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버틸 힘이 없다.

 

[KtN 팻두 아티스트] 토끼는 힘들다. 세상에 혼자 있는 기분이었다. 살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토끼는 몰랐다. 인생을 살다 보면 평범하던 어느 날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생기고 평소에 그렇게 친했던 친구들이 갑자기 아무도 내 옆에 없는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아마도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크게 다쳐서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걸 부정하고 거부하는 걸지도 모른다.  

토끼에게는 그런 시간이었다. 

토끼의 환경이, 공간이, 시대가, 너 따위는 의자 위에나 올라가 죽어버려!! 라고 말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밧줄을 꺼내 천장에 걸고 의자 위에 올라섰다. 누군가가 토끼를 조종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토끼는 죽고 싶지 않았다. 이겨내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을 뿐. 이 생각을 멈추려면 죽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토끼는 계속 생각했다. 오늘의 내가 사라지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아프고 아파도 내일을 살 수 있다면 나아질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토끼는 나약하지 않았다. 심호흡을 10번 하고 의자에서 내려와 다시 10번 심호흡을 했다. 

중요한 건 충동을 억제하는 일이다. 

지금 내가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도 그 순간을 버텨내면 내일의 나는 성장한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인생은 게임처럼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업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밥만 먹고 게임만 해도 시간을 먹으면 성장한다. 그건 불변의 법칙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조금씩 늙어가듯 절대 변하지 않는 법칙. 오늘을 이겨내면 내일의 나는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고 내일의 나는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이건 신이 인간에게 매일 공평하게 주시는 능력이다. 돈보다 귀하다. 써먹어야 한다. 아깝다.  

우리의 매일은 지겹도록 반복적이지만 그 매일을 즐기고 이겨내면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고 가치를 얻게 될 것이니 세상이 나를 죽이려고 해도 걸었던 밧줄을 내리고 의자를 다시 책상 아래로 넣을 용기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는 내일이 생길 것이고 그 내일이란 무한한 자유를 지닌 기회가 될 것이다. 

토끼는 그걸 깨달았고 잠깐 울고 힘들어하다 바닥에 내려와 깊은 잠에 빠졌다. 

토끼에게는 내일이 생겼다. 고통이 하루만에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는 그 무엇보다 값진 내일이. 

"토끼야 고생했어. 내가 약속할게. 우리가 힘들었던 만큼 더 높게 한 번에 깡총 뛰어오를 날이 올 거란 것을."

"이겨내자.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