가 유니코 무브먼트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파격적인 마케팅과 대담한 소재 사용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위블로는 그 이면에서 매뉴팩처로서의 역량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고경영자 줄리앙 토나레 취임 이후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이미지보다 기계, 화제성보다 기술을 다시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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