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스웨이드 재킷부터 그레이지 울 수트, 헤링본 스탠드칼라와 블루종 레이어링까지…재킷 길이·허리선·팬츠 폭으로 살펴본 'Dreams of the Dune'의 남성복

[KtN 박인경기자]그레이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은 허리를 조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려온다. 그레이지 울 수트는 어깨와 가슴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헤링본 재킷은 목둘레의 칼라를 간결하게 처리했다. 넓은 바지 위로 스웨이드 블루종을 겹친 착장에서는 짧은 아우터와 긴 수트 재킷이 서로 다른 길이를 만든다. 네 벌 모두 전통적인 남성복을 바탕으로 하지만 신체를 감싸는 방식과 상하의의 비율은 확연히 다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와 키스(Kith)가 2026 FW 협업 컬렉션 'Dreams of the Dune'에서 다룬 남성복의 변화는 재킷의 크기를 키우는 데 머무르지 않았다. 어깨선의 각도를 낮추고, 허리 주변의 여유를 확보하며, 바지의 폭을 넓히는 과정에서 재킷과 팬츠가 만나는 위치까지 조정했다. 몸의 윤곽을 따라 옷을 좁히는 대신 소재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형태를 활용했다.

모로코 마라케시 남쪽 아가파이 사막에서 지난 9일 공개된 컬렉션에는 아르마니의 디컨스트럭티드 테일러링(deconstructed tailoring)이 폭넓게 적용됐다. 전통적인 수트의 내부 구조와 어깨 패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원단의 움직임과 재단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재킷의 어깨를 부드럽게 처리하고 가슴과 허리에 여유를 두는 아르마니의 남성복은 로니 피그(Ronnie Fieg)의 캐주얼한 착장법과 결합하면서 더욱 다양한 비율로 전개됐다.

넉넉한 재킷과 넓은 바지를 함께 입을 때에는 상체와 하체의 경계를 구분하는 설계가 중요하다. 재킷이 길어지고 바지까지 넓어지면 허리의 위치가 낮아 보이거나 몸 전체가 무겁게 표현될 수 있다. 반대로 재킷이 지나치게 짧으면 넓은 팬츠와의 연결이 끊기기 쉽다. 아르마니와 키스는 재킷의 길이와 여밈, 바지의 주름, 아우터를 겹치는 위치를 달리하면서 이러한 비율을 조절했다.

그레이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재킷과 넓은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Dreams of the Dune'. 부드럽게 내려오는 어깨선과 여유로운 재킷의 품, 주름이 잡힌 팬츠에 야구 모자와 짙은 가죽 가방을 더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재킷과 넓은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Dreams of the Dune'. 부드럽게 내려오는 어깨선과 여유로운 재킷의 품, 주름이 잡힌 팬츠에 야구 모자와 짙은 가죽 가방을 더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double-breasted) 재킷은 어깨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선을 부드럽게 처리했다. 재킷의 앞판은 서로 겹쳐지고 단추가 배치됐지만 가슴과 복부를 강하게 조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어깨와 넉넉한 몸통이 전통적인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의 단단한 형태를 완화한다.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은 앞판이 겹치는 면적이 넓어 상체를 풍성하게 표현하기 쉽다. 특히 두 줄의 단추와 라펠은 가슴 부근에 시선을 모으고 어깨의 폭을 강조한다. 이번 착장에서는 허리를 좁게 조이는 대신 재킷의 앞판이 아래로 곧게 내려오도록 해 상체의 부피를 자연스럽게 분산했다.

어깨선도 중요하다. 재킷이 어깨 바깥으로 지나치게 돌출되지 않고 팔의 시작 부분을 따라 부드럽게 연결된다. 소매에는 여유가 있고 팔꿈치와 손목 주변에 자연스러운 주름이 형성된다. 각을 세운 재킷보다 부드러운 인상을 주면서도 라펠과 단추 여밈을 통해 정장 특유의 형태를 유지한다.

그레이 스웨이드는 표면의 미세한 기모가 빛을 받아 부드러운 명암을 만든다. 매끄러운 울 수트나 광택이 있는 가죽 재킷과 달리 재단선의 윤곽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재킷의 여유로운 형태와 소재의 부드러운 질감이 결합하면서 어깨부터 밑단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을 차분하게 정리한다.

팬츠는 허리 아래에서 넓은 폭으로 내려온다. 허벅지에 충분한 공간이 있고 무릎을 지나 밑단까지 폭이 크게 좁아지지 않는다. 발목 주변에는 원단이 신발 위로 쌓이며 자연스러운 주름이 만들어진다.

바지의 길이가 길고 폭이 넓으면 하체의 실제 윤곽이 가려진다. 재킷과 바지가 비슷한 그레이 계열로 연결되기 때문에 신체의 허리선보다는 재킷의 밑단과 바지의 주름이 상하의의 구분을 만든다. 더블브레스티드의 넓은 앞판과 와이드 팬츠가 서로 비슷한 부피를 유지하는 구성이다.

야구 모자와 가죽 가방은 수트의 격식을 완화한다. 모자의 작은 챙과 재킷의 넓은 어깨가 형태적인 차이를 만들고, 손에 든 가방은 몸 옆으로 세로로 내려온다. 가방의 길쭉한 형태가 넓은 팬츠와 대비되면서 전체적인 착장에 직선적인 요소를 더한다.

스웨이드 재킷의 부드러운 어깨와 넉넉한 몸통은 편안한 남성복을 지향하지만, 어깨가 좁거나 체구가 작은 사람이 같은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재킷의 품이 실제 신체보다 크게 강조될 수 있다. 재킷의 어깨 끝과 소매 길이, 바지 밑단의 위치를 조정해야 의도한 실루엣을 유지하기 쉽다. 넓은 옷 자체보다 몸에 맞춘 재단 비율이 중요한 디자인이다.

그레이지 울 재킷과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여유로운 어깨와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재킷의 밑단, 넓은 바지에 브라운 가죽 가방과 밝은 스니커즈를 더해 단정한 수트와 캐주얼웨어를 연결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지 울 재킷과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여유로운 어깨와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재킷의 밑단, 넓은 바지에 브라운 가죽 가방과 밝은 스니커즈를 더해 단정한 수트와 캐주얼웨어를 연결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지 울 수트는 재킷의 길이와 어깨의 폭, 바지의 부피를 통해 여유로운 실루엣을 완성했다. 그레이와 베이지가 섞인 중간 색조를 사용했으며, 재킷 안에는 흰색 이너웨어를 입고 브라운 가죽 가방과 밝은 스니커즈를 조합했다.

재킷은 어깨에서 아래로 길게 내려오며 몸통을 좁히지 않는다. 가슴 주변에 여유를 두고 허리의 곡선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 형태다. 앞쪽의 단추와 포켓이 기본적인 재킷의 구조를 유지하고, 부드러운 라펠은 목에서 가슴까지 이어지는 선을 만든다.

일반적인 슬림 수트는 재킷의 허리를 좁혀 상체에 역삼각형의 형태를 만든다. 어깨를 강조하고 허리를 안쪽으로 정리하면서 가슴과 허리의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레이지 울 재킷은 허리 부분에도 충분한 공간을 남겨 몸통이 직선에 가깝게 내려오도록 했다.

재킷의 길이도 짧지 않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재킷이 넓은 바지 위로 내려오면서 상체를 안정적으로 감싼다. 허리의 위치를 직접 드러내기보다 재킷의 밑단에서 바지로 이어지는 비율을 활용했다.

팬츠에는 허리 아래에서 시작되는 주름이 형성돼 있다. 원단은 허벅지에서 무릎까지 넓게 내려오고 발목 주변에도 여유를 남긴다. 바지의 폭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다리의 형태를 따라 좁아지는 테이퍼드 팬츠와 다른 인상을 준다.

울 소재는 재킷과 팬츠의 주름을 부드럽게 형성하면서도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데 적합하다. 그레이지 계열의 차분한 색상은 원단의 주름과 재킷의 칼라, 단추 주변의 명암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어깨와 몸통의 폭이 넓지만 가죽처럼 강한 광택이 없어 부피가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는다.

브라운 가죽 가방은 그레이지 수트에 따뜻한 색상을 더한다. 가방의 윤기와 단단한 형태는 울의 부드러운 질감과 대비된다. 흰색 스니커즈는 넓은 바지의 밑단 아래에서 밝은 색상으로 구분된다.

특히 스니커즈의 부피가 넓은 팬츠와 균형을 이룬다. 날렵한 정장 구두보다 발등과 밑창에 두께감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면서 바지의 넓은 밑단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신발이 지나치게 작으면 바지의 폭이 상대적으로 강조될 수 있지만, 이번 착장에서는 팬츠의 부피와 신발의 형태가 비슷한 성격을 유지한다.

그레이지 울 수트는 전통적인 정장의 구성 요소를 남기면서도 어깨와 허리, 바지의 폭을 조정해 편안한 형태를 만들었다. 여유로운 재킷이 가슴과 허리의 윤곽을 직접 드러내지 않도록 하고, 넓은 바지가 하체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설계한 구성이다.

그레이 헤링본 스탠드칼라 재킷과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목둘레를 간결하게 정리한 칼라와 길게 내려오는 소매, 넓은 바지에 흰 셔츠와 밝은 스니커즈, 검은 가죽 가방을 더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헤링본 스탠드칼라 재킷과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목둘레를 간결하게 정리한 칼라와 길게 내려오는 소매, 넓은 바지에 흰 셔츠와 밝은 스니커즈, 검은 가죽 가방을 더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헤링본 재킷은 목둘레의 칼라를 간결하게 처리해 전통적인 수트 재킷과 다른 비율을 만들었다. 넓은 라펠 대신 목을 짧게 감싸는 스탠드칼라(stand collar)를 적용하고, 앞쪽의 단추 여밈을 따라 재킷의 중심을 정리했다. 안쪽에는 흰 셔츠를 입었으며 소매 끝에서는 셔츠 커프스가 드러난다.

수트 재킷의 라펠은 목에서 가슴까지 이어지는 넓은 V자 형태를 만든다.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에서는 라펠이 크게 펼쳐지면서 어깨와 가슴의 폭을 강조하기도 한다. 스탠드칼라는 라펠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이고 목에서 재킷의 앞쪽 여밈까지 비교적 곧게 연결한다.

칼라의 형태가 달라지면 상체의 인상도 바뀐다. 큰 라펠을 사용한 재킷은 가슴과 어깨에 시선이 집중되기 쉽지만, 스탠드칼라 재킷은 목과 앞쪽의 단추 배열이 중심을 이룬다. 재킷의 어깨와 몸통에 여유가 있어도 상체의 윤곽이 비교적 간결하게 정리된다.

그레이 헤링본(herringbone)은 사선 조직이 교차하며 반복되는 원단의 무늬다. 재킷과 팬츠에 같은 계열의 헤링본을 사용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색상 차이를 줄이고, 원단의 세밀한 조직으로 표면의 질감을 표현했다.

어깨는 날카롭게 각을 세우지 않고 소매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재킷의 소매는 손목까지 길게 내려오며 안쪽의 흰 셔츠 커프스가 밑단에서 드러난다. 이너웨어를 겹쳐 입었지만 어깨와 소매의 부피를 과도하게 키우지 않고, 길이의 차이로 레이어링을 구분했다.

재킷은 몸통을 조이지 않고 아래로 떨어지며, 밑단은 넓은 팬츠의 허리 주변에서 마무리된다. 가슴과 허리의 폭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직선적인 실루엣이 강조된다.

팬츠는 허리 부근의 주름을 따라 넓게 내려온다. 바지의 폭이 충분해 재킷의 몸통과 비슷한 여유를 유지하고, 신발 위에 원단이 자연스럽게 쌓인다. 재킷의 길이와 넓은 바지의 조합이 상체와 하체를 비교적 균등한 비율로 연결한다.

흰 셔츠와 밝은 스니커즈는 그레이 수트의 위아래에 밝은 색상을 배치한다. 목과 소매 주변의 흰색이 상체의 세부 구성을 구분하고, 신발의 흰색은 바지 밑단에서 반복된다. 짙은 가죽 가방은 그레이와 흰색 사이에 색상 대비를 더한다.

헤링본 수트는 목둘레의 구조만 바꿔도 전통적인 재킷과 다른 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드러낸다. 라펠의 면적을 줄이면서 상체의 장식적인 요소를 간소화했고, 어깨와 바지에는 여유를 유지했다. 정장의 격식은 남아 있지만 상체를 강조하는 방식은 이전보다 절제됐다.

그레이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위에 짙은 그레이 스웨이드 블루종을 겹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짧은 아우터와 길게 내려오는 수트 재킷, 넓은 팬츠에 버킷햇과 장갑, 가방과 부츠를 조합해 다층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위에 짙은 그레이 스웨이드 블루종을 겹친 Giorgio Armani × Kith FW26 착장. 짧은 아우터와 길게 내려오는 수트 재킷, 넓은 팬츠에 버킷햇과 장갑, 가방과 부츠를 조합해 다층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사진=Kith and Giorgio Armani,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레이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위에 스웨이드 블루종(blouson)을 겹친 착장은 재킷 두 벌의 길이를 달리해 신체 비율을 조절했다. 안쪽의 수트 재킷은 엉덩이 부근까지 내려오고, 겉에 걸친 블루종은 허리 주변에서 길이가 정리된다. 짧은 아우터 아래로 재킷의 밑단이 드러나면서 상체가 여러 층으로 나뉜다.

전통적인 남성복에서는 수트 재킷 위에 긴 코트나 오버코트를 입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겉옷이 안쪽 재킷을 완전히 덮고 목과 어깨, 몸통을 길게 감싸는 구조다. 반면 이번 착장은 짧은 블루종을 겉에 배치해 안쪽의 수트 재킷을 일부 드러냈다.

블루종은 어깨와 가슴 주변에 부피를 더한다. 스웨이드 소재의 표면은 부드럽지만 재킷의 몸통과 소매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 상체를 넉넉하게 감싼다. 안쪽 수트 재킷의 라펠과 앞섶은 블루종의 열린 앞쪽 사이로 드러나며, 서로 다른 두 재킷이 겹쳐진 구조를 명확하게 만든다.

짧은 아우터는 상체에 가로 방향의 경계를 만든다. 블루종의 밑단에서 안쪽 재킷이 다시 아래로 이어지기 때문에 허리 주변에 두 개의 길이가 형성된다. 상체를 하나의 긴 재킷으로 감싸는 방식과 달리 옷의 길이를 단계적으로 구분한 것이다.

안쪽 수트 재킷은 더블브레스티드 구성을 유지한다. 앞판이 겹쳐지는 재킷의 형태가 블루종 아래로 이어지고, 넓은 팬츠는 허리부터 밑단까지 충분한 폭을 확보한다. 상체에 여러 겹의 옷을 입었지만 바지에도 부피를 부여해 어깨와 가슴에만 시선이 집중되지 않도록 했다.

팬츠는 발목 위에서 끝나는 짧은 형태가 아니라 신발까지 길게 내려온다. 밑단에는 원단이 접히며 주름이 형성되고, 아래에는 짙은 부츠가 놓인다. 재킷과 바지의 색상을 비슷하게 맞추면서 블루종의 어두운 색상으로 상체의 겹침을 구분했다.

버킷햇과 장갑, 짙은 가죽 가방은 수트의 격식을 완화한다. 특히 버킷햇은 둥근 챙이 얼굴 주변을 감싸고, 스웨이드 블루종은 어깨와 가슴을 넓게 감싼다. 모자와 아우터의 부피가 가까운 위치에 모이지만 안쪽의 수트 재킷과 길게 내려오는 팬츠가 세로 방향의 균형을 유지한다.

스웨이드 블루종 아래에 수트를 겹쳐 입은 방식은 겉옷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이 전체적인 실루엣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드러낸다. 긴 코트는 상체와 하체를 하나로 감싸지만 짧은 블루종은 허리 부근에서 경계를 만들고 안쪽 재킷의 길이를 강조한다.

다만 짧은 블루종 아래로 재킷이 지나치게 길게 내려오면 상체가 여러 구간으로 나뉘면서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이번 착장은 안쪽 재킷과 바지의 색상을 가깝게 연결하고 팬츠의 폭을 충분히 확보해 길이의 차이를 조절했다. 스웨이드 블루종의 넉넉한 품과 안쪽 재킷의 여유로운 어깨도 서로 겹쳐 입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아르마니의 전통적인 테일러링에서 재킷은 수트의 중심이지만, 키스와의 협업에서는 다른 아우터와 결합하는 독립적인 의복으로도 활용됐다. 정장의 재킷을 반드시 긴 코트로 덮을 필요 없이 짧은 블루종을 겹쳐 입는 방식으로 착장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그레이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은 부드러운 어깨와 넓은 팬츠의 균형을 강조했고, 그레이지 울 수트는 길어진 재킷과 여유로운 몸통을 활용했다. 헤링본 스탠드칼라 재킷은 목둘레를 간결하게 처리해 상체의 구조를 바꿨으며, 스웨이드 블루종을 겹친 수트는 서로 다른 재킷의 길이로 허리와 상체의 비율을 조정했다.

네 벌의 공통점은 재킷과 바지의 부피를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옷의 형태를 정리하는 구조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더블브레스티드의 겹쳐지는 앞판과 단추 배열, 스탠드칼라의 세로선, 블루종과 수트 재킷의 서로 다른 길이가 넉넉한 의복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어깨를 크게 부풀려 권위적인 인상을 강조하거나 허리를 좁게 조여 신체의 곡선을 드러내는 방식과는 다르다. 어깨와 가슴, 허벅지에 공간을 두고 옷의 주름과 원단의 움직임을 활용하면서 전체적인 비율을 정리했다.

아르마니가 발전시킨 부드러운 테일러링은 FW26에서 스웨이드와 울, 헤링본 원단으로 다양하게 전개됐고, 키스는 여기에 야구 모자와 스니커즈, 버킷햇과 블루종을 결합했다. 재킷의 형태가 달라져도 넓은 바지와 여유로운 어깨는 유지됐다.

'Dreams of the Dune'의 남성복은 재킷과 바지의 폭을 단순히 확대하는 대신 어깨의 각도와 허리선, 재킷 밑단과 바지 주름의 위치를 조정했다. 스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수트와 그레이지 울 수트, 헤링본 재킷과 블루종 레이어링까지 서로 다른 네 가지 구조에는 신체를 강하게 조이지 않으면서도 옷의 윤곽을 유지하는 아르마니의 재단이 적용됐다. 키스의 캐주얼한 착장 방식은 재킷의 길이와 상하의 비율을 더욱 다양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