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선정 'You AND Me, Together!' 8월 31일까지 카페느티에서 전시
캐릭터 회화와 타이포그래피, 아트 상품으로 넓힌 배우미의 작품 세계
[KtN 박준식기자]배우미 작가가 꿈과 희망, 관계의 감정을 담은 개인전 'You AND Me, Together!'를 선보이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선정 전시로 마련된 개인전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카페느티에서 이어진다.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대중문화 캐릭터를 다시 그린 회화와 'HOPE', 'LUCK'을 중심으로 한 타이포그래피 작품, 소형 회화와 아트 상품을 함께 구성했다.
전시 제목은 배우미 작가가 이어온 작업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I am king'에서 자기 확신을, '세상을 비추는 달과 별'에서 희망을, 'K-story Woody'에서 한국적 문화 모티프를, 'I want to fly'에서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뤘다면 이번 개인전은 개인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관계로 범위를 넓혔다. '나'와 '당신', '함께'라는 단어가 이어지면서 자기 성장과 미래에 대한 기대도 공동의 감정으로 확장된다.
배우미 작가의 미키마우스 연작은 꿈을 향해 몸을 펼치는 순간에서 출발한다. 붉은색과 파란색, 노란색이 교차하는 캔버스에는 거칠게 그은 선과 별, 원형 기호, 손글씨가 겹쳐진다. 환하게 웃는 캐릭터의 표정과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선은 서로 다른 감정을 한 작품 안에 놓는다. 밝은 색채가 기대와 희망을 전한다면 겹쳐진 윤곽과 빠른 붓질은 망설임과 긴장까지 남긴다.
캐릭터의 친숙함은 관람객을 작품 가까이 끌어들이는 출발점이다. 배우미 작가는 미키마우스와 스누피, 우디의 외형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새로운 의상과 자세, 문장과 기호를 더해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널리 알려진 인물은 배우미 작가의 손을 거치며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방향을 지키는 사람, 다른 사람과 희망을 나누는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Dreams never sleep', 'You are made of dreams and light', 'Make your own magic' 같은 문장은 배우미 회화의 중심 요소다. 꿈은 잠들지 않고, 누구나 빛과 가능성을 지녔으며, 각자의 마법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 반복된다. 문장은 캐릭터를 설명하는 글에 머물지 않는다. 글자의 크기와 방향, 색상이 인물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회화의 리듬을 만든다. 손글씨를 따라 움직이던 시선은 다시 인물의 표정과 몸짓, 색면과 기호로 이어진다.
붉은색과 파란색, 노란색이 교차하는 미키마우스 작품에서는 양팔을 넓게 펼친 자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캐릭터를 둘러싼 별과 손글씨, 여러 겹의 선은 인물의 움직임을 캔버스 전반으로 퍼뜨린다. 환한 표정과 빠르게 겹쳐진 선이 함께 놓이면서 꿈을 향한 기대와 감정의 긴장이 동시에 남는다.
'Keep sailing, the dream awaits'라는 문장이 적힌 작품은 꿈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꿈을 향해 움직이는 행동에 집중한다. 미키마우스는 조타 장치를 잡고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디딘다. 배와 바다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둥근 조타 장치와 방향을 암시하는 선, 앞으로 기울어진 몸만으로 항해의 의미를 압축했다.
검은색과 회색 사이에 놓인 노란색도 작품의 정서를 결정한다. 밝은 색을 캔버스 전체에 펼치는 대신 어두운 색 사이에 남겨 희망의 위치를 또렷하게 드러냈다. 꿈을 갖는 순간보다 방향을 잃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시간이 길다는 현실이 색의 대비와 인물의 자세에 스며 있다.
배우미 작가는 매끈하게 정리된 윤곽보다 여러 차례 겹친 선과 덧칠한 흔적을 남긴다. 빠르게 그은 드로잉과 일정하지 않은 색면은 감정이 한 번에 정리되지 않는 과정을 드러낸다. 환한 표정을 지닌 인물 곁에 거친 선이 함께 놓이면서 작품은 단순한 낙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배우미 회화가 다루는 희망은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방향을 되찾는 과정에 가깝다.
'HOPE'와 'LUCK'을 크게 쓴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캐릭터 중심 회화와 다른 구성으로 배우미 작품 세계를 넓힌다. 알파벳 내부에는 얼굴과 식물, 왕관, 하트, 선과 무늬가 촘촘하게 들어갔다. 멀리서는 희망과 행운이라는 단어가 먼저 읽히고, 가까이에서는 글자 안에 배치된 작은 이미지가 차례로 드러난다.
희망과 행운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지만 단어에 담긴 기억과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다. 배우미 작가는 하나의 단어 안에 서로 다른 이미지와 색을 넣어 감정의 여러 층위를 표현했다. 글자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이미지가 머무는 틀이 된다. 문자를 읽는 행위와 그림을 감상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겹친다.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유명 캐릭터가 빠진 자리에서도 배우미 작가의 조형 언어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굵은 외곽선과 선명한 색, 자유롭게 이어지는 드로잉은 알파벳 안에서도 유지된다. 배우미 작품을 구분하는 요소가 특정 캐릭터에만 있지 않고 색과 선, 문장의 결합에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회화에서 출발한 캐릭터와 문장은 쿠션과 머그컵, 모자, 인쇄물에도 이어졌다. 매체가 달라져도 선명한 색과 굵은 윤곽, 짧은 문장은 유지된다. 회화를 그대로 축소하는 방식보다 작품의 핵심 이미지를 생활용품에 맞게 다시 배치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트 상품은 회화와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통로다. 한 점의 작품을 소장하지 않더라도 쿠션과 머그컵, 인쇄물을 통해 배우미의 색과 문장을 생활 가까이 둘 수 있다. 작품 감상이 전시장에서 끝나지 않고 집과 사무실, 거리로 이어지는 구조다. 배우미 작가가 다루는 희망과 행운, 꿈의 언어도 일상 속 물건을 통해 반복된다.
카페느티에서 열리는 전시라는 점도 배우미 회화의 성격과 이어진다. 관람객은 미술 감상만을 목적으로 방문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작품을 접한다. 대화를 나누고 머무는 시간 안에 회화가 놓이면서 꿈과 희망의 메시지도 특별한 순간보다 평범한 하루 가까이 다가온다. 배우미 작가가 반복해온 일상의 감정과 생활 공간이 실제 전시 환경에서 만나는 셈이다.
소형 작품에서는 캐릭터와 별, 음표, 하트 등 배우미 작가가 반복해온 시각 요소가 간결하게 이어진다. 선명한 색채와 자유롭게 겹친 선은 제한된 크기 안에서도 경쾌한 움직임을 만든다. 짧은 문구와 기호는 기대와 즐거움, 행운을 바라는 마음을 직접 전달하며 대형 회화와는 다른 밀도의 감정 표현을 완성한다.
최근 현대미술 시장에서는 작품 소유를 투자만으로 바라보기보다 취향과 생활방식을 드러내는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신진 작가의 소형 회화와 에디션, 아트 상품에 대한 관심도 같은 변화와 맞물린다. 배우미 개인전은 대형 회화와 소형 작품, 생활용품을 함께 구성해 관람객이 각자의 취향과 여건에 따라 작품 세계에 접근하도록 했다.
시장 흐름만으로 작품의 가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캐릭터를 활용한 회화가 독자적인 평가를 얻으려면 캐릭터의 인지도보다 작가의 선과 색, 구성 방식이 먼저 기억돼야 한다. 배우미 작가에게도 같은 조건이 놓여 있다. 관람객이 미키마우스와 스누피의 이름을 알아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배우미 특유의 원색과 거친 선, 짧은 문장을 기억할 때 작품 세계의 독자성도 강해진다.
이번 개인전은 캐릭터 회화와 타이포그래피, 소형 작품과 아트 상품을 함께 놓으며 배우미 작가의 작업 범위를 넓혔다. 'HOPE'와 'LUCK'처럼 캐릭터 없이 구성한 작품은 배우미의 색과 선이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중문화 이미지의 친숙함과 작가 고유의 조형 언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흐름도 개인전 곳곳에 이어진다.
배우미 작가의 회화는 세계적으로 익숙한 캐릭터에 한국 사회가 공유해온 성장의 압력과 미래에 대한 기대, 관계를 지키려는 마음을 더한다. 'K-story Woody'에서는 갓과 색동, 윷놀이에서 가져온 한국적 문화 모티프를 결합했고, 'I want to fly'에서는 앞으로만 움직이는 비행과 거꾸로 흐르는 시계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담았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미지와 한국에서 축적된 감정이 한 작품 안에서 만나는 방식이다.
'You AND Me, Together!'는 배우미 작가가 이어온 자기 확신의 회화를 관계의 감정으로 넓힌 개인전이다. 대형 회화의 인물은 꿈을 향해 팔을 벌리고 조타 장치를 잡는다. 타이포그래피 작품은 희망과 행운을 글자의 구조 안에 담고, 소형 회화와 아트 상품은 캔버스 밖으로 감정의 언어를 옮긴다.
개인의 꿈에서 출발한 작품은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관계로 이어졌다. 캐릭터의 친숙함을 넘어 배우미 작가의 선과 색, 문장 체계가 얼마나 뚜렷하게 자리 잡는지는 앞으로 발표할 신작과 전시에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카페느티 개인전은 회화와 생활, 자기 확신과 연대의 감정이 만나는 배우미 작품 세계의 현재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