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00vph 밸런스 휠에 다이아몬드 54개…정확성을 위한 기계에 장식을 더한 역설
366개 외부 보석·234개 브리지 다이아몬드·플라잉 투르비용…기능보다 제작의 밀도로 이동한 가치
단 한 점에 69만3000달러…대량생산의 시대에 ‘반복하지 않음’을 상품으로 만든 피에스 유니크
[KtN 임우경기자]시간당 2만1600회 진동하는 작은 밸런스 휠 위에 다이아몬드 54개가 놓였다. 시간을 일정하게 나누기 위해 움직이는 조속기관에 기능상 필요하지 않은 무게를 일부러 더한 셈이다. Jacob & Co.가 만든 ‘Brilliant Flying Tourbillon Baguette Pastel Arlequino’의 흥미로운 대목은 69만3000달러라는 가격보다 여기에서 시작된다. 현대의 초고가 기계식 시계가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이 이 작은 부품 안에 압축돼 있다.
기계식 시계의 역사는 오랫동안 오차와 싸워온 역사였다. 일정한 진동을 확보하고, 마찰을 줄이고, 동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하면서 제한된 공간 안에 더 정교한 구조를 넣어왔다. 밸런스 휠은 그 과정에서도 정확성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부품이다. 그런데 Pastel Arlequino는 바로 이곳에 브릴리언트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 54개를 세팅했다.
Jacob & Co.는 이를 현대 시계 제작에서 처음 선보이는 다이아몬드 세팅 밸런스 휠이라고 설명한다. 더 중요한 사실은 다이아몬드가 정확성을 높여주는 부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움직이는 조속기관에 새로운 질량과 제작 조건을 더한다. 없어도 작동하는 요소를 굳이 넣고, 그 요소가 들어간 상태에서도 본래의 운동을 유지하도록 다시 정교하게 조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