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박준식기자]한국에서 만들어진 창작 기반 IP가 해외 기업과 직접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는 여전히 많지 않다. 전시와 SNS 중심의 노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급망과 마케팅을 포함하는 실무 영역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현지 산업 구조와 법적 조건을 정확하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캐릭터링크는 K-아트 IP ‘달리인문쉐도우’를 기반으로 베트남과 폴란드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업 지형을 확장하고 있다.

캐릭터링크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의류 브랜드 CANIFA와 패션잡화 부문 협력 MOU를 체결했다. CANIFA는 베트남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며, 가족 고객과 젊은 이용층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브랜드다. 이번 협력은 달리인문쉐도우의 이미지 디자인을 제품 제작 단계까지 연결하기 위한 논의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협약 체결 이후에는 제품군 설정, 생산 공정 검토, 출시 일정 등에 관한 실무 조율이 이어질 예정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CAIROI & Beyond와 협업 MOU를 체결했다. CAIROI & Beyond는 독일 유통과 마케팅 채널을 확보한 기업으로, 독일 시장 내 브랜드 노출 확대가 목표다. 독일은 콘텐츠 및 패션 제품에 대한 검증 단계가 다양한 시장으로, 해외 IP가 독자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이 있다. 캐릭터링크는 협력 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팝업스토어, 프로모션, 반응 조사 등 단계적 접근을 시도할 계획을 세웠다.

두 나라에서 진행되는 협력 방식은 성격이 다르다. 베트남 협력은 제품 제작과 공급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폴란드 협력은 독일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장을 위한 마케팅 구조다. 협업 방식의 차이는 달리인문쉐도우 IP가 여러 산업적 요구에 맞춰 변형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국가별로 시장 속성에 맞는 진입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 방식의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캐릭터링크는 2024년 이후 쿠알라룸푸르, 스톡홀름, 상하이, 홍콩, 울란바토르, 리야드, 베이징, 이스탄불, 마드리드, 바르샤바 등 11개 도시에서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다. 각 도시의 문화 환경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달라지는 전개 방식을 기반으로 현장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캐릭터링크는 이 과정을 통해 콘텐츠 IP가 다른 도시의 공공장소와 소비 공간에서 어떻게 수용되는지를 직접 관찰해 왔다.

달리인문쉐도우는 선명한 노란 실루엣 이미지로 구성된 캐릭터 아트 IP다. 시각적 단순성이 강조된 이미지는 각종 제품 디자인에 적용하기 용이하며, 공공장소 노출에도 부담이 적다. 캐릭터링크는 이러한 시각적 특성을 활용해 전시뿐 아니라 실생활 공간에서의 노출을 확대하는 방식을 운영해 왔다. 패션, 문구, 생활잡화 등 다양한 제작 분야 충돌이 적어 협력 기업 입장에서도 도입 부담이 낮다.

캐릭터링크가 5개국 이상에서 상표권 출원을 진행해 온 점은 협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다. 국제 협업에서는 상표권 보호, 저작권 범위 설정, 디자인 활용 허용 범위 등이 기본 협상 요건이 된다. 국가별 법적 보호 체계가 달라 정확한 사전 대응이 필요하며, IP 산업화 과정에서 이 단계는 필수 절차다.

캐릭터링크는 해외 협력 과정에서 도시별 소비 환경을 분석하고 있다. 베트남과 독일 소비자층의 브랜드 인식, 가격 수용도, 제품 주기 등은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다. 캐릭터링크는 시장 조사와 SNS 확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별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협업이 실무로 진행될수록 도시별 정보가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데이터로 축적된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창작자 중심 IP가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 협력 구조가 필수적이다. 캐릭터링크는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해외 유통망 접근권을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IP 활용 범위 확대 여부는 향후 계약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조태연 대표는 현장 중심 운영 방식에 대해 여러 도시에서의 관찰을 바탕으로 사업화를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달리인문쉐도우 프로젝트는 단정적 성과로 평가되기보다, 사업화 과정이 실제 협력 구조에 도달하고 있는 단계로 기록된다. 해외 기업과의 계약 체결은 IP가 현실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받는 과정이며, 향후 결과는 제품 출시 및 소비자 반응에 따라 확인될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흐름은 협업 범위가 국가별로 확장되고 있으며, 유형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창작 기반 콘텐츠가 국제 시장에서 산업적 협력 구조를 갖추는 흐름은 K-콘텐츠 확장 방식의 하나를 보여준다. 캐릭터링크는 베트남과 유럽 지역에서 실무적 접점을 구축하며 IP의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가 있다. 앞으로 도시별 반응과 유통 실험이 축적될 경우, IP가 실제 제품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