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연극의 이중주, 광주에서 시작된 ‘셋째’의 여정
[KtN 임우경기자] 배우 김장준은 극단 까치놀의 창단 40주년 기념작 <꽃며느리>에서 셋째 역을 맡았다. 명확한 욕망과 무력한 현실 사이에서 부유하는 인물, 폭발하지 않지만 구조의 틈을 응시하는 ‘막내아들’은 삶의 어딘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감각으로 관객을 흔든다. 배우 김장준은 이 인물을 “한 인간이 감정과 책임 사이에서 얼마나 오래 서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연기했다.
배우 김장준의 연극 경력은 2012년 광주에서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연기를 배우다 사정상 고향으로 내려온 이후, 연극은 일상이 되었고 일상은 언제나 예술의 배경이 되었다. 배우 김장준은 “생활의 무게와 예술의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이 많다”고 고백하면서도 “그 경계에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말보다 묵직한 존재감, 김장준이 구축한 ‘셋째’의 미학
<꽃며느리>의 ‘셋째’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민감한 파열음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어머니의 권위 앞에서, 형들의 침묵 사이에서, 며느리와 외지인의 경계에서 셋째는 종종 ‘말하지 못한 가족사’의 대리인이 된다. 배우 김장준은 이 역할을 “불만을 드러내지 않지만 정서적 결핍이 깊은 인물”로 해석한다. 무대에서의 존재감은 소리 없이 무너지는 지반처럼 표현되었다.
이번 작업은 배우 김장준에게 “극중 가족을 내 가족처럼 품고 그 안에서 무너지는 감정을 견뎌내는 연기”였다. 2인극, 3인극에서 단단한 밀도를 다져온 배우 김장준에게 <꽃며느리>는 “배우와 배우 사이의 진짜 감정을 서로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연극의 본질”로 다가왔다. 배우 김장준은 “이번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배우들 사이의 긴장과 호흡, 분장실에서의 침묵까지도 모두 극의 일부였다”고 회고했다.
예술가이자 가장, 생활자이자 연극인
무대 위 ‘셋째’는 무대 밖 배우 김장준의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배우 김장준은 매일 오전 8시부터 부모님의 일을 돕고, 오후부터는 연습실로 향한다.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면 집은 이미 잠든 시간이다. 두 아들을 둔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주말에도 연습을 해야 하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다”고 말했다.
배우 김장준은 일요일만큼은 가족과 보내기로 철칙을 세웠지만, 두 작품을 병행하면 그것조차 쉽지 않다고 전했다. 광주 지역 영상 관련 아르바이트, 시신 운반, 공사 현장 등 다양한 일을 병행하며 연극을 이어가고 있다. “고정비가 있으니 멈출 수 없습니다. 광주에서 영상 일은 많지 않지만, 어떻게든 버텨야죠.” 생활인으로서의 일상이 예술가의 꿈을 밀어붙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무대 위로 데려온 삶, 무대 밖에서 이어가는 꿈
<꽃며느리>는 가족극이지만, 연극이라는 장르가 품을 수 있는 삶의 전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배우 김장준은 무대에서만 ‘셋째’가 아니었다. 실제로도 광주 지역 연극인들과 협업을 통해 연극 생태계를 유지하고, 후배 배우들과 경험을 나누며 공동체를 구축해왔다.
광주는 서울처럼 큰 자본이 있는 도시가 아니지만, 관계의 밀도는 더 깊고 끈끈하다. 배우 김장준은 까치놀에서 시작된 협업이 극단을 넘어서 광주 지역 연극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걸 혼자 가질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 앞에 당당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김장준은 인터뷰 말미에 가족에 대한 애틋한 고백을 남겼다. “큰아들 주원이, 둘째 레원이. 아빠가 연극한다고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하다. 그래도 아빠가 멋진 배우가 돼서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이 말은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예술을 멈추지 않는 사람의 선언이었다.
배우 김장준은 “연극은 단지 무대에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걸 하기 위해 삶을 설계하고, 감정을 다지고, 가족과 타협하며 자신을 증명하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가장으로서, 배우로서, 지역 예술가로서 배우 김장준은 그 모든 무대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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