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 규운기자]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2025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공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다. 처음에는 화려한 외형이 시선을 끌었다. 14K 옐로골드, 86개의 다이아몬드, 17개의 블루 사파이어, 굵은 글씨와 입체 장식이 한꺼번에 올라간 반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은 다른 쪽으로 옮겨갔다. 왜 86개인지, 왜 17개인지, 왜 시즌 총관중 수 401만2470명이 바깥 밴드에 새겨졌는지, 왜 반지 안에 홈플레이트 주변의 흙을 넣었는지를 묻는 시선이 늘었다. 화려함보다 구조가 먼저 읽히기 시작했다.

다저스는 우승을 기념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우승의 장면과 기록을 오래 남길 수 있는 물건으로 다시 만들었다. 경기 결과는 기록지에 남고, 우승 장면은 영상으로 남는다. 다저스는 숫자와 흙, 문구와 서명, 현장과 팬의 흔적을 반지 한 점 안에 모았다. 한 시즌의 성적을 장신구로 옮긴 것이 아니라, 한 시즌의 기억을 손에 쥘 수 있는 형태로 묶어낸 셈이다.

반지에 담긴 요소는 구단이 무엇을 남기려 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86개의 다이아몬드는 우승의 표제를 만들고, 17개의 블루 사파이어는 포스트시즌의 여정을 압축한다. 401만2470이라는 숫자는 관중석을 우승 서사 안으로 끌어들인다. 선수마다 다르게 새겨진 서명은 집단의 우승을 다시 개인의 이력으로 돌려놓는다. 상단을 열었을 때 보이는 경기장의 흙은 마지막 경기의 현장을 물질로 붙들어 둔다. 다저스는 한 시즌을 설명하는 재료를 추상적인 문장보다 숫자와 물성에서 골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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