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식 프랜차이즈 120개소 집중수사 결과, 12개소 적발
- 무단 면적 확장부터 소비기한 위반까지…‘안전불감증’ 여전
- 행정 감시망 우회하는 지능적 위반에 법적 엄단 예고
[KtN 임우경기자] 브랜드 인지도와 규모가 곧 식품 안전의 보증수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이 최근 실시한 도내 외식 프랜차이즈 및 대형 음식점 집중 수사 결과는, 소비자의 높은 신뢰를 받는 유명 업소들조차 기본적인 위생 준수사항과 행정 절차를 간과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수사는 단순한 위생 점검을 넘어,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영업 행태가 도민의 건강권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수사 개요 및 적발 현황: 10%의 위반율이 시사하는 점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 3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도내 식품접객업소 120개소를 대상으로 고강도 집중 수사를 전개했다. 수사 대상은 도민의 이용 빈도가 높고 시장 영향력이 큰 외식 프랜차이즈와 대형 음식점에 집중됐다.
수사 결과 총 12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되었으며, 위반 유형별로는 다음과 같은 분포를 보였다.
영업장 면적 변경 신고 미이행 (7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위반 항목으로, 제도적 감시망을 벗어난 공간 활용이 만연해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기한 경과 식재료 관리 위반 (4건): '보관용' 또는 '폐기용' 표시 없이 방치된 사례들로, 조리 현장의 실질적인 관리 부실을 나타낸다.
냉장·냉동 보관 기준 위반 (1건): 식재료의 변질 가능성을 높이는 물리적 관리 태만 사례다.
전체 수사 대상 중 약 10%가 적발된 점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대형 브랜드 매장 내부에 여전히 '위생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방증하는 지표다.
주요 위반 사례 분석: 행정 우회와 현장 관리의 엇박자
적발된 구체적 사례들은 식품 안전 관리 체계의 허점을 노출했다.
① 행정망 밖의 보관 시설: 영업장 면적 무단 확장
수원시 소재 A업소는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채 외부 냉장창고를 설치하고 채소를 보관해왔다. 식품위생법상 영업장 면적의 확장은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의무 사항이다. 이는 단순히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공간이 당국의 위생 감독 범위 내에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서의 식자재 보관은 변질이나 오염 발생 시 역학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을 어렵게 만든다.
② ‘교육용’이라는 변명: 소비기한 관리의 허점
동두천시 B업소는 소비기한이 지난 메밀소스 등 10종의 제품을 아무런 표식 없이 조리 현장 인근에 보관하다 적발됐다. 현행법상 소비기한 경과 제품은 ‘교육용’ 또는 ‘폐기용’이라는 명확한 표기를 통해 실제 조리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모호한 보관 형태는 바쁜 조리 시간대 실수로 인한 식중독 사고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③ 물리적 환경 관리 부실: 보관 온도 위반
김포시 C업소는 냉장 보관 대상인 생면 제품을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기본 준수사항을 어겼다. 식재료별 적정 보관 온도 위반은 미생물 증식이나 단백질 변성 등 품질 저하를 초래하며, 이는 곧바로 소비자의 건강 위해 요인으로 직결된다.
법적 제재와 행정적 함의: ‘무관용 원칙’의 적용
식품위생법은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 식품 보존 기준을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영업장 면적 변경 미신고나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시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이번 수사는 법적 처벌의 엄중함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대형 업체일수록 사회적 책임에 걸맞은 내부 통제 시스템(Internal Control)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업장 면적 변경 미신고와 같은 행정적 위반은 단순 실수가 아닌 비용 절감이나 운영 편의를 위한 의도적 누락으로 해석될 여지가 큰 만큼, 향후 행정 처분 과정에서도 예외 없는 무관용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민 참여형 감시망의 확장
이번 경기도의 조치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타깃 수사’의 효율성이다. 행정력이 모든 음식점을 상시 감시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파급력이 큰 프랜차이즈와 대형 업소를 집중 점검함으로써 시장 전반에 강력한 경각심을 주는 ‘낙수효과’를 노렸다.
둘째, 사전 예방 중심의 행정이다. 사고 발생 후 처벌하는 사후 약방문식 행정이 아니라,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여 잠재적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셋째, 도민 제보 채널의 활성화다. 경기도 콜센터(120)와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한 다채널 제보 시스템은 부족한 수사 인력을 보완하는 강력한 툴이 되고 있다. 이는 공공 행정과 시민 감시가 결합한 민관 협동 감시 체계의 모범적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
‘브랜드 신뢰’를 ‘시스템 신뢰’로 전환해야
권문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의 말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높다. 그러나 이번 수사 결과는 브랜드의 명성이 현장의 위생 품질을 100%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웠다.
향후 경기도는 적발 업소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시정 여부를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또한, 업계 차원에서는 본사가 가맹점의 행정 신고 사항까지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통합 관리 솔루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식품 안전은 단발성 수사로 완성되지 않는다.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 의지와 업계의 자정 노력이 결합할 때, 비로소 도민들이 안심하고 식탁에 마주 앉을 수 있는 ‘먹거리 안전 국가’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경기도 특사경의 멈추지 않는 수사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