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문화] 평년보다 10일 앞당겨진 분홍빛 설렘… 서울 벚꽃 '역대급' 조기 개화
월요일 전국 봄비 소식, 벚꽃 만개 앞당길 '촉매제' 될까
트렌드: "인파 피해 객실에서 꽃구경"… 숙소에서 즐기는 '벚꽃 뷰캉스'가 대세
[KtN 신미희기자] 유난히 따뜻했던 봄기운에 서울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 일찍 꽃망울을 터뜨리며 전국이 본격적인 벚꽃 시즌에 돌입했다.
3월 30일 월요일, 건조했던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비는 건조특보를 해제하고 개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제주와 해안가를 중심으로 예보된 강풍은 갓 피어난 꽃잎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이른 개화와 맞물려 복잡한 인파를 피해 호텔 객실에서 프라이빗하게 풍경을 감상하는 '뷰캉스'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전국을 적시는 단비와 강풍… 시설물 관리 유의]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30일 오전 전라권과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는 오후에 충청권 남부와 경상권, 밤에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이번 비는 31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산지 80mm 이상, 남해안과 전남권 20~50mm, 서울과 경기 북부 등 수도권은 5~10mm 내외다.
비와 함께 강한 바람도 동반된다. 기상청은 30일 밤부터 제주도, 31일 새벽부터 경북 동해안과 부산·울산 지역에 순간풍속 70km/h(산지 90km/h)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는 물론,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의 유지 기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춘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비로 내륙의 건조특보는 차차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 벚꽃 만개 카운트다운… 서울 '4월 초'가 절정]
서울 벚꽃은 지난 3월 29일 공식 개화했다. 이는 평년(4월 8일)보다 열흘, 지난해(4월 4일)보다 엿새나 빠른 기록이다. 기상청이 서울기상관측소 표준목에서 세 송이 이상의 꽃을 확인하며 공식 발표한 이번 개화는 1922년 관측 이래 역대 5번째로 빠른 기록에 해당한다.
벚꽃 만개(Full Bloom)란? 한 나무에서 꽃이 80% 이상 활짝 피었을 때를 말하며, 보통 개화 후 약 6~7일 정도가 소요된다.
서울 지역의 경우, 3월 29일 개화를 기준으로 하면 4월 3일에서 4일 사이에 만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4월 3일부터 7일까지 예정된 여의도 벚꽃축제 기간과 만개 시점이 완벽하게 맞물리면서 이번 주말 여의도 윤중로를 비롯한 서울 전역의 명소는 분홍빛 물결로 절정을 이룰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31일 비가 그친 뒤 기온이 안정되면 만개 시점이 예상보다 하루 정도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뷰캉스' 트렌드에 호텔 업계 '벚꽃 특수' 예약 전쟁]
벚꽃 개화가 빨라지자 여행 업계도 분주해졌다. 과거 길거리에서 줄을 서며 꽃을 구경하던 '도보 관광' 중심의 문화가 최근에는 숙소에서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하는 ‘뷰캉스(View+Vacance)’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소음과 혼잡함을 기피하고 나만의 공간에서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행 전문 업체 '트레블리스트'가 선보인 '벚꽃 명당 호텔 추천'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석촌호수, 여의도, 부산 달맞이길 등 주요 벚꽃 군락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형 객실'은 이미 만개 예상 시점에 맞춰 예약이 마감되거나 평소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트레블리스트 측은 "이동의 번거로움 없이 창밖으로 펼쳐지는 분홍빛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이라며 뷰캉스 인기를 설명했다.
[■ 기후 변화가 앞당긴 봄, 준비는 필수]
100년 넘는 관측 역사 중 상위 5위권에 드는 이른 개화는 기후 변화의 체감도를 높인다. 3월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봄꽃의 개화 시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빨라진 개화만큼 꽃이 지는 속도 또한 빨라질 수 있으므로, 이번 주 내리는 비의 양과 바람의 세기에 따라 '벚꽃 골든타임'이 짧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인 만큼 나들이 시에는 가벼운 겉옷을 챙기고, 강풍 특보 지역의 여행객들은 안전 수칙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