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릴스·숏츠가 만든 새로운 질서, 알고리즘이 콘텐츠를 결정한다

[KtN 전성진기자]아세안의 온라인 화면은 지금 ‘3강 구도’ 아래 움직인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가 시장을 장악하며 콘텐츠 산업의 권력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세 플랫폼의 경쟁이 단순한 시청률 싸움을 넘어, 이용자의 정체성·소비 행태·브랜드 전략까지 바꾸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틱톡은 이미 동남아의 기본 언어가 되었다. 말레이시아 이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95분, 싱가포르에서는 70%의 도달률을 기록하고 있다. 틱톡의 알고리즘은 짧은 시간 안에 이용자의 관심사를 세밀하게 분류한다. 이용자가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도 머문 시간, 시선의 방향, 스크롤 속도까지 학습한다. 이런 정교한 추천 시스템은 콘텐츠 생산자의 전략을 바꾸고 있다. 싱가포르의 영상 제작사 ‘메타브릿지’ 관계자는 “틱톡은 창작자가 아닌 데이터가 주도하는 플랫폼”이라고 분석한다. 영상의 길이나 완성도보다 ‘0.5초 안에 시선을 붙잡는 첫 장면’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인스타그램 릴스는 브랜드 중심의 확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틱톡보다 이용자 체류 시간은 짧지만, 쇼핑 기능과 연결된 전환율이 높다. 릴스는 이미 ‘발견형 커머스’로 기능하고 있다. 이용자가 브랜드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아도, 피드에 노출된 짧은 영상 속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패션, 뷰티, 식음료 브랜드들이 릴스를 ‘광고보다 자연스러운 세일즈 채널’로 활용하면서, 동남아 전체 인플루언서 시장의 구조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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