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비즈니스의 현실적 해법
[KtN 박채빈기자]2025년 CFDA·보그 패션 펀드(CVFF) 우승 브랜드 ASHLYN은 조용한 럭셔리라는 오늘의 패션 키워드를 누구보다 선명하게 구현하고 있다. 화려한 로고 없이도 시선을 사로잡는 실루엣, 과장 대신 균형감으로 무게를 조절한 디자인, 환경적 책임을 기반으로 한 생산 방식. 이 세 가지 방향성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한 브랜드의 체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ASHLYN이라는 이름의 경쟁력이다. 2025년 CVFF 심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업계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언급한 장면은 우승 브랜드의 수상이 결코 우연적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산업이 요구하는 해법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브랜드 설립자 애슐린 박은 뉴욕을 기반으로 하되,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패턴 메이킹 감각을 다진 경험을 창작의 초석으로 삼는다. 도제 시스템이 남아 있는 패션 현장을 거치며 섬세한 재단 기술을 흡수했고, 서양 드레이핑과 결합해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갖춘 형태를 찾는다. 이러한 경험은 테크닉이 드러나지 않도록 절제된 결과물로 나타나는데, 소비자는 옷을 입는 순간 비로소 그 정교한 구조를 체감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단정하지만, 안쪽에 숨겨진 디테일이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이 같은 설계는 소비자가 의복을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동시대 패션이 요구하는 미학을 가장 설득력 있게 시각화한 사례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ASHLYN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감정적 테일러링이다. 직선과 곡선의 비율을 극도로 정교하게 다듬고, 절개와 여밈의 위치를 통해 착용자 신체 비례를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몸이 지닌 고유한 곡선이 자연스럽게 강조된다. 최근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가 지향하는 방향은 과시적 소비를 거부하고 내면적 품질을 드러내는 것이다. ASHLYN은 이러한 경향 속에서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 옷이 브랜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옷을 입는 사람의 존재감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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