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를 위한 위로, 죽은 자를 향한 반성”… 한·일·필리핀 예술가의 역사와 평화를 향한 공동 창작
[KtN 임우경기자] 오는 7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Theatre M.I.R의 국제 협업 연극 "TUKO! TUKO!"가 무대에 오른다. 필리핀 출신 세계적 극작가 안톤 후안(Anton Juan)의 희곡으로, 알렉산더 오나시스 국제 극작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한국·일본·필리핀 3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들어낸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분열된 역사와 현재, 무대 위에서 하나로 흐르다
연극 "TUKO! TUKO!"는 제2차 세계대전과 이민 노동 문제를 배경으로,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사회적 구조 안에서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은 일본에서 부토 워크숍을 받던 필리핀의 젊은 연출가 멀린으로, 전쟁의 기억과 이주 여성의 삶을 접하며 과거와 현재가 얽혀 있는 고통의 사슬을 인식하게 된다. 그녀가 사랑하게 되는 일본인 남성 후지오가 사실상 자국 내 필리핀 여성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구조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설정은 작품의 비극성과 현실성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굿”의 형식을 빌려, 한을 씻어내는 무대
이 작품은 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와 무용극 ‘부토’의 미학을 도입하는 동시에, 전통 한국 굿의 형식을 빌려 ‘한(恨)의 정화’ 과정을 극으로 승화시킨다. 부조리한 현실과 역사적 상처 속에서도 연극은 관객에게 위로와 사유,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특히 부토와 분라쿠의 표현은 그림연극 형식을 차용하여 시적이고 상징적인 무대미학을 구현하며, 한국적 음악과 영상, 단순화된 무대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국경을 넘는 다국어 공연… 자막으로 공감의 장 넓혀
공연은 한국 배우와 일본 배우가 각자의 모국어로 연기하는 독특한 다언어 형식을 취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 배우의 대사에는 자막이 함께 제공되며, 이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감정과 메시지를 공유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진정한 국제 연극 프로젝트의 모범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쟁과 혐오의 시대, 연극은 화해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이재상 연출은 “역사적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새로운 세대가 한 무대 위에서 관계를 탐구하고 화해의 메시지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이 작품이 현대사회의 미움과 편견을 극복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Theatre M.I.R는 “3국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이 무대가 전 세계로 평화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작은 불씨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극단 M.I.R, 국제 공동창작의 선도자
2008년 창단한 극단 M.I.R는 2025년부터 ‘Theatre M.I.R’로 명칭을 바꾸고, 예술로서의 연극성과 인간 영혼의 진보를 지향하는 다수의 창작·고전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이번 "TUKO! TUKO!"는 일본 형제 극단 THEATRE ATMAN과의 국제 협업으로, 공연 후 오는 8월 30일과 31일 일본 도쿄 씨어터-X 무대에 오른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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