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LVMH서 소유권 이전, TMS가 디자인·제조·유통 담당…의류·스니커즈의 상징 자산을 반복 출시형 시계로 확장
[KtN 박채빈기자]오프화이트(Off-White™)가 2026년 7월 7일 첫 손목시계 컬렉션 ‘TIME’을 선보였다. 2024년 9월 오프화이트 상표권을 보유한 오프화이트 LLC가 LVMH에서 미국 브랜드 관리회사 블루스타 얼라이언스(Bluestar Alliance)로 넘어간 뒤 진행된 상품군 확장이다. 블루스타는 시계·패션 액세서리 전문기업 TMS 그룹(TMS Group)과 장기 글로벌 라이선스를 맺었고, TMS가 제품 디자인과 제조, 세계 유통을 맡았다.
2021년 7월 LVMH는 오프화이트 LLC 지분 60%를 인수했다. 창업자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는 지분 40%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유지했다. 스트리트웨어와 럭셔리 패션을 결합한 오프화이트의 문화적 영향력에 LVMH의 자본과 글로벌 사업망을 접목한 거래였다. 오프화이트 LLC의 소유권은 약 3년 뒤인 2024년 9월 블루스타로 이전됐다.
LVMH에서 블루스타로의 이동은 소유주 이름만 바뀐 거래와 거리가 있다. 패션·가죽제품부터 시계·주얼리까지 자체 브랜드와 전문 조직을 거느린 럭셔리 그룹에서, 상표권과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운용하는 관리회사로 사업 기반이 달라졌다. 오프화이트 시계는 바뀐 구조가 제품으로 연결된 흐름을 압축해 보여주는 상품군이다.
블루스타는 오프화이트와 팜 엔젤스(Palm Angels), 디키즈(Dickies), 스카치앤소다(Scotch & Soda), 헐리(Hurley), 베베(Bebe), 엘리 타하리(Elie Tahari) 등 패션·생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설비를 중심에 둔 제조기업보다 브랜드의 지식재산권과 유통권을 관리하고, 분야별 전문기업을 연결해 상품 범위를 넓히는 회사에 가깝다.
손목시계 사업에는 TMS가 제품 개발 파트너로 들어왔다. 계약에 따라 TMS는 오프화이트 시계의 디자인과 제조, 유통을 담당한다. 첫 컬렉션 기획부터 국가별 공급까지 하나의 전문기업이 맡는 구조다. 오프화이트는 별도의 시계 생산조직을 처음부터 세우지 않고도 신규 시장에 진입하고, TMS는 기존 사업망에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를 추가했다.
TMS는 15년 넘게 시계와 패션 주얼리, 가죽제품, 가방, 여행용품을 기획하고 생산·유통해 왔다. DKNY와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 저스트 카발리(Just Cavalli), 에스프리(Esprit), 스카치앤소다, 토니노 람보르기니(Tonino Lamborghini) 등이 라이선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오프화이트 시계에는 90여 개국에 걸친 TMS의 유통망이 활용된다.
자체 생산보다 빠르게 상품군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은 라이선스 방식의 가장 직접적인 효과다. 시계 케이스와 무브먼트, 스트랩, 금속 부품을 조달하고 국가별 도매망을 구축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디자인 승인과 브랜드 관리, 제품 개발, 생산, 판매가 여러 주체로 나뉘면서 품질과 가격, 유통, 사후 서비스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하는 운영 부담도 함께 커진다.
오프화이트는 의류와 운동화, 가방에서 사용해 온 교차 화살표(Crossed Arrows)와 대각선, 산업용 표식, 투명 소재를 시계의 케이스와 다이얼 구조로 옮겼다. ‘PROTO’는 투명 외장을 통해 내부 구성을 드러내고, ‘BEAT’는 교차 화살표를 다이얼 위 로고가 아닌 시계 형태의 일부로 사용했다. ‘HEAVY DUTY’는 각진 금속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결합했고, ‘STREET BLING’과 ‘AFTER HOURS’에는 파베 장식과 가는 금속 브레이슬릿을 적용했다.
디자인 상징을 제품 구조에 넣은 선택은 다른 라이선스 시계와 오프화이트를 구분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패션 브랜드 이름과 로고만 다이얼에 올린 제품으로는 TMS가 취급하는 다른 브랜드와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 투명 케이스와 비정형 윤곽, 입체 화살표를 사용한 첫 컬렉션은 오프화이트의 시각 언어를 손목 위의 작은 구조물로 바꾸는 데 비중을 뒀다.
시계를 ‘시간을 확인하는 기계’보다 착장에 맞춰 고르는 문화적 액세서리로 다룬 점도 기존 사업과 연결된다. 오프화이트는 ‘TIME’을 전통 시계보다 스니커즈 문화에 가까운 상품으로 설정하고, 색상과 소재, 협업을 바꿔가며 제품을 이어가는 운영 방향을 택했다. 한정판과 새 색상, 수집용 제품도 후속 출시 계획에 포함됐다.
드롭(drop) 방식은 하나의 케이스 구조를 여러 차례 활용하면서 다이얼 색상과 스트랩, 금속 마감, 장식을 바꿀 수 있다. 운동화에서 활용해 온 반복 출시 방식과 유사하다. 한 시즌 제품을 일괄 출시하고 교체하기보다 새 색상과 한정판을 일정 간격으로 추가해 기존 고객의 재방문과 수집 수요를 겨냥한다.
브랜드 사업에서도 시계가 맡는 역할은 의류 한 벌을 추가하는 것과 다르다. 손목시계는 계절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착용자가 매일 반복해서 노출하는 액세서리다. 옷보다 작은 면적에도 케이스 형태와 로고, 금속 색상만으로 브랜드를 드러낼 수 있다. 의류와 스니커즈를 구매하던 고객에게 새로운 가격대와 용도의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카테고리 확장의 배경으로 읽힌다.
판매 접점은 오프화이트의 기존 매장과 디지털 채널에 TMS의 유통망을 더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패션 매장에서는 의류·스니커즈와 함께 스타일링 상품으로 제시하고, TMS가 확보한 거래망을 통해 시계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국가별 유통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다. 브랜드 고객과 시계 구매자를 동시에 겨냥한 복수 유통 구조다.
시계는 판매 이후 관리 기간이 긴 상품이다. 배터리 교체와 브레이슬릿 조정, 방수 점검, 부품 수급, 보증 수리가 구매 뒤에도 이어진다. 오프화이트의 인지도가 첫 구매를 만들더라도 케이스 마감과 착용감, 내구성, 수리 편의성이 뒷받침돼야 반복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 90여 개국으로 넓어진 유통 범위만큼 국가별 보증과 수리 체계를 맞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라이선스 상품이 빠르게 늘어날수록 브랜드 고유성을 관리하는 부담도 커진다. 교차 화살표와 대각선은 오프화이트를 즉시 알아보게 만드는 자산이지만, 같은 상징을 색상만 바꿔 반복하면 제품 간 차이가 줄어든다. 첫 컬렉션은 투명 외장과 다각형 케이스, 금속 구조를 사용해 단순 로고 시계와 거리를 뒀다. 후속 제품에서는 같은 상징을 케이스 설계와 소재, 착용 방식으로 얼마나 폭넓게 바꾸는지가 중요해진다.
블루스타 체제의 오프화이트는 상표권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기업과 상품군을 넓히는 사업 방식을 시계에 적용했다. TMS의 제품 개발과 유통망은 시장 진입 속도를 높였고, 오프화이트가 축적한 그래픽과 스니커즈식 드롭 방식은 라이선스 시계의 외형과 판매 주기를 구분했다.
한정판과 후속 색상의 출시 간격, 정가 판매 기간, 유통 국가 확대, 보증·수리 운영은 ‘TIME’이 단기적인 로고 상품에 머무는지 지속적인 사업 부문으로 자리 잡는지를 가를 구체 지표가 된다. 오프화이트의 첫 시계는 블루스타가 브랜드의 문화적 자산을 어떤 상품과 유통 구조로 전환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초기 결과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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