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최기형기자] 6월 3일 치러질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가 심각한 헌정 파탄의 변곡점에 서 있다. 대통령이 파면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례 없는 단절을 기록했고, 권한대행 체제는 이제 민주적 정당성과 헌법적 정합성을 상실한 채, ‘비선출 권력’의 오만과 착각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직책을 사실상 '대통령 대행'이 아닌 '대통령 행세'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공식 대선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 관세 정책, 심지어 국가 비전 발표까지 ‘정권 이양자’가 아닌 ‘정권 창출자’의 행보를 연출하고 있다. 외신 인터뷰에서는 선출 권력과 대행 권력 사이의 차이가 없다는 발언으로, 사실상 헌정 질서의 근간을 부정했다.
‘내란 수괴 체제’의 유산과 권한대행의 착각
헌법재판소가 내란죄로 탄핵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유산은 여전히 권력의 말단까지 잔재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내란에 대한 성찰도, 향후 국가 비전도 없이, 오직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반대와 막말성 공세로 일관하고 있다. ‘윤석열 1호 당원’이라는 정체성을 부정하지 못하는 보수 진영은, 오히려 내란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는 극우 담론을 반복하고 있다. 당의 정체성은 실종되었고, 민주적 토론은 조롱과 혐오의 수사로 대체되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남은 권한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 불참, 대선 비전 발표, 외신 인터뷰를 통한 정책 기조 공표 등 일련의 행보는 '공정한 선거 관리'라는 대행의 본질적 책무를 스스로 위반하는 자가당착이다. 권한대행 체제가 헌법적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임무와 한계를 자각해야 한다. 그러나 한덕수 권한대행은 자신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근본적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방위비 협상과 국익의 실종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외교·경제 행보에서 드러난다.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시사하며, “아직 명확한 틀은 없다”는 발언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유효기간이 2030년까지인 제12차 한미방위비 분담 협정은 국회의 비준을 받은 법적 효력을 지닌다. 이를 대선도 아닌 임시 권력자가 뒤집으려는 시도는 ‘헌법 위반’ 이상의 국가적 자해다.
이러한 행위는 ‘한미 동맹 강화’라는 수사를 들먹이면서도, 실제로는 협상력을 고의로 포기하는 무장 해제다.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양보의 메시지를 보낸다'는 국제정치의 금기를 범한 셈이다. 외교는 국익이 아니라 권력 장악 수단이 되어버렸고, 관세·FTA·비관세 장벽 등 경제적 생존 조건은 대권 홍보의 부차적 수단으로 소모되고 있다.
거부권 중독 체제와 국회의 무력화
2025년 4월 현재, 한덕수 권한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총 17회의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수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24회보다 적지만, 단 4개월간의 수치라는 점에서 월간 평균은 오히려 윤석열의 5배에 달한다. 임명직 권한대행이 국민이 선출한 입법부의 결정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권력 삼권 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헌법 유린이다.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무효화하는 행위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민주주의를 봉쇄하는 정치적 비상사태와 다름없다. 입법부는 이에 맞서 헌법소원, 권한쟁의 심판 등 헌정수호 수단을 즉각 발동해야 한다. 무책임한 권한대행 체제를 견제하지 못할 경우, 헌법상 유보된 권력이 무제한 확장되는 전례를 남기게 된다.
민주주의와 시장, 모두 무너진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로 인해 국격은 추락했고,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 AI 생태계에 대한 추경조차도 절대적 수량 부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에서는 이미 후퇴 중이다. 미국의 AI 기업들이 수십만 단위의 GPU를 확보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1만 장 확보를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축소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와 산업부가 현장에서 기술 주권을 수호하는 사이, 권한대행 체제는 외신 인터뷰로 전략을 노출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방위비 논의, 과장된 양보 시그널, 협상 전제 조건 누설 등 한덕수 권한대행이 벌인 행위는 단지 외교 실패가 아니라, 국익을 정치적 야망에 저당잡힌 매국적 행보다.
헌법 정치의 복원, 민주적 정당성의 회복
헌법은 비상사태에서 권한대행을 허용하지만, 결코 권한을 위임한 것은 아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반복적 월권은 헌법 제정 권력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 권력을 대체하려는 순간, 민주주의는 허구가 된다.
정치의 정상화는 민주적 정당성의 회복으로부터 시작된다. 국회는 권한대행의 거부권 폭주를 법리적·정치적으로 봉쇄하고, 권한대행 체제를 헌법적으로 한정해야 한다. 유권자는 조기 대선을 통해 파괴된 헌정 질서를 복원할 기회를 갖는다. 정권 교체는 선택이 아니라 헌법 수호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한국 민주주의의 시계는 2025년 6월 3일에 맞춰져 있다.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지만, 조건은 헌법이 이미 명확히 제시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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