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스트리트’·‘노트북’·공연 실황 콘텐츠, 신작 경쟁 사이에서 만든 별도 관객층
[KtN 홍은희기자]2026년 6월 13일 토요일 박스오피스 9위에는 ‘싱 스트리트’가 올랐다. 2016년 5월 19일 개봉한 작품이다. 이날 ‘싱 스트리트’는 113개 스크린에서 143회 상영됐고, 하루 관객 3,602명을 모았다. 매출은 3,692만7,150원이었다. ‘군체’, ‘와일드 씽’, ‘디스클로저 데이’, ‘백룸’이 상위권을 가져간 날, 개봉한 지 10년이 지난 영화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남겼다.
6월 13일 박스오피스 1위부터 4위까지는 신작과 흥행작의 경쟁으로 채워졌다. ‘군체’는 13만1,934명, ‘와일드 씽’은 9만2,158명, ‘디스클로저 데이’는 4만9,773명, ‘백룸’은 4만8,788명을 모았다. 네 작품의 하루 관객은 32만 명을 넘었다. 5위 이하에서는 흐름이 달랐다. ‘마이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상자 속의 양’,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뒤를 이었고, 9위에 ‘싱 스트리트’, 10위에 ‘슈퍼 마리오 갤럭시’가 자리했다. 상위권의 대규모 흥행과 별개로, 하위권에서는 가족 관객, 팬덤, 기존 작품을 다시 찾는 수요가 함께 움직였다.
‘싱 스트리트’의 순위는 하루짜리 예외로 보기 어렵다. 6월 10일에는 137개 스크린에서 162회 상영돼 관객 3,089명을 모았고, 8위에 올랐다. 11일에는 관객 2,472명으로 7위, 12일에는 1,792명으로 8위를 기록했다. 13일에는 다시 3,602명으로 늘었다. 스크린과 상영횟수는 상위권 작품과 비교하기 어렵게 작았지만, 10위권 안에서 며칠 동안 자리를 유지했다.
‘노트북’도 비슷한 흐름을 남겼다. 2004년 11월 26일 개봉한 이 작품은 6월 7일 관객 3,037명으로 9위에 올랐다. 8일에는 1,170명으로 7위, 9일에는 1,319명으로 7위, 12일에는 956명으로 10위를 기록했다. 하루 수천 명 규모의 관객이지만, 20년 전 개봉작이 최신 개봉작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순위표에 오른 대목은 가볍게 지나가기 어렵다. 극장가의 하위권은 신작의 잔여 관객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공연 실황형 콘텐츠도 6월 박스오피스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플레이브 아시아 투어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 인 시네마’는 6월 10일 64개 스크린에서 123회 상영돼 관객 3,932명을 모았다. 매출은 9,043만6,000원이었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7위였다. 6월 6일에도 이 작품은 관객 3,400명, 매출 7,819만3,000원을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관객 규모는 상위권 영화와 거리가 있었지만, 매출 순위에서는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쏜애플 ‘나의 세기’ 익스텐디드 플레이 필름’도 6월 10일 박스오피스에 이름을 올렸다. 29개 스크린, 60회 상영으로 관객 2,000명을 모았고, 매출은 2,400만 원이었다. 대규모 개봉작과 같은 방식의 흥행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한된 스크린과 상영횟수 안에서도 특정 관객층이 움직이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남겼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상위권 흥행작과 경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군체’와 ‘와일드 씽’은 전국적인 스크린 배치와 큰 관객 규모로 매출을 끌어간다. ‘싱 스트리트’와 ‘노트북’, 공연 실황형 콘텐츠는 더 좁은 상영 기회 안에서 이미 작품을 알고 있거나 특정 콘텐츠를 기다린 관객을 만난다. 관객층은 작지만 목적은 분명하다. 최신 신작을 고르는 관객과 다른 이유로 극장에 온다.
오래된 영화가 다시 극장표를 파는 방식은 단순한 추억 소비에만 머물지 않는다. 극장에서 다시 봐야 할 이유가 생기면, 이미 알려진 작품도 새 관객을 불러낼 수 있다. 음악, 배우, 장르 기억, 팬덤의 재소환, 특정 시기의 기획 상영은 작은 규모의 좌석 구매로 이어진다. ‘싱 스트리트’와 ‘노트북’이 10위권 안팎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흐름은 기존 영화가 극장 편성 안에서 여전히 활용될 수 있음을 말한다.
공연 실황형 콘텐츠는 영화관의 용도를 넓힌다. 관객은 극장을 신작 장편영화만 보는 공간으로 쓰지 않는다. 콘서트, 무대, 팬덤 이벤트, 음악 콘텐츠도 좌석 구매의 이유가 된다. ‘플레이브 아시아 투어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 인 시네마’와 ‘쏜애플’ 관련 콘텐츠는 관객 수보다 관객의 목적성이 더 뚜렷한 쪽에 가깝다. 제한된 상영 규모에서도 팬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박스오피스 순위표에 흔적을 남긴다.
6월 13일 박스오피스 10위권에는 가족형 콘텐츠도 함께 남았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하루 관객 8,244명을 기록했고,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1,935명으로 10위에 올랐다. 4월 29일 개봉한 ‘슈퍼 마리오 갤럭시’가 6월 중순에도 순위표에 남은 점은 어린이·가족 관객의 주말 소비와 연결된다. 가족형 콘텐츠는 개봉 초반 흥행이 지나도 주말 낮 시간대와 연휴, 동반 관람 수요에 따라 다시 움직인다.
박스오피스 하위권의 의미는 매출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하루 수천 명의 관객은 상위권 흥행작에 비하면 작다. 그러나 극장 시간표가 신작 대작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현실에서는 이런 작품들이 빈자리를 메운다. 오래된 영화, 가족형 콘텐츠, 공연 실황형 콘텐츠가 각기 다른 관객층을 불러내며 10위권 안팎을 구성한다. 극장은 상위 몇 편의 대형 흥행으로 매출을 올리지만, 시간표의 폭은 이런 작품군이 함께 만들고 있다.
OTT 시대의 극장 소비도 이 지점에서 다르게 읽힌다. 관객은 이미 알려진 작품을 집에서 볼 수도 있고, 극장에서 다시 볼 수도 있다. 모든 오래된 영화가 극장 관객을 다시 모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악과 팬덤, 기념성, 동반 관람의 이유가 붙으면 극장행은 다시 선택지가 된다. 극장에서 새 영화를 보는 소비와 이미 아는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보는 소비가 같은 박스오피스 표 안에 놓였다.
정책 지원의 방향도 상위권 회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관람 활성화가 전체 관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친다면 혜택은 흥행작 위주로 몰릴 수 있다. 재개봉·기획 상영, 독립·예술영화, 공연 실황형 콘텐츠, 가족 관객용 프로그램까지 관객 접점을 넓히려면 상영 기회와 시간대 배분이 함께 따라야 한다. 극장 회복은 대형 흥행작의 성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6월 박스오피스는 상위권 쏠림을 강하게 남겼지만, 10위권 안팎에서는 다른 소비가 계속 움직였다. ‘싱 스트리트’와 ‘노트북’은 개봉한 지 오래 지난 영화가 다시 극장 관객을 만나는 방식을 남겼고, 공연 실황형 콘텐츠는 팬덤이 극장 좌석을 사는 흐름을 더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과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가족 관객의 주말 소비를 이어갔다.
상위권 흥행작이 박스오피스의 규모를 만든다면, 10위권 안팎의 작품들은 극장 편성의 폭을 만든다. 2026년 극장가에서 오래된 영화와 이벤트 상영은 부수적인 빈칸이 아니라 별도 관객층을 확인하는 지표로 남고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