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정석헌기자]14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윤석열정부 3년 2022-2025 검찰⁺보고서 종합판 – 검사의 나라, 시민들이 파면하다」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윤석열정부 3년 동안 검찰권이 어떻게 행정의 중심을 잠식했고, 시민의 자유와 헌법질서를 어떻게 위협했는지를 6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연대기나 감시보고서를 넘어, 검찰의 권력화 과정과 그 붕괴를 시민의 시선으로 서술한 이 보고서는 '국정의 검찰화'라는 위기 앞에서 민주주의의 복원을 선언하는 일종의 헌정 기록물이다.
참여연대는 2003년 김대중정부 검찰백서를 시작으로 매해 검찰보고서를 발간해왔다. 검찰권 오남용의 상징이었던 2008년 이명박정부 시기부터는 ‘검찰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정례화되었고, 2019년 이후에는 경찰과 공수처까지 감시 범위를 확장한 ‘검찰⁺보고서’ 체계로 전환됐다. 2025년 보고서는 그 세 번째 ‘플러스’ 버전이자, 윤석열정부에 대한 종합판 형태로 제작된 첫 기록이다.
이번 보고서가 담고 있는 주제는 단순한 부패 감시를 넘어선다.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이 헌법 위에 군림하며 대통령의 통치를 직접 수행하고, 입법과 언론, 시민사회를 압박하는 통치수단으로 기능한 3년의 역사가 중심에 있다. 보고서는 이 시기를 “검찰정치”와 “수사통치”라는 개념으로 규정하며, 윤석열정부의 몰락은 검찰권 남용의 실패와 동시에 시작되었음을 수사적이 아닌 구조적으로 서술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보고서 서문에서 윤석열정부 3년을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통치체제”로 정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은 곧 검찰의 집권이었고, 법무부와 감사원, 국정원은 물론 공공기관과 지방행정까지 검찰 출신 인사들로 포획되었다. 대통령의 사적 권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검찰은 수사권을 행사했고, 언론 보도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들이대어 압수수색을 감행했다.
보고서는 특히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내란 사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무력화하려 한 이 위헌적 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그러나 보고서의 문제의식은 대통령 개인에 머물지 않는다. 계엄 시도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 대응,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처에 대한 수사 방해 방조, 내란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미비는 검찰조직 전체가 ‘국헌문란’의 구조에 깊이 가담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의 구성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Part 1에서는 ‘윤석열정부 3년간의 검찰행태 평가’를 통해 검찰과 법무부, 공수처, 경찰까지 포함한 수사기관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다. 수사권 조정이 무력화되었고, 시행령 개정을 통한 수사권 복원이 추진되었으며, 검찰은 이 수사권을 동원해 정치적 반대세력과 언론, 노동조직, 시민단체에 집중적인 수사를 감행했다. 반면 대통령 본인과 측근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거나 암장되었다.
Part 2는 “검찰국가 이후, 개혁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구성된다. 참여연대는 ‘수사-기소 분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하며, 검찰조직 내 이너써클 해체, 간부-평검사 간 권력 비대칭 해소, 법무부의 탈검찰화 및 시민참여 사법모델 등 전면적 재설계를 제안한다. 보고서는 법제도 개혁을 넘어 민주주의적 상상력을 복원하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실었다.
보고서 말미에는 시민 집담회 발언과 ‘검찰개혁 응원 메시지’, 제목 공모작 수상작도 수록됐다. "검사의 나라, 시민들이 파면하다"라는 제목은 시민공모를 통해 채택된 문장이다. “수사는 정권을 향하지 않는다, 수사는 시민을 향한다”는 패러디는 지난 3년간의 ‘검찰국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자의식을 상징한다.
참여연대는 보고서 제작을 위한 시민 펀딩, 자료공개청구, 사건DB 구축 등 1년 이상의 작업을 통해 문서 하나하나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일부 검찰청은 여전히 ‘개인정보’ 혹은 ‘당사자가 아님’을 이유로 정보를 비공개 처리했으며, 이 또한 보고서에 별도로 기록되었다. 검찰의 감시를 거부하는 권력의 행태마저도 시민의 아카이브에 남긴 것이다.
검찰개혁은 한때 정치권의 구호였지만, 지금은 시민의 프로젝트로 바뀌었다. 윤석열정부가 무너졌다고 검찰정치가 해체된 것은 아니다. 시민이 검찰을 파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는 이 선언은 ‘제왕적 검찰’을 해체하고 권력기관을 민주화하려는 오랜 투쟁의 연장선이다.
〈검찰⁺보고서〉는 그 투쟁의 기록이며, 동시에 다음 싸움의 이정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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