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프레임의 전복: '탄핵 주도 세력'이 '내란 선동 혐의자'가 되는 풍경

사법권의 비대칭성: 누구는 고발되고, 누구는 보호받는 구조.  사진=2025 03.06 심우정 검찰총장 / 국회/ 헌법재판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법권의 비대칭성: 누구는 고발되고, 누구는 보호받는 구조.  사진=2025 03.06 심우정 검찰총장 / 국회/ 헌법재판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정치의 언어가 ‘내란’으로 옮겨가는 동안, 검찰의 수사 방식은 점점 더 기획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은 내란 수괴 탄핵을 요구하며 헌법 질서를 강조하고 있지만, 반대로 국민의힘은 그들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고 있다. 이 역전된 구조 속에서 사법권은 누구를 향해 작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수사는 법에 충실한가, 아니면 권력의 질서에 순응하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권력과 사법 권력이 공모하거나 충돌하며, 법을 권력화하고 정치를 사법화하는 기획수사의 구조 속에 놓여 있다.

내란 프레임의 전복: '탄핵 주도 세력'이 '내란 선동 혐의자'가 되는 풍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초선 의원 전원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했다. 탄핵소추의 정치적 책임을 물으려는 역공이다. 하지만 이는 법리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선전전에 가깝다. 현행 「형법」 제90조, 제91조에서 규정하는 ‘내란죄’는 무력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폭력적 전복 행위가 전제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내란 진압을 위한 헌법 수호 행위를, 내란 선동으로 몰아가는 역전극”이라 비판한다. 실제로 이 구조는 정치적 의도에 따라 사법 권력을 동원해 정치 주체를 수사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식, 즉 정치-사법의 전형적 교차 작동이라 할 수 있다.

사법권의 비대칭성: 누구는 고발되고, 누구는 보호받는 구조

문제는 사법 시스템이 동일한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계엄령 준비 문건, 탄핵 지연 시도,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헌정 질서 파괴의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권한대행 체제는 수사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반면, ‘내란 수괴’ 규정을 주장한 인사들은 역으로 고발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구조는 ‘법 위에 권력’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강화하고, 결국 사법 신뢰를 파괴한다. 국민은 법이 아니라 권력의 손을 바라보게 되며, 사법은 법치의 수단이 아니라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기획수사의 패턴화: 수사의 시작은 법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

검찰 수사의 독립성은 사법 시스템의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수사는 일정한 정치적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특정 시점에 맞춰 수사 착수, 특정 정치인을 표적화한 언론 유출, 이후 수사 자체의 소멸 또는 무혐의 결론. 정치적으로 필요한 타이밍에만 작동하는 수사, 이것이 바로 ‘기획수사’의 핵심 징후다.

이러한 기획수사는 법의 신뢰를 갉아먹을 뿐 아니라, 정치의 본질적 문제 해결을 사법으로 떠넘기는 **‘정치 회피 전략’**으로 기능한다. 이는 사법권의 독립이 아니라, 정치의 외주화이며,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의 정치적 판단 능력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사법의 신뢰 붕괴는 국가 시스템의 균열로 직결된다

헌법재판소는 아직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검찰은 최상목 부총리의 이해충돌 논란이나 대통령실의 권한대행 지침 불이행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다. 정치는 법에 기댔고, 법은 침묵하거나, 선택적으로 움직인다.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사법은 정당성을 상실한 채, 오히려 권력의 방패 또는 공격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구조는 국가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법에 대한 신뢰는 단순한 절차가 아닌, 공동체 전체의 작동 원리다. 그것이 사라질 경우, 국회도, 정부도, 시민도 그 기준을 상실하게 된다.

법치가 아니라 ‘법의 인질화’가 문제다

정치의 갈등은 사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법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사법은 그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법의 인질화’ 구조다. 권력은 법을 손에 쥐고 정적을 겨누며, 법은 침묵하거나 동조한다. 남는 것은 권위의 붕괴와 불신의 확산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고발이나 혐의 제기가 아니라,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과 균형에 대한 정치권의 진지한 성찰이다. 사법이 정치의 도구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 기능을 멈춘다. 법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정치 역시 법을 권력의 도구로 전유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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