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트 주얼리 메종 영업이익률 30.5%·판도라 Q2 총이익률 78.2%…고금가 속 중량 넘어 형태·세공·소비자별 디자인으로 부가가치 확대
[KtN 박준식기자] 금 시세는 하루에도 움직이지만 같은 시점에 판매되는 주얼리의 가격은 제각각이다. 금과 은, 보석이라는 원재료에 세공과 디자인, 브랜드, 유통 비용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금값이 높아질수록 원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방식에는 부담이 커지고, 같은 중량을 어떤 형태로 완성하느냐가 제품 경쟁력과 가격을 가르는 요소로 들어온다.
까르띠에(Cartier),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부첼라티(Buccellati), 베르니에(Vhernier)를 보유한 리치몬트(Richemont)의 주얼리 메종은 2026년 3월 말 종료 회계연도에 165억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8%,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억유로, 영업이익률은 30.5%였다.
금값 상승은 비용에 그대로 반영됐다. 리치몬트는 높은 금 가격과 불리한 환율 여건에 대응해 주얼리 메종의 가격을 조정했다. 그룹 전체 총이익률도 66.9%에서 64.4%로 낮아졌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 미국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주얼리 메종은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판매 과정에는 원재료 이외의 비용이 상당 부분 들어간다. 리치몬트는 장인기술과 브랜드 유산, 유통망과 제조 기반에 투자를 이어갔고, 전체 그룹 매출의 77%가 소비자 직접 판매에서 발생했다. 금속과 보석을 확보한 뒤 디자인하고 제작해 브랜드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는 과정이 완제품 가격 안에 들어가는 구조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주얼리를 주력으로 하는 판도라(Pandora)도 원재료 부담과 디자인 투자를 동시에 안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72억1900만덴마크크로네로 전년 동기 70억7500만크로네보다 늘었다. 유기적 성장률은 3%, 동일매장 성장률은 1%였다.
2분기 총이익률은 80.5%였다. 미국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효과를 빼면 78.2%로, 원재료와 환율, 관세가 총이익률에 2.7%포인트의 부담을 줬다. 판도라는 비용 압박 속에서도 디자인을 제품 선호도를 높이는 주요 요소로 다시 전면에 배치했다.
7월에는 디자인과 장인기술, 익숙한 주얼리 소재의 재해석을 앞세운 장기 브랜드 플랫폼 ‘Pandora Wonders’를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1년 이상의 제품 개발과 소비자 테스트를 거친 플래티넘 도금 주얼리의 제한 판매도 시작했다. 소재 자체뿐 아니라 소재를 어떤 표면과 형태로 가공해 새 제품군으로 만드는지가 사업 전략에 포함됐다.
금 한 돈을 더 넣는 방식만으로 제품의 존재감을 키우면 금값 상승분이 원가에 바로 반영된다. 중량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다른 제품을 만들려면 선의 길이와 굵기, 장식의 배열, 비어 있는 공간, 면적을 조정해야 한다. 같은 귀걸이라도 넓은 판형 디자인과 가는 금속선을 길게 내린 디자인은 사용하는 금속의 배치부터 달라진다.
목걸이도 중앙에 하나의 큰 장식을 놓는 제품과 작은 장식을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하는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반지는 폭을 넓히거나 가는 선을 겹치는 방식에 따라 외형이 달라진다. 중량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제품의 크기와 인상을 조정하는 영역이 디자인이다.
주얼리의 형태는 착용자의 얼굴과 체형을 기준으로 더 세분화할 수 있다. 디자인이 차지하는 넓이를 면과 선으로 나누고, 같은 액세서리도 넓은 면을 강조하는 제품과 선의 흐름을 강조하는 제품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얼굴 역시 직선형(Straight), 곡선형(Curved), 복합형(Balanced)으로 구분할 수 있다. 눈썹과 눈, 코, 입술, 턱선 등에서 나타나는 선을 종합하고 액세서리 형태를 달리 배치한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주얼리 선택과 관련해 “면인 사람은 면으로, 선인 사람은 선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진주 한 알처럼 하나의 면적이 강조되는 형태와 작은 진주 여러 알을 이어 선을 만드는 형태도 서로 다른 선택으로 구분했다.
소비자의 얼굴선까지 제품 설계에 반영하면 같은 소재에서도 상품 구성을 늘릴 수 있다. 곡선이 두드러지는 소비자에게는 둥근 형태를, 직선적인 인상에는 길고 각이 살아 있는 형태를 배치할 수 있고, 직선과 곡선이 섞인 경우에는 두 요소를 함께 사용하는 제품군을 구성할 수 있다.
제품 가격 역시 중량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금 1g의 국제 가격은 같더라도 세공 단계가 복잡해지고 디자인 개발비가 들어가면 완제품 원가는 달라진다. 브랜드 매장과 온라인 판매망, 마케팅과 사후관리까지 더해지면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가격과 소비자가 지불하는 완제품 가격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생긴다.
리치몬트 주얼리 메종의 연간 매출은 165억유로, 영업이익은 50억유로에 달했고 판도라는 원재료·환율·관세 부담을 반영하고도 2분기 78.2%의 조정 총이익률을 기록했다. 동시에 두 기업 모두 제품의 차별화와 디자인 투자를 사업 안에 두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 제조사는 몇 g을 사용할지를 더 세밀하게 계산한다. 완성품 단계에서는 같은 몇 g을 어떤 선과 면으로 배치하고 어느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으로 만들지까지 계산이 이어진다. 고금가가 중량 경쟁의 부담을 높일수록 주얼리 가격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경제적 역할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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