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가능한 코발트’가 드러낸 ESG의 현실

[KtN 김상기기자]민주콩고공화국이 ‘추적 가능한 코발트’ 생산에 나섰다. 채굴부터 정제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 아동 노동과 강제 노동, 안전 문제를 줄이겠다는 시도다. 글로벌 기업과 서방 국가가 요구해 온 ESG 기준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실험은 기대와 함께 분명한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민주콩고의 코발트 산업은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세계 최대의 매장량과 생산량을 보유했지만, 산업의 통제력은 외부에 있다. 채굴 현장에서는 소규모 비공식 채굴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정제와 가공은 중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인권 문제는 현장에 남고, 부가가치는 국경 밖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추적 가능한 코발트’는 이 고리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정책의 목적은 분명하다. 비공식 채굴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관리 가능한 물량에 프리미엄을 붙이겠다는 계산이다. 생산 이력과 노동 조건을 증명할 수 있는 코발트만을 공식 유통망에 올려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자원 보유국이 ESG 담론을 산업 정책으로 전환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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