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몸짓 없이 호흡·간격·음색으로 전한 두 사람의 고독…이청아·유재명·김선영까지 더한 관계의 깊이

[KtN 박준식기자]정해인은 아가미가 생긴 곤을, 강하늘은 곤의 유일한 세계가 된 강하를 연기한다. 애니메이션 ‘아가미’에서 두 배우의 얼굴은 등장하지 않는다. 표정과 눈빛, 몸짓을 내려놓은 자리에는 목소리만 남는다. 배우가 지닌 익숙한 이미지를 걷어낸 뒤 숨과 말, 침묵으로 인물의 존재를 세워야 하는 작업이다.

실사 연기에서 목소리는 얼굴과 몸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작은 떨림은 눈빛과 손끝에서 보완되고, 말하지 않은 감정도 표정으로 전달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림 속 인물이 이미 정해진 선과 색, 움직임을 갖고 있다. 배우의 목소리는 작화 위에 감정을 덧붙이는 데 머물지 않고 그림 속 몸이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 들려줘야 한다.

곤에게 목소리는 더욱 각별하다. 물속에서 살아남은 곤은 몸을 숨겨야 했고, 사람과 거리를 둔 채 성장했다. 목소리를 낸다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외부에 드러내는 선택이 된다. 말의 내용보다 말을 꺼내기까지의 호흡과 망설임, 문장 뒤에 남는 침묵이 곤의 내면과 가까이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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