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

이재명정부 정책 분석③] 피지컬 AI, 공장으로 내려온 AI 3대 강국 전략/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정부 정책 분석③] 피지컬 AI, 공장으로 내려온 AI 3대 강국 전략/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 현대차의 공장, LG의 가전·로봇, 네이버의 도시 데이터가 이재명정부 AI 3대 강국 전략의 첫 산업 현장으로 떠올랐다.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성능과 챗봇 서비스에서 출발했다면, 피지컬 AI 경쟁은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로봇이 물건을 집으며 공장이 생산 조건을 바꾸는 제조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 정부는 로봇·자동차·조선·가전·반도체·팩토리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약 6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AI 3대 강국 구상은 이제 발표문보다 제조 데이터, 안전 검증, 전력 인프라, 실증 공간, 기업 참여 속도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 발언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황 CEO는 한국을 제조업 기반과 로보틱스가 결합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했고, 현대차·LG·SK하이닉스·삼성전자·네이버와의 회동 일정을 소화했다. 다만 3편의 초점은 젠슨 황 방한 자체가 아니다.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찾은 것은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로봇, 가전, 공장, 클라우드, 도시 데이터가 함께 움직이는 물리적 AI 생태계다.

정부 예산의 배치도 피지컬 AI를 성장전략의 앞줄에 놓고 있다. 2026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 예산은 10조1000억 원이다.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2조6000억 원,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 원이 들어간다. 피지컬 AI 분야에는 광역별 지역거점 조성, 대규모 연구개발, 실증 사업이 함께 제시됐다.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서울·수도권의 소프트웨어 산업만으로 끌고 갈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전략의 가장 직접적인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혁신을 위한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 협력을 발표했다. 양측은 차량 AI,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봇 분야의 모델 학습·검증·배포를 위해 5만 개 규모의 엔비디아 블랙웰 GPU를 활용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엔비디아 AI 기술센터, 지역 데이터센터 설립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자동차 산업의 피지컬 AI는 자율주행 기능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다. 차량 설계, 부품 검증, 생산라인 운영, 물류, 로봇,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한 체계 안에서 움직인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코스모스를 활용해 공장 디지털트윈과 로봇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대목은 제조업 운영 방식의 변화를 뜻한다. 실제 공장을 멈추지 않고 가상공간에서 생산 조건을 바꾸고, 로봇 동선과 안전성을 검증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시험하는 방식이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LG전자는 피지컬 AI를 소비자 제품과 산업 인프라 사이에서 확장하는 기업이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로보틱스,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 안의 AI 기능보다 더 넓은 축이 중요하다. 로봇은 가정용·상업용 공간으로 확장되고, 스마트홈은 생활 데이터와 연결되며, AI 데이터센터는 냉각·전력 관리 기술을 필요로 한다. LG의 피지컬 AI 전략은 제품 판매, 제조공정, 로봇 부품,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함께 묶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의 엔비디아 GPU 1만 장 도입 보도는 아직 확정 사실로 처리하기 어렵다. 로이터는 매일경제 보도를 인용해 해당 GPU가 LG AI연구원의 모델 학습과 LG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쓰일 수 있다고 전했지만, LG 측은 관련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피지컬 AI 기사에서 특히 중요하다. 대규모 GPU 도입, 로봇 개발, 데이터센터 협력처럼 시장 기대가 큰 사안일수록 확인된 협력과 미확인 투자 보도를 구분해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피지컬 AI를 도시 데이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로 끌어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 코스모스를 활용해 서울의 실제 도로 환경과 공간 구조를 재현한 ‘서울 월드 모델’을 공개했다. 국내 지도 데이터와 서울 전역에서 수집한 120만 장의 파노라마 이미지가 학습에 활용됐다. 자동차와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려면 도로, 건물, 신호, 보행자, 차량 흐름을 이해하는 세계 모델이 필요하다. 네이버의 지도·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봇 친화형 공간 운영 경험은 이 분야에서 제조기업과 다른 위치를 만든다.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현대자동차그룹.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현대차·LG·네이버가 선 제조 AI 전선…6조 원 투자,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실행력으로 판가름/사진=현대자동차그룹.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서울 월드 모델은 한국형 AI 경쟁의 범위를 넓힌다. 거대언어모델 경쟁은 텍스트와 코드, 이미지 생성 능력에서 출발했지만, 피지컬 AI 경쟁은 실제 도로와 건물, 물류센터, 공장, 로봇 이동을 이해하는 모델로 이동한다. 네이버가 자동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도시형 피지컬 AI의 기반 데이터를 쥐고 있다는 점은 정부 AI 전략에서 별도 의미를 갖는다. AI 3대 강국은 국산 모델 개발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물류, 스마트시티, 공공 인프라가 한국의 물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일 때 산업적 파급력이 커진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5월 27일 공고한 ‘2026년도 K-로봇피지컬AI생태계조성사업’은 정부 구상이 집행 단계로 내려오는 흐름을 보여준다. 공고 대상은 K-로봇피지컬AI생태계조성사업 신규지원 과제이며, 담당 부서는 인공지능기계로봇과다. 기업, 대학, 연구기관, 연구조합, 사업자단체,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피지컬 AI 정책은 대기업 협력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로봇 실증센터, 산학연 협력, 지역 거점, 부품 기업, 안전 인증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산업 생태계로 이어진다.

피지컬 AI의 부담은 제조 현장에서 먼저 드러난다. 로봇이 실제 물건을 집고, 차량이 도로에서 판단하며, 공장이 생산 조건을 스스로 조정하려면 데이터 품질과 안전 검증이 따라야 한다. 제조 데이터는 인터넷 텍스트처럼 쉽게 모이지 않는다. 설비마다 형식이 다르고, 불량 데이터는 기업 기밀에 가깝고, 로봇 학습에는 사고 위험이 따른다. 실증 공간과 안전 인증, 보험, 산업재해 책임, 데이터 표준화가 정리되지 않으면 정부가 6조 원을 투입해도 상용화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정부 정책 분석③] 피지컬 AI, 공장으로 내려온 AI 3대 강국 전략/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정부 정책 분석③] 피지컬 AI, 공장으로 내려온 AI 3대 강국 전략/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트너가 제시한 자율 비즈니스 관점은 피지컬 AI의 성과 기준을 잡는 데 유용하다. AI 수익화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자율운영, 인력 증폭, 의사결정 개선, 새로운 가치 창출로 이어질 때 가능하다. 피지컬 AI도 로봇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구호보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 반복·위험·정밀 작업을 기계가 맡고, 사람은 공정 설계와 예외 대응, 품질 판단, 고객 요구 해석으로 이동하는 구조에서 실효성이 커진다.

피지컬 AI는 이재명정부 AI 정책의 실체를 가장 빨리 드러낼 산업 분야다. 현대차는 차량과 공장, LG는 가전과 제조공정, 네이버는 도시 데이터와 클라우드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의 6조 원 투자는 출발점일 뿐이다. 로봇 실증의 안전성, 제조 데이터 공유 범위, 디지털트윈의 실제 활용도,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지역 거점의 기업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AI 3대 강국 구상은 모델 발표보다 공장과 도로, 물류센터와 도시 인프라에서 먼저 평가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