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합민원플랫폼·독자 모델·카카오 Kanana-2·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예산보다 적용처와 오류 대응 체계로 판가름

국가AI전략위원회는 AI가 민원 안내부터 처리까지 완결하는 AI 통합민원플랫폼을 구축하고, 범정부 AI 공통기반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국산 AI 반도체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가AI전략위원회는 AI가 민원 안내부터 처리까지 완결하는 AI 통합민원플랫폼을 구축하고, 범정부 AI 공통기반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국산 AI 반도체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 AI가 민원 안내부터 처리까지 맡는 통합민원플랫폼은 이재명정부 AI 3대 강국 전략의 마지막 관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현대차와 LG의 피지컬 AI, SK텔레콤·KT·네이버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가 산업 기반을 만든다면, 공공 AI와 한국형 모델은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가른다. 국가AI전략위원회가 확정한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은 99개 실행과제와 326개 정책권고로 구성됐고,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를 3대 정책축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AI의 출발점은 행정 절차의 재설계다. 국가AI전략위원회는 AI가 민원 안내부터 처리까지 완결하는 AI 통합민원플랫폼을 구축하고, 범정부 AI 공통기반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국산 AI 반도체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주의 복지를 벗어나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행정 AI는 챗봇을 정부24나 국민신문고 앞단에 붙이는 방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부처별 시스템, 자격 요건, 증빙서류, 처리 권한, 이의제기 절차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AI통합민원플랫폼 구축을 위한 민관 합동 워크숍을 열었다. 플랫폼은 국민이 대화형 방식으로 민원을 신청하면 AI가 의도를 분석해 처리 절차와 필요한 서비스를 안내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시스템과 연계해 진행 상황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 정부24와 국민신문고를 시작으로 전 부처 시스템까지 연계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공공 AI의 성과는 접속 화면의 편의성보다 실제 민원 처리시간, 서류 제출 횟수, 부처 간 재입력 감소, 취약계층 접근성에서 먼저 드러난다.

SWM이 제작한 AI 영상
  서울의 실제 도로 환경과 공간 구조를 학습한 ‘서울 월드 모델’도 같은 협력선 위에 있다.  /사진=SWM이 제작한 AI 영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국형 AI 모델 경쟁은 공공 AI의 실행력을 좌우하는 또 다른 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인프라, AI 모델, 피지컬 AI 전반의 협력을 발표했고,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3 울트라 기술을 활용해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실제 도로 환경과 공간 구조를 학습한 ‘서울 월드 모델’도 같은 협력선 위에 있다. 네이버의 강점은 검색, 지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한국어 서비스 경험이 한데 묶인다는 점이다. 공공 AI와 산업 AI가 한국어 행정문서, 법령, 민원, 공간 데이터, 산업 데이터를 다루려면 국내 맥락을 이해하는 모델과 클라우드 운영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카카오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형 AI 생태계에 접근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월 차세대 언어모델 ‘Kanana-2’를 업데이트하고 4종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추가 공개했다. 회사는 MoE 구조를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에이전틱 AI 구현을 위한 도구 호출 능력을 강화했으며, 엔비디아 A100 수준의 범용 GPU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GPU를 독점적으로 확보한 기업만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면 국내 생태계는 좁아진다. 카카오의 오픈소스 모델 전략은 스타트업, 대학, 중소기업, 공공기관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한국어 AI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한국형 모델의 경쟁력은 국적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모델이 한국어를 잘 처리하고, 한국 행정문서와 민원 표현을 이해하며, 국내 법·제도·문화 맥락에서 오류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공공 분야에서는 답변 속도보다 정확성과 책임성이 앞선다. AI가 잘못된 복지 자격을 안내하거나, 세금·병역·의료·법률 민원을 부정확하게 처리하면 행정비용은 줄지 않고 민원인의 부담만 커진다. 공공 AI는 환각률, 출처 표시, 사람 검토 기준, 자동 처리 범위, 이의제기 절차를 명확히 갖춰야 실제 업무 전환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행동계획은 민간·공공 데이터 관리와 활용,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인재 확보, 규제혁신을 함께 다룬다. /사진=행정안전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데이터 거버넌스는 5편의 가장 무거운 변수다. 인공지능행동계획은 민간·공공 데이터 관리와 활용,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인재 확보, 규제혁신을 함께 다룬다. 계획에는 AI 학습에 필요한 개인정보와 저작물 활용을 둘러싼 법제 정비, 거래시장이 없는 저작물에 대한 AI 학습 거부권 행사 지원, 국가 데이터 거버넌스 정립이 포함됐다. 창작자 권리, 개인정보 보호, 공공데이터 개방, 기업의 학습데이터 확보가 충돌하는 영역이다. 정부가 데이터 활용을 서두르더라도 권리 보호 장치가 약하면 공공 AI와 한국형 모델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2026년 전 부처 AI 예산사업 통합 설명자료는 정책 집행의 규모를 보여준다. 국가AI전략위원회는 전체 9조9000억 원 예산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조1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1조7000억 원, 중소벤처기업부 9000억 원이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신규 내역사업에는 고성능 GPU 등 연산 자원 부족 해소, 딥테크·AI 스타트업 펀드, 국민성장펀드가 포함됐다. 예산은 충분조건이 아니다. AI 예산사업이 700개를 넘는 단위로 흩어질수록 중복 집행, 부처 간 칸막이, 성과 측정 부재가 생길 수 있다.

배경훈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회예산정책처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해 2026년 정부 AI 예산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고성능 GPU 확보와 배분이 2026년부터 가시화되는 만큼 배분 결과, 산학연 활용 수요, 전력 공급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 AI와 한국형 모델도 같은 기준에서 봐야 한다. 발표된 모델 수, 예산 규모, 플랫폼 개통 여부보다 실제 사용기관, 처리 건수, 오류율, 재처리율, 민원 만족도, 중소기업 활용률, 연구자 접근성이 성과표가 된다.

가트너가 2026년 2분기 보고서에서 제시한 자율 비즈니스 관점은 공공 AI 평가에도 적용된다. AI 수익화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자율운영, 인력 증폭, 의사결정 개선, 새로운 가치 창출에서 나온다. 정부 AI도 민원 상담 인력을 줄였다는 식의 비용 절감만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공무원이 반복 입력과 단순 안내에서 벗어나 복잡한 판단, 현장 확인, 취약계층 지원에 시간을 더 쓸 수 있어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민원 처리시간 단축, 신청 누락 감소, 복지 사각지대 축소, 행정 오류 정정 절차의 개선이 체감 지표가 된다.

이재명정부의 AI 3대 강국 구상은 HBM과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에서 산업적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 평가는 공공 AI와 한국형 모델에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실제로 쓰는 민원 플랫폼, 기업이 도입하는 한국어 모델, 스타트업이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와 GPU, 공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보안·감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남은 변수는 AI 통합민원플랫폼의 실제 처리 범위, 독자 모델의 공공 적용 성능, 네이버·카카오 모델의 산업 확산, 데이터 권리 보호 제도, GPU 배분의 투명성, 오류 발생 때 책임을 나누는 행정 절차다. AI 3대 강국의 성과표는 반도체 수출액에서 시작되지만, 최종 점수는 국민이 쓰는 행정 서비스와 국내 기업이 만드는 AI 서비스 안에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