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공기를 바꾸는 도구가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선택

LALALULI. FIND JOY IN LIFE, AND MEANING IN EVERY DAY. 라라루리 대표 이아름.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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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프래그런스 시장에서 소비 목적이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향은 불쾌한 냄새를 가리기 위한 보조 수단이었다. 주거 공간의 냄새를 감추고, 환대의 장치로 쓰였던 향의 역할이 달라졌다. 지금의 한국 소비자는 향을 감정 관리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불안, 집중, 회복, 기대와 같은 감정을 전환하기 위한 방식으로 향을 선택한다. 산업 성장 축이 기술이 아니라 정서로 이동한 상황에서 LALALULI는 감정 경험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변화 속도는 빠르다. 개인화된 소비 환경이 확산되면서 취향의 영역이 섬세하게 분기되고 있다. 주말 여가를 위한 대면문화보다 짧고 반복적인 일상 관리가 우선되는 시기다. 1인 가구 증가, 혼자 보내는 시간 확대, 정서적 안전감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향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일상의 균형을 회복해주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향이라는 제품군은 이전에는 공간의 미적 완성을 위한 요소였으나, 최근에는 개인 심리와 연결된 루틴의 일부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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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그런스 시장에서는 사용 공간이 중요한 변수가 아니게 됐다. 집, 차량, 사무공간, 개인 휴대 물품까지 향의 영향력이 확장된다. 사용자는 이동 동선과 감정 흐름에 따라 향을 배치하고 있다. 출근길 운전대에 손을 올리는 순간, 업무 준비를 마친 오전 책상, 오후 집중이 무너지는 시간, 잠들기 전 스스로를 달래는 의식. 이아름 대표는 이러한 시간 속 감정의 위치 변화에 주목하며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LALALULI는 감정이 분명하게 요청되는 순간들을 관찰하고, 그 순간에 필요한 향을 설계한다. 예민하게 시작되는 새벽의 긴장, 오전 일의 흐름 속에서 필요한 집중과 따뜻한 여유, 오후에 찾아오는 에너지 저하를 이겨내는 활력, 하루를 내려놓는 밤의 정리. 각 시간대가 가진 정서의 특성을 향으로 전환해 사용자가 스스로 감정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정 중심의 기획은 소비자가 향을 스스로에게 사용하는 방식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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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경제가 강화되는 시장에서는 서사가 품질을 대신한다. 소비자가 직접 맡아보지 않고 온라인에서 향을 고르는 결정 과정이 일반화되면서, 브랜드는 향 경험을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 향 노트의 조합을 나열하는 방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용자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감정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LALALULI가 시간 중심 기획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느 순간에 어떤 감정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래그런스 시장은 소비 행위를 통해 개인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선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선물은 마음을 건네는 행위이며, 향은 상대의 감정 관리에 개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LALALULI는 시장 구조와 감정 소비 패턴을 종합 분석하여 선물 플랫폼 중심 판매 전략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선물 수요를 확보하는 것은 초기 브랜드가 존재감을 갖추는 가장 효과적인 시장 진입 방식이다.

LALALULI. FIND JOY IN LIFE, AND MEANING IN EVERY DAY. 라라루리 대표 이아름.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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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 진입 과정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신규 브랜드가 감당해야 할 과제는 명백하다. 첫째, 향의 사용 경험은 개인의 생활 공간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 중심의 초기 시장 환경에서 충분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감정 경험은 비교 기준이 불분명하다. 향이 불러오는 감정의 변화가 충분히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하고, 사용자는 그 변화가 자신에게도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셋째, 감정 중심의 브랜드는 서사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모든 접점에서 같은 감정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아름 대표는 제품을 판매하기에 앞서 감정 경험을 선명하게 만드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플라워 디자인을 기반으로 축적해온 미적 감각과 향에 대한 이해를 결합해 시각적 기억을 강화하고 있다. 오브제 디자인을 통해 향을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상태로 구현하고, 손으로 직접 떨어뜨리는 사용 방식은 감정 전환 행위에 물성을 부여한다. 사용자는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행위만으로도 감정을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는 감각을 얻게 된다. 이아름 대표는 그 지점을 LALALULI가 가진 브랜드 핵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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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래그런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의 성숙도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 중심으로만 움직이던 유통 구조가 변화했고, 고양시와 같은 배후도시에서도 감각 산업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다. 지역 산업 지원 체계는 초기 창업자의 리스크를 경감시키고 있으며, 프래그런스 시장처럼 제조 비용이 비교적 낮은 산업에서 여성 창업자의 활발한 진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아름 대표의 창업 준비 방식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소비자가 향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향은 감정 관리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격 부담은 높지 않고, 경험 가치는 크기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지출이 유지된다. 향을 구매하는 행위는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주는 셀프케어의 연장이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하는 감정적 안전장치다. 바로 이 부분이 프래그런스 산업의 성장성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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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중심이 되는 소비 환경에서는, 정서적 변화를 정확하게 제시하는 브랜드가 우위를 확보한다. LALALULI는 사용자 경험의 언어를 감정에 두고, 향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감정경제 시대의 브랜드는 제품보다 경험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LALALULI는 이 원칙을 가장 앞단에서 실험하고 있다.

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이지만, 사람의 태도를 선명하게 바꾸는 제품이다. 한국 프래그런스 산업은 감정의 언어를 설계하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LALALULI가 그 변화를 정확히 읽고 전략을 세운 브랜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시장은 감정의 변화를 필요로 하고, 향은 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가장 간결한 제품이다. 감정경제 중심에서 프래그런스의 의미가 강화되고 있는 지금, LALALULI는 그 변화의 중심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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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사라지는 순간, 감정은 남는다. 한국 시장에서 프래그런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감정이 필요한 순간 손에 닿을 수 있는 브랜드가 앞으로 이 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다. LALALULI는 감정의 흐름을 가장 가깝게 파악하고 있으며, 감정경제의 새로운 지표를 설정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프래그런스가 감정 산업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에서, LALALULI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시간 기반 프래그런스

시간대 설정 제품명 상정 감정 상태 주요 사용 공간 예시 향 구성 특징
05:30 MISTY GREEN 530 고요함, 집중 준비 아침 세면대·운동 전 차량 녹차 계열 중심의 맑은 톤
10:00 GOLDEN HOUR 100 에너지, 기대감 사무실 책상·출근 직전 공간 금목서·허브 조합의 은은한 활력
16:30 AURUM MOSS 430 리듬 유지, 심리 안정 카페형 라운지·작업 공간 플로럴과 이끼가 어우러진 잔향
21:30 SANTAL MUGWORT 930 휴식, 긴장 완화 침실·거실·욕실 주변 샌달우드·쑥 계열의 포근한 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