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차 가해 피의자 구속…방치됐던 범죄에 첫 제동
허위정보·음모론 유포에 구속 수사, 사회적 참사 피해자 보호의 기준 세워
[KtN 최기형기자]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조롱과 비방을 반복해 온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가 실제 구속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 피해자 보호와 책임 추궁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법원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의자는 참사와 관련해 “조작”, “연출”, “마약 테러”, “시신은 리얼돌” 등의 주장을 담은 영상과 게시글 약 700건을 제작·유포하며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고 비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구속은 이태원 참사 이후 지속돼 온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국가가 그 범죄성을 명확히 인정하고, 신병 확보라는 실질적 조치에 나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2차 가해는 ‘의견 표명’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돼 왔지만, 수사기관은 이를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생존권을 직접 침해하는 범죄로 판단했다.
수사당국은 이번 구속이 전담 수사체계 구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범죄를 전담하기 위해 ‘2차가해범죄수사과’를 신설해 관련 사건을 집중 수사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반복성과 악의성이 명확한 사례에 대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는 참사의 원인과 사인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허위정보가 확산됐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조롱·모욕·비난이 이어져 왔다. 국정조사와 수사, 재판, 정부 합동감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됐음에도, 음모론과 허위 주장은 멈추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이러한 2차 가해로 인해 애도와 회복의 시간 자체가 훼손됐다고 호소해 왔다.
2차 가해의 영향은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 허위사실과 음모론은 사회적 합의를 흔들고, 참사와 희생자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켜 사회적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붕괴시킨다. 이는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공동의 책임과 연대를 약화시키는 행위로 평가된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그동안 다수의 2차 가해 사례를 수사기관에 제보하며 엄정한 대응을 요구해 왔다. 이들 단체는 이번 구속을 계기로 2차 가해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식적인 사과나 반성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반복적·조직적 가해에 대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사기관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전담 수사체계를 일시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최소한의 존엄과 평온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태원 참사는 특정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참사다. 이번 첫 구속이 2차 가해를 용납하지 않는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수사와 사법 대응의 지속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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