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박준식기자]캐릭터링크는 창작 기반 IP가 국제 시장에서 산업적 구조를 갖추기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직접 증명해 온 사례다. 달리인문쉐도우를 중심으로 진행된 글로벌 활동은 단순 전시 일정의 나열이 아니라 협업 방식, 도시 환경, 소비 문화의 차이에 기반한 운영 전략이었다. 해외에서의 반응과 협력 성과는 도시마다 다르게 나타났으며, 캐릭터링크는 그 차이를 분석하고 누적하며 확장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조태연 대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도시는 관객이자 실험 공간”이라는 개념을 유지해 왔고, 11개 도시는 그 실험이 실제 경제 활동과 연결되는 과정이 기록된 무대였다. 캐릭터링크가 구축한 확장 구조는 K-아트 IP가 해외에서 진입하고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준다.

캐릭터링크는 2024년 이후 쿠알라룸푸르, 스톡홀름, 상하이, 홍콩, 울란바토르, 리야드, 베이징, 이스탄불, 마드리드, 바르샤바, 호치민까지 총 11개 도시에서 달리인문쉐도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도시들은 각기 다른 문화 환경과 소비 방식,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IP 적용 영역도 전시, 상업 공간 설치, 브랜드 협업 등으로 구분된다. 캐릭터링크는 도시별 전략 차이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기획, 제작, 공급의 단계적 연결을 지속해 왔다.

첫 번째 그룹은 매장 접근형 도시다. 쿠알라룸푸르와 상하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도시는 상권 중심 상업 공간 활용이 적극적이며, 이미지 기반 IP가 소비자의 시선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캐릭터링크는 이 도시들에서 달리인문쉐도우를 의류, 액세서리, 리빙 제품 디자인 등 소비재와 결합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조태연 대표는 상업 공간에서의 노출과 제품 적용 실험이 초기 파트너십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의 관심이 즉각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작과 공급이 연결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두 번째 그룹은 공공장소 중심 확산형 도시다. 스톡홀름, 울란바토르, 마드리드 등이 해당한다. 이 도시들은 거리나 광장, 문화시설 등 공공 영역에서 시민의 참여 행위를 확인하기 쉬운 구조다. 캐릭터링크는 스톡홀름 중심부 광장에 설치물을 배치해 시민 참여를 관찰했다. 스톡홀름 시민은 적극적으로 촬영·공유하기보다 작품을 감상하고 의미를 추론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감상 중심 행동은 단기 노출 효과는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시 문화 경험의 일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 인지 형성의 질적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세 번째 그룹은 시장 검증형 전략 도시다. 바르샤바와 호치민이 대표적이다. 바르샤바는 독일 시장 진입을 위한 교차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 CAIROI & Beyond와 체결된 MOU는 독일 유통과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기 위한 구조이며, 팝업스토어와 프로모션을 통해 실제 소비자의 반응을 계량화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된다. 호치민은 SNS 기반 확산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 참여가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도시로, 사진 촬영과 공유를 통해 온라인 노출이 자동적으로 증가했다. 조태연 대표는 이러한 환경적 배경이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구분은 단순한 분류 작업이 아니라 실제 사업 전개에서 적용된 전략적 선택이었다. 각 도시에서 확보된 데이터는 협업 기업과의 실무 논의에 활용되며, 그 과정에서 파트너십 단계가 구체화된다. 캐릭터링크는 베트남 CANIFA와의 협업을 통해 제조 기반 연결을 확보했고, 폴란드 CAIROI & Beyond와의 협업으로 유럽 유통 접근권을 마련했다. 협업 방식이 도시별로 다른 것은 달리인문쉐도우의 활용 범위가 유연하게 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외 시장에서 IP를 산업화하기 위한 핵심은 상표권 보호와 저작권 관리다. 캐릭터링크는 5개국 이상에서 상표권 출원을 진행해 왔으며, 법적 보호 체계를 기반으로 협업 확장을 준비했다. 국가별 법률은 콘텐츠 사업화에서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IP 가치를 명확히 증명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조태연 대표는 “법적 보호 체계가 없으면 협력 논의도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IP 산업화의 필수 단계다.

달리인문쉐도우는 이미지 단순성과 활용 범위가 넓은 시각적 특성이 있다. 캐릭터링크는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전시 중심 IP가 아닌, 생활권에 기반한 IP로 접근하고 있다. 노란 실루엣 이미지가 도로, 건물, 상점, 이동 동선에서 자연스럽게 인지되도록 구성하면서, 도시 환경에서의 수용 방식을 직접 검토했다. 관람객이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아도 이미지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는 IP 확산을 자연화하는 기술적 전략이다.

도시 확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기록된 정보는 소비자 반응 데이터다. 게시물 수 증가, 촬영 위치, 시간을 분석하면 어느 공간이 더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링크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도시에서 어떤 제품군이 수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류 제품은 상업지구 중심, 생활잡화 제품은 거주지와 가까운 공간에서 더 강한 반응을 보이는 패턴이 확인되었다.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은 캐릭터링크의 방식이 K-콘텐츠의 새로운 확장 모델로 기록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K-팝, K-드라마, K-게임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것과 달리, 창작 기반 아트 IP는 아직 초기 시장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캐릭터링크는 현장 기반 검증→협업 연결→제품화 검토라는 산업적 절차를 직접 실행하고 있다. 방식 자체가 결과만큼이나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는 이유다.

조태연 대표는 11개 도시에서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전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협업 범위는 단순 제품 제작을 넘어 공간 브랜딩, 콘텐츠 행사 구성, 캐릭터 기반 공공 프로젝트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캐릭터링크는 도시별 소비 문화 차이를 반영한 아이템별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이며, 파트너십도 단계별로 발전하고 있다. 해외 기업과의 후속 논의가 제품 출시로 이어질 경우, 실제 매출과 시장 영향력 분석이 가능해진다.

달리인문쉐도우 글로벌 프로젝트는 현재 도시 기반 확장 단계의 중간 기록에 해당한다. 이미 확장된 범위와 진행 중인 협력은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며, 동시에 IP 사용 구조를 정비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협업 파트너의 산업적 역량과 지역 거리 환경이 결합하면 실제 결과가 확인될 수 있다. 캐릭터링크는 실험성을 유지하며 산업적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캐릭터링크 사례는 창작 기반 IP도 도시 환경과 상업 네트워크에 연동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달리인문쉐도우 프로젝트는 확실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산업적 실험이 성과를 향해 이동하는 과정을 증명하는 기록으로 계속 축적되고 있다. 앞으로 추가될 도시와 협업은 이 기록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