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건강한 여성, 아름다움의 기준을 바꾸다

전성분표를 아는 것에서 함량·제형·노출·완제품 근거를 구분하는 소비로

[인터뷰] 신영미 대표 “K-뷰티 다음 경쟁은 원료와 제형”.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터뷰] 신영미 대표 “K-뷰티 다음 경쟁은 원료와 제형”.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을 집어 든 여성의 손이 포장 뒷면으로 향한다. 제품 이름과 광고 문구를 읽은 뒤 전성분표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에 제품명을 입력한다. 낯선 성분에는 빨간 표시가 붙고, 익숙한 식물 추출물 옆에는 진정과 보습을 뜻하는 설명이 나온다. 짧은 영상과 사용 후기, 생성형 인공지능에도 같은 성분을 검색한다.

성분을 살피는 소비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광고만으로 제품을 고르지 않겠다는 변화다. 화장품을 바른 뒤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웠던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전성분표는 다음 제품을 선택하는 기록이 된다. 임신과 수유, 알레르기, 피부질환, 폐경 전후의 건조함처럼 개인의 조건에 따라 피하고 싶은 성분을 확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성분 이름을 많이 안다고 화장품 전체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성분표는 제품의 구성 원료를 알려주지만 각 성분의 정확한 함량과 품질, 추출법, 원료의 순도, 제조 공정, 피부에 적용했을 때의 결과까지 설명하지 않는다. 같은 성분명이 적혀 있어도 제품의 제형과 사용 부위, 사용량에 따라 피부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화장품 리터러시는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을 나누는 목록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성분에 관한 정보가 어느 조건에서 얻어졌는지, 소비자가 사용하는 최종 제품에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능력에 가깝다.

전성분표는 처방전이 아니다

2026년 4월 시행된 화장품법은 화장품 외부 포장에 제품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기재하도록 규정한다. 제조 과정에서 제거돼 최종 제품에 남지 않은 성분이나 원료 자체에 부수적으로 포함된 극소량 성분 등에는 제한적인 예외가 적용된다. 제품명과 책임판매업자, 제조번호, 사용기한, 사용상의 주의사항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전성분 표시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넓히고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원인 성분을 추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전성분 표시가 시행됐다.

포장에 적힌 성분명만으로 제품의 처방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다. 법은 사용된 성분의 이름을 표시하도록 하지만 일반 화장품의 모든 성분에 정확한 배합 비율을 함께 적도록 요구하지는 않는다. ‘병풀추출물’,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가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성분이 어느 정도 들어갔는지 알기 어려운 이유다.

한 원료도 단일 물질로만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식물 추출물에는 추출물을 녹이거나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물과 글리세린, 용매, 보존 성분이 함께 들어갈 수 있다. 브랜드가 구매한 복합원료의 이름과 소비자가 포장에서 읽는 개별 성분명 사이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추출물 함량과 식물에서 얻은 고형분 함량도 같은 숫자가 아니다. ‘병풀추출물 50%’라고 적힌 제품에서 50%가 순수한 유효성분을 뜻하는지, 물과 용매가 포함된 추출액 전체를 뜻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식물의 종과 사용 부위, 추출용매, 지표성분이 달라지면 같은 식물 이름을 사용한 원료도 조성이 달라질 수 있다.

제품 앞면에 크게 적힌 원료와 전성분표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 광고에서 강조한 성분이 들어갔다는 사실과 피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농도로 들어갔다는 판단은 다르다. 특허 원료라는 표현도 해당 원료나 제조 공정에 특허가 존재한다는 뜻일 수 있으며, 판매하는 완제품의 효능 전체가 특허로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화장품 광고는 사실과 관련된 표현을 뒷받침할 실증자료를 갖춰야 하며 원료나 특허에 관한 설명이 완제품의 효능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화장품산업을 정교한 과학에 뿌리를 둔 분야로 보고, 성분 이름을 아는 수준에서 멈추지 말고 피부 위에서 작용하는 원리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화장품산업을 정교한 과학에 뿌리를 둔 분야로 보고, 성분 이름을 아는 수준에서 멈추지 말고 피부 위에서 작용하는 원리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성분의 위험성과 제품의 위험은 같은 말이 아니다

화장품 성분 정보에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은 성분이 지닌 유해 가능성과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의 위험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한 물질이 높은 농도나 특정 노출 조건에서 자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물질이 들어간 모든 화장품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 안전성 평가는 배합 농도와 사용량, 사용 부위, 씻어내는 제품인지 피부에 남기는 제품인지, 하루 사용 횟수와 사용 기간을 함께 고려한다.

유럽연합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ientific Committee on Consumer Safety·SCCS)의 화장품 원료 안전성 평가 지침도 독성 정보만 따로 보지 않는다. 피부와 눈, 흡입을 통한 노출,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할 때의 누적 노출, 어린이의 연령별 사용 조건까지 평가 범위에 포함한다. 동일한 성분도 얼굴에 소량 바르는 크림과 넓은 부위에 반복 사용하는 바디 제품, 공기 중으로 분사되는 스프레이에서 노출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세정제에 들어간 성분은 짧은 시간 피부와 접촉한 뒤 물로 씻겨 나간다. 크림과 선크림은 수시간 피부에 남을 수 있다. 립 제품은 사용 과정에서 일부를 섭취할 가능성이 있고, 눈 주위 제품은 점막과 가까운 부위에 사용된다. 외음부 세정제는 얼굴용 세안제와 사용 부위의 민감도가 다르다.

어린이와 임신부, 피부질환이 있는 소비자에게도 같은 제품이 동일하게 맞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허용된 성분이라는 사실은 정해진 사용 조건에서 안전성 관리가 이뤄진다는 의미이며 모든 사람이 어떤 농도와 방법으로 사용해도 반응이 없다는 보증은 아니다.

반대로 특정 소비자에게 자극이 나타났다는 경험만으로 해당 성분을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물질로 규정할 수도 없다. 알레르기와 자극 반응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노출 농도, 함께 사용한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계면활성제를 빼면 세정도 사라진다

계면활성제는 화장품 성분 논쟁에서 자주 유해 성분으로 묶인다. 물과 기름의 경계에서 작용하는 성질을 이용해 피부의 피지와 메이크업, 오염물질을 물로 씻어낼 수 있게 한다. 물과 오일을 하나의 크림으로 유지하는 유화 과정에도 사용된다.

계면활성제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세정제의 자극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용한 계면활성제의 종류와 조합, 농도, 제품의 산도, 세정 시간과 물의 온도가 피부 반응에 함께 영향을 준다. 강한 세정 제품을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건조하고 따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세정 기능이 필요한 제품에서 계면활성 기능을 완전히 없애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라는 표현도 자동으로 저자극을 뜻하지 않는다. 원료의 출발 물질이 식물인지 석유화학 물질인지와 최종 성분의 피부 자극 가능성은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식물에서 출발한 성분도 화학적 가공을 거칠 수 있으며 합성 성분도 정제와 안전성 평가를 거쳐 화장품에 사용된다.

신영미 ㈜에스와이멤코스메틱 대표는 소비자들이 성분을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변화와 함께 잘못된 정보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세정 제품에 필요한 계면활성제를 종류와 사용 조건을 구분하지 않은 채 모두 나쁜 성분으로 보는 인식은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계면활성제를 둘러싼 판단은 성분의 존재 여부보다 사용 뒤 피부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세안 직후 지나치게 당기거나 따갑고, 붉은기와 각질이 반복된다면 세정력과 사용 횟수를 낮출 필요가 있다. 순한 제품이라는 광고만 믿기보다 자신의 피부에서 나타난 반응을 기록해야 한다.

방부제는 제품 안에서 유해 미생물이 증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방부제는 제품 안에서 유해 미생물이 증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방부제 없는 화장품이 더 안전하다는 착시

수분이 들어간 화장품은 제조와 충전, 유통, 소비자의 사용 과정에서 세균과 곰팡이, 효모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손가락을 용기에 넣거나 욕실의 습한 환경에 제품을 두는 행동도 미생물 유입 가능성을 높인다.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화장품은 소비자에게 위해를 줄 수 있어 제조사는 제품의 보존 체계와 미생물 안전성을 관리해야 한다.

방부제는 제품 안에서 유해 미생물이 증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방부제가 모든 농도에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며 허용 성분과 사용 한도, 제품 유형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방부제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제품이 되지 않고, 방부제를 넣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제품이 되지도 않는다.

‘무방부제’ 제품에도 보존 기능을 수행하는 다른 성분이나 항균성을 가진 복합원료가 들어갈 수 있다. 에어리스 용기와 일회용 포장, 낮은 수분활성도, 산도 조절을 통해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제품도 있다.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부분은 특정 방부제 이름의 유무만이 아니라 제품이 사용기한까지 미생물 오염을 막는 체계를 갖췄는지다.

천연 성분을 많이 사용하거나 전통적인 방부제를 쓰지 않은 제품은 오히려 오염 가능성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비전통적인 보존 체계를 사용하거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에서 오염 위험을 고려해야 하며,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매장 테스터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보다 오염 가능성이 높다고 안내한다.

제품의 냄새와 색, 점도가 달라지고 내용물이 분리되거나 용기가 팽창했다면 사용을 중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용기한이 남아 있어도 손과 물이 자주 닿았거나 고온에 장기간 보관된 제품은 처음 상태와 달라질 수 있다.

천연·유기농이 안전성의 등급은 아니다

식물 이름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안전한 인상을 준다. 병풀과 녹차, 장미, 라벤더, 티트리, 프로폴리스가 전면에 적힌 제품은 화학명으로 구성된 제품보다 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원료의 출처만으로 안전성을 결정할 수는 없다. 식물에는 알레르기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존재할 수 있고, 에센셜오일은 농도와 산화 상태에 따라 피부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물도 해당 식물의 고유 성분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미국 화장품 규정에서 ‘천연’은 화장품 표시를 위한 별도의 안전성 등급으로 정의돼 있지 않다. 천연 또는 유기농 원료를 선택했다는 사실도 제품이 안전하다는 보증이 아니며 제조·판매자는 원료의 출처와 관계없이 의도한 사용 조건에서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합성’이라는 말도 위험성을 뜻하지 않는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과 동일한 구조를 공정에서 합성할 수 있고, 식물에서 불순물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제거해 정제한 원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천연과 합성이라는 이분법보다 원료의 규격과 순도, 사용 농도, 제품 전체의 안전성이다.

‘무향’과 ‘향료 무첨가’도 같은 뜻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료 자체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 기능을 가진 성분을 사용하거나, 식물 추출물과 에센셜오일이 향을 낼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는 ‘무향’ 표시 제품과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도 향과 관련된 성분이 존재할 수 있어 민감한 소비자는 전성분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화장품 광고에는 ‘논문으로 확인된 성분’, ‘특허받은 원료’, ‘인체적용시험 완료’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세 표현은 서로 다른 증거를 뜻한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화장품 광고에는 ‘논문으로 확인된 성분’, ‘특허받은 원료’, ‘인체적용시험 완료’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세 표현은 서로 다른 증거를 뜻한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원료 논문과 완제품 효능 사이

화장품 광고에는 ‘논문으로 확인된 성분’, ‘특허받은 원료’, ‘인체적용시험 완료’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세 표현은 서로 다른 증거를 뜻한다.

논문은 특정 원료와 농도, 시험 조건에서 얻은 결과를 공개한다. 세포에 원료를 처리해 염증 관련 지표가 낮아졌다는 결과와 사람이 크림을 바른 뒤 피부 붉은기가 줄었다는 결과는 같은 단계에 있지 않다. 동물실험에서 상처 회복과 관련된 변화가 나타났더라도 일반 화장품의 피부 재생 효능으로 바로 옮길 수 없다.

특허는 새로운 물질과 조성, 공정, 용도에 일정 기간 권리를 부여한다. 등록 특허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원료의 모든 효능과 안전성이 공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허 심사와 화장품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는 목적과 절차가 다르다.

인체적용시험도 시험 제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원료만 시험했는지 판매하는 완제품과 같은 처방을 시험했는지 구분해야 한다. 참여자의 수와 연령, 피부 상태, 사용 기간, 대조군, 측정 방법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바른 직후 피부 표면의 수분량이 높아진 결과와 수주 동안 사용한 뒤 피부장벽 기능이 달라진 결과도 의미가 다르다.

유럽의 화장품 원료 안전성 평가는 문헌 검토와 독성 정보, 실제 노출량, 피부 자극과 감작성, 유전독성 등을 종합한다. 최신 지침은 비동물 시험법과 컴퓨터 예측, 여러 자료를 통합하는 차세대 위험평가 방식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 편의 논문이나 하나의 시험 결과만으로 원료의 안전성을 확정하지 않는 구조다.

같은 성분도 제형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

글리세린은 수분을 붙잡는 보습 성분으로 널리 사용된다. 글리세린이 들어간 모든 제품의 보습력과 사용감이 같지는 않다. 물과 오일의 비율, 피부 표면의 수분 증발을 줄이는 성분, 유화 방식, 바른 뒤 형성되는 막이 함께 작용한다.

히알루론산도 분자량과 가공 방식, 배합 농도에 따라 제형의 점도와 피부 표면에서의 감촉이 달라질 수 있다. 세라마이드는 종류와 함께 콜레스테롤, 지방산과의 조합을 살펴야 한다. 식물 추출물은 색과 향, 불순물, 산화 안정성이 완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분 애플리케이션은 전성분 목록을 빠르게 분류할 수 있지만 같은 성분이 어느 농도로 들어갔고 다른 원료와 어떤 제형을 형성했는지 알기 어렵다. 씻어내는 제품과 피부에 남기는 제품의 차이도 단일 점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성분 하나의 등급을 제품 전체의 등급으로 옮기는 순간 처방의 역할이 사라진다. 자극 가능성이 알려진 향료가 들어간 제품도 모든 소비자에게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으며, 저자극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도 특정 개인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화장품의 품질은 좋은 성분의 합계가 아니다. 세정력과 보습력, 발림성, 안정성, 미생물 안전성, 용기와의 적합성이 함께 맞아야 한다. 소비자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감촉과 가격도 장기적인 사용 결과에 영향을 준다.

피부 반응은 앱의 점수보다 개인의 기록에 남는다

제품 사용 뒤 붉은기와 가려움이 나타났다면 전성분표는 원인을 찾는 출발점이 된다. 같은 시기에 여러 제품을 바꿨다면 어느 제품과 성분이 반응을 일으켰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새로운 제품은 기존 관리에 하나씩 추가하고 사용 날짜와 부위, 횟수, 함께 사용한 제품을 기록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자극이 발생했을 때 제품명을 기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성분표와 제조번호, 사용기한을 남기면 의료진과 상담하거나 제조사에 이상반응을 알릴 때 활용할 수 있다.

얼굴 전체에 사용하기 전 작은 부위에 제품을 시험하는 방법도 있다. 팔 안쪽의 작은 부위에 실제 사용량을 하루 두 차례 7∼10일 동안 적용하고 붉어짐과 가려움, 부종을 살피는 방식이 안내돼 있다. 씻어내는 제품은 실제 사용 시간과 비슷한 조건으로 시험해야 한다.

가정에서 하는 소면적 사용시험이 알레르기와 자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얼굴과 눈가, 입술, 외음부는 팔과 피부 조건이 다르고 햇빛이나 다른 화장품과 함께 사용할 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가려운 발진이 반복되면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의학적 첩포검사로 접촉 알레르기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화장품 리터러시는 기업의 책임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하는 건강 리터러시는 정보를 단순히 읽는 능력에 머물지 않는다. 정보를 찾고 이해하며 신뢰성을 평가한 뒤 자신의 건강과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소비자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이해 가능한 정보와 제도를 제공하는 조직의 책임도 함께 강조된다.

화장품 리터러시도 소비자 개인에게 전성분표를 공부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원료 함량과 시험 조건을 모호하게 숨기고 ‘특허’, ‘임상’, ‘천연’, ‘무첨가’라는 단어만 크게 제시한다면 소비자는 제한된 정보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는 강조 원료가 어느 형태로 들어갔는지, 원료 연구와 완제품 시험 가운데 어느 근거를 사용했는지,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나 오래 시험했는지 밝혀야 한다. ‘피부에 좋은 성분’이라는 표현보다 제품이 수행한 시험과 확인하지 못한 범위를 나누는 설명이 필요하다.

성분 분석 플랫폼과 생성형 인공지능도 단일 점수와 단정적인 답변보다 정보의 출처와 평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금지 성분과 제한 성분, 개인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 허용 범위 안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성분을 같은 위험 목록에 넣으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린다.

건강한 여성은 모든 화학명을 외우는 여성이 아니다. 낯선 이름을 발견했을 때 성분의 역할과 농도, 사용 부위, 노출 조건을 함께 살피고 원료 연구와 완제품 효능을 구분할 수 있는 여성이다.

전성분표는 제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제품의 품질과 효능을 모두 결론 내리는 최종 판정표는 아니다. 화장품을 더 안전하게 선택하는 능력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성분을 무조건 피하는 데서 생기지 않는다. 성분이 제품 안에서 수행하는 기능과 실제 사용 조건을 읽고, 자신의 피부 반응을 기록하며, 기업이 제시한 근거가 판매하는 완제품까지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