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박찬욱 “국민 수준에 어울리는 리더, 지금 꼭 뽑아야 할 때”
– “선조 같은 못난 지도자 말고,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을”… 백상 각본상 수상소감에서 현 시국 비판 발언
[KtN 신미희기자] 감독 박찬욱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정국을 겨냥한 강도 높은 발언을 남겼다. 그는 “위대한 국민의 수준에 걸맞은 리더를 뽑아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며, “진짜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무대 위, 박찬욱 감독은 '전, 란'으로 공동 집필한 신철 작가와 함께 각본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수상 직후 마이크 앞에 서서 “이 작품은 임진왜란 이후의 민란기를 다룬 시나리오로, 제목 '전, 란'은 ‘전쟁과 반란’의 합성어”라며 작품의 정치적 배경과 의도를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보며 '전, 란' 생각을 자주 했다”며 말을 이은 박 감독은, “용감하고 현명한 국민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점에서 영화 속 상황과 현재의 현실 사이에 큰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차승원 씨가 연기한 영화 속 선조 같은 못되고 못난 지도자 말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을 리더로 뽑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오는 6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박 감독의 이 같은 언급은 단순한 수상소감 이상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지도자의 자격과 국민 주권을 거론한 대목은 관객석과 SNS를 통해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함께 수상한 신철 작가도 “첫 문장을 쓰고 완성하기까지 12년이 걸렸다”며 감회 어린 소회를 전했다. 그는 “조선왕조실록에 임진왜란 이후의 현실을 기록했던 이름 없는 사관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며, “왜군 포로로 군대를 조직해 자국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려 했던 못난 왕이 있었다는 걸 그 사관 덕에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기록과 분노, 용기가 없었다면 이 작품도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연출하지 않은 영화로 각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철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 만든 시나리오가 이렇게 인정받아 기쁘다”고 수상의 의미를 되짚었다.
'전, 란'은 조선 최고의 무신 가문 출신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의병과 무관으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인간적, 정치적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차승원이 연기한 '선조'는 현실을 외면하며 백성을 버린 권력자의 전형으로 묘사되며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박찬욱 감독의 이번 발언은 단지 영화의 주제를 넘어서, 현재의 민주주의, 선거, 리더십에 대한 날카로운 직언으로 남았다.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상식 현장이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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