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오디세이' 천만 관객 돌파…IMAX·N차 관람 확산 속 33일 흥행
외화 10번째·놀란 두 번째 천만…3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상반기 특수상영 관객 47.3% 증가, ‘극장에서 볼 영화’에 관객 집중
[KtN 신미희기자]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오디세이'가 6일 오후 4시께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 5일 개봉한 뒤 33일 만이다. 2026년 극장가에서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나왔다. 외화로는 2022년 '아바타: 물의 길' 이후 4년 만이다.
172분의 긴 러닝타임, 고대 그리스 서사시를 옮긴 대형 서사, 영화 전편을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제작 방식은 흥행 과정에서 서로 맞물렸다. 일반관과 특별관을 오가며 같은 작품을 다시 보는 N차 관람도 두드러졌다. 상반기부터 빠르게 커진 특별관 관람 수요가 여름 극장가의 대작 경쟁을 거쳐 '오디세이'의 천만 흥행까지 이어졌다.
□ 개봉 33일 만에 천만…외화 10번째·역대 35번째
'오디세이'는 한국 영화와 외화를 합쳐 역대 35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외국 영화로 범위를 좁히면 10번째다. 앞서 천만 관객을 기록한 외화는 ‘아바타’(2009), '인터스텔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보헤미안 랩소디'(2018),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알라딘'(2019, '겨울왕국 2'(2019, '아바타: 물의 길'(2022)이다.
놀란 감독에게는 2014년 '인터스텔라'에 이은 두 번째 국내 천만 영화다. '인터스텔라'는 국내에서 1038만 명을 동원했다. 외국 감독 가운데 한국에서 천만 영화 두 편 이상을 기록한 감독은 제임스 캐머런, 루소 형제, 크리스 벅·제니퍼 리에 이어 놀란 감독이 네 번째다. 시리즈물이 아닌 서로 다른 작품 두 편으로 천만 관객을 넘긴 외국 감독은 놀란 감독이 처음이다.
2026년 전체 흥행 1위는 아직 '왕과 사는 남자'다. 3월 천만 관객을 넘어선 뒤 누적 약 1691만 명을 기록했다. '오디세이'의 천만 돌파로 올해 극장가는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대작에서 각각 한 편씩 천만 영화가 나온 구도가 됐다.
□ 4일째 100만·13일째 500만·24일째 800만…한 달 넘게 이어진 1위
흥행 속도는 개봉 첫 주부터 빨랐다. 8월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4일째 100만 명, 6일째 200만 명, 10일째 300만 명, 12일째 400만 명, 13일째 500만 명을 넘어섰다. 17일째 600만 명, 19일째 700만 명에 도달했고 24일째 800만 명, 27일째 900만 명을 기록했다.
800만 관객까지 걸린 24일은 '왕과 사는 남자'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26일보다 이틀 빨랐다. 2026년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800만 돌파 기록이었다. 500만 관객도 개봉 13일째 넘어 '왕과 사는 남자'보다 빠른 속도를 냈다.
9월 5일에는 하루 30만1247명이 관람했다. 누적 관객은 976만8259명까지 늘었고, 개봉일부터 32일 연속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개봉 5주 차에 접어든 영화가 토요일 하루 전체 관객의 58.4%를 차지할 정도로 관객 집중도도 높았다. 다음 날인 6일 오후 천만 관객 선을 넘어섰다.
□ 172분 전편 IMAX…'특별관에서 봐야 할 영화'가 흥행 동력
'오디세이'는 장편 극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172분 전체 분량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바탕으로 트로이 전쟁을 마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10년의 여정을 영화로 옮겼다. 맷 데이먼(Matt Damon)이 오디세우스,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가 페넬로페, 톰 홀랜드(Tom Holland)가 텔레마코스를 맡았다.
IMAX 흥행은 개봉 한 달이 되기 전에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8월 30일까지 국내 IMAX 관객은 94만1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 기록이던 '아바타: 물의 길'의 92만9천여 명을 넘어선 수치다. 전체 관객이 900만 명에 도달하기 전 이미 국내 IMAX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영화를 다른 포맷으로 다시 관람하는 소비도 흥행에 더해졌다. 8월 5일부터 30일까지 N차 관람 비율은 CGV 6.3%, 롯데시네마 5.7%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경쟁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2%대에 머문 것과 차이가 컸다. 일반관에서 먼저 본 뒤 IMAX 등 다른 포맷을 선택하는 관객이 적지 않았다는 극장가 분석도 나왔다.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마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다시 10년에 걸쳐 겪는 여정을 따라간다. 맷 데이먼(Matt Damon)이 오디세우스를 맡았으며,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톰 홀랜드(Tom Holland), 샬리즈 세런(Charlize Theron),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 젠데이아(Zendaya)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대형 서사의 주요 인물들을 채웠다.
□ 특별관 관객 47.3% 증가…2026년 극장 소비 변화와 맞물린 '오디세이'
올해 상반기 IMAX·스크린X·4D 등 특수상영 포맷 관객은 281만3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3% 증가했다. IMAX 관객만 101만5천여 명으로 45.9% 늘었고, 스크린X는 32.3%, 4D는 10.2% 증가했다. '오디세이' 개봉 전에 이미 일반 상영보다 영상·음향·공간 경험을 강화한 상영관으로 관객 수요가 이동하고 있었다.
영화시장 전체 수치에도 같은 변화가 잡힌다. 2026년 상반기 국내 극장 관객은 5705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 늘었고 매출액은 5790억 원으로 41.9% 증가했다. 한국 영화 관객 증가가 전체 회복세를 뒷받침한 가운데 외국 영화는 관객이 6.9% 감소했는데도 매출액은 2.3% 증가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아바타: 불과 재'처럼 특별관 비중이 높은 작품의 흥행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관객 수만으로 흥행을 설명하던 극장 산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반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특정 포맷을 선택하고, 만족도가 높을 경우 같은 영화를 다시 보는 소비가 커졌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전국 영화시장 관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6% 증가한 약 955만 명을 기록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 같은 대형 작품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여름 극장 관람 수요도 확대됐다.
□ 스트리밍 시대의 천만 영화…긴 러닝타임보다 강했던 극장 경험
172분은 역대 국내 천만 영화 가운데 세 번째로 긴 러닝타임이다. '아바타: 물의 길' 192분, '어벤져스: 엔드게임' 181분 다음이다. 한 회차에 편성할 수 있는 상영 횟수가 짧은 영화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도 '오디세이'는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확보했다.
OTT와 숏폼이 일상적인 영상 소비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오디세이'의 흥행은 모든 영화에 관객이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올해 상반기 영화 소비자 조사에서는 극장 관람 빈도가 이전 1년보다 줄었다는 응답이 45.8%였고, 감소 이유 가운데 '극장 관람비가 부담스러워서'가 25.1%로 가장 높았다. 관객은 영화관 방문 자체를 늘리기보다 비용과 시간을 들일 작품을 선별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내고 있다.
'오디세이'는 전편 IMAX 촬영이라는 제작 단계의 선택을 실제 특별관 예매와 N차 관람으로 연결했다. 1000만이라는 관객 규모와 IMAX 역대 최다 기록이 한 작품에서 동시에 나온 배경에는 대형 스크린과 음향을 관람 이유로 삼는 소비가 자리한다.
천만 돌파 뒤에는 놀란 감독의 국내 최고 흥행작 기록이 남아 있다. '인터스텔라'의 국내 누적 관객은 1038만 명이다. 9월 6일 천만 선을 넘어선 '오디세이'가 장기 상영을 이어가면 놀란 감독의 국내 흥행 순위도 바뀔 수 있다. 2026년 전체 1위 '왕과 사는 남자'의 1691만 명과는 아직 차이가 크다. 박스오피스 순위와 특별관 상영 일정이 천만 돌파 이후 흥행 규모를 가를 다음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