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하 도시 회화가 제시하는 글로벌 시장의 방향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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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2025년 세계 미술시장은 다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있다. 기술과 자본이 주도해온 지난 흐름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예술의 가치 판단 기준이 감정의 호소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 The Contemporary Art Market Report(이하 ‘2025리포트’)는 감정 기반 회화가 글로벌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인간의 시선으로 도시를 읽어낸 회화가 시장에서 높은 선호를 얻는 이유도 그 감정적 설득력에 있다. 이 변화 속에서 권대하의 뉴욕 진출은 단순한 지리 이동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뉴욕은 오늘의 도시 감정을 가장 민감하게 드러내는 국제 무대다. 이민, 자본, 속도, 불평등 등 도시 문제의 핵심이 가장 먼저 시각예술로 변환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2025리포트는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뉴욕의 영향력이 여전히 절대적임을 확인시키며, 특히 ‘도시적 감정’을 다루는 회화가 컬렉터와 기관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하 회화가 뉴욕을 장기 활동 무대로 정한 선택은 시대 흐름과 정확히 접속한다.

우리 엄마_61.0×50.0cm_Pastel on Canvas_2024. 권대하 작가.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우리 엄마_61.0×50.0cm_Pastel on Canvas_2024. 권대하 작가.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권대하는 오랜 시간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을 발전시켜 왔다. 야경을 소재로 한 도시 회화는 빛의 물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왔고, 최근 작업에서는 감정 요소가 더욱 선명해졌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 중 하나가 우리 엄마(61.0 × 50.0cm, 2024)다. 이 작품은 도시가 품는 정서의 출발점으로 ‘사람’이 놓여 있음을 확인시킨다. 도시라는 거대한 구조를 배경으로 삼아온 회화에서, 권대하는 감정의 원천을 삶의 기억으로 되돌린다. 개인적 기억이 작품에 자리한 순간, 그 감정은 도시 속 감정의 대리 체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2025리포트가 강조한 또 하나의 핵심은 ‘공감의 확장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편적 감정에 닿는 회화가 지닌 힘은 단순한 감상 차원을 넘어, 작품을 통한 정서적 회복으로 연결된다. 팬데믹 이후 도시 거주자의 심리적 상처는 예술에서 치유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고, 회화는 그 요구에 직접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매체로 평가된다. 권대하가 빛을 통해 불안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내온 작업 방식은 뉴욕을 비롯한 글로벌 도시 관람객에게 빠르게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에서의 활동은 또한 권대하 회화의 시각 언어를 확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도시의 구조와 속도는 감정과 결합하며 새로운 미학적 도전을 요구한다. 권대하의 회화가 그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빛을 단순한 시각요소가 아닌 감정의 매개체로 규정해왔기 때문이다. 뉴욕이라는 도시의 긴장과 불확실성, 그리고 희망은 빛의 변화 속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권대하는 그 변화의 언어를 이미 오랫동안 구사해 왔다.

한국 도시 회화가 세계로 나아가는 흐름에서 권대하의 위치는 분명하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도시 특유의 감정성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기능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의 압축 성장 경험과 도시인의 정서 구조를 포착해온 작업은 뉴욕이라는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맥락을 준비하고 있다. 예천에서부터 서울을 거쳐 뉴욕에 이르는 흐름은 공간 이동이자 감정 이동의 궤적이다. 그 궤적이 가지는 깊이가 바로 시장에서 공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이다.

전략은 단순히 시장 접근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권대하에게 전략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다. 감정이 시장에서 자원으로 취급될 때, 그 자원이 어떻게 축적되고 확장되는지에 대한 답이 그의 회화 속에 저장되어 있다. 도시의 빛이 만들어내는 기억과 감정은 국적이나 언어의 장벽을 넘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보편성이다. 감정의 설득력은 세계 어디에서나 유효한 언어로 기능한다.

권대하, 신풍미술관 초대전 “도시, 빛으로 그리다-서울에서 뉴욕까지” 사진=권대하 작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권대하, 신풍미술관 초대전 “도시, 빛으로 그리다-서울에서 뉴욕까지” 사진=권대하 작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권대하가 준비 중인 뉴욕 활동은 한국 도시 회화가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시를 통해 세계 관람객이 권대하의 도시 감정을 직접 경험하게 될 때, 회화는 다시 세계 도시의 공통 언어가 될 수 있다. 예천에서 시작된 감정이 뉴욕에서 확장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는 전통적인 중심지-주변지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2025년 미술 시장은 감정의 전략을 요구한다.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회화가 세계 무대에서 선택될 것이다. 권대하 회화는 빛이라는 시각언어를 통해 감정의 뉴런을 연결한다. 도시를 감각의 풍경에서 감정의 풍경으로 이동시키는 작업. 이 흐름이 뉴욕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할 시점이다. 세계도시의 감정을 회화로 기록하는 작가가 한국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히 기대할 만한 변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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