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cento’의 말은 공중에, ‘People’의 비둘기는 천장에, ‘Never’의 드러머는 미술관 지붕에
서울에서도 대나무 숲·해체된 부스 등장…영상을 보는 몰입에서 공간을 직접 걷는 전시로 범위 확대

[KtN 임민정기자]베를린 노이에 나치오날갈레리(Neue Nationalgalerie)에서는 시선을 정면에만 둘 수 없다.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말은 천장에 매달려 있고 수백 마리의 비둘기는 관람객 머리 위를 차지한다. 건물 지붕에는 드럼을 치는 인물이 앉아 있다. 바닥과 벽을 따라 작품을 보는 익숙한 관람 범위가 천장과 공중, 건물 외부까지 넓어졌다.

1997년작 ‘Novecento’는 박제한 말과 가죽 안장, 밧줄로 구성됐다. 말은 네 발을 땅에 딛지 않은 채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려 있다. 달리거나 사람을 태우는 동물의 몸이 넓은 전시장 한복판에서 움직임을 잃은 채 공중에 남았다.

노이에 나치오날갈레리의 높은 천장과 넓게 비워진 바닥은 작품의 일부처럼 작동한다. ‘Novecento’를 가까이에서만 보면 말의 몸이 먼저 들어오지만 거리를 벌리면 말과 바닥 사이의 빈 공간, 천장까지 이어지는 높이가 함께 잡힌다. 조각의 크기만으로 만들어지는 인상이 아니라 작품이 놓인 높이와 주변의 여백까지 관람 범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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