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52만 건·특허 10만5600건 잠정 집계…소비 시장에서 등록·라이선스·집행 시장으로 확대

인도 중산층이 가격표 대신 한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사진=IHFF,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도 중산층이 가격표 대신 한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사진=IHFF,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인도 전체 지식재산권(IPR) 출원 건수가 2024-25년 잠정 기준 74만9946건으로 올라섰다. 전년 63만5508건보다 19.75% 늘어난 규모다. 상표 등록 출원은 52만 건, 특허 출원은 10만5600건, 저작권 등록은 4만4000건, 디자인 출원은 2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K팝, K드라마, K패션 수요가 커진 인도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 기업이 먼저 검토해야 할 항목도 달라지고 있다. 유통 계약과 팬덤 확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작품명, 아티스트명, 로고, 캐릭터, 굿즈 디자인, 음원·영상 저작권을 현지에서 어느 순서로 확보할지가 사업의 출발선으로 올라섰다.

2019-20년 43만3000건이던 인도 전체 IPR 출원은 2021-22년 51만 건, 2023-24년 63만5508건을 거쳐 2024-25년 잠정 74만9946건까지 증가했다. 5년 사이 31만6946건이 늘었다. 같은 기간 상표 등록 출원은 32만3798건에서 52만 건으로, 특허 출원은 5만6758건에서 10만5600건으로 확대됐다. 디자인 출원은 1만3131건에서 2만1000건으로, 저작권 등록은 2만3651건에서 4만4000건으로 늘었다. 상표와 디자인 출원이 함께 증가한 흐름은 콘텐츠 기업에도 직접적인 압박으로 돌아온다. 브랜드명과 로고, 캐릭터 상품, 공연 굿즈, 디지털 서비스 명칭까지 권리 등록의 대상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IP India 포털을 통해 특허, 상표, 산업 디자인, 저작권, 지리적 표시, 반도체 집적회로 배선도 등 여러 유형의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 기업에는 작품 자체의 저작권뿐 아니라 제목, 로고, 공식 상품, 팬덤 관련 명칭, 캐릭터 이미지, 플랫폼 서비스명까지 별도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는 환경이다. 영화, 음악, 웹시리즈와 관련 상품은 인도 법령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라이선싱 수익 창출과 침해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도 가능하다.

K콘텐츠의 인도 진출은 팬덤 확산과 권리 관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K팝, K드라마, K패션은 인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비 기반을 넓혀 왔다. 음악과 영상은 불법 스트리밍으로, 드라마와 영화 IP는 무단 편집 영상과 비공식 상품으로, 아티스트명과 로고는 위조 굿즈와 유사 상표로 번질 수 있다. 인도에서 인기가 커질수록 콘텐츠 공개 전에 권리 구조를 먼저 정리해야 할 필요가 커진다.

상표 출원 규모는 인도 지식자산 시장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다. 2024-25년 잠정 기준 상표 등록 출원 52만 건은 전체 IPR 출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룹명, 기획사명, 드라마 제목, 캐릭터명, 팬덤 명칭, 공식 굿즈 브랜드는 모두 상표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인도 상표 제도는 기존 등록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동일·유사한 상품·서비스를 대상으로 할 경우 소비자 혼동 가능성을 이유로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 유명 상표는 상품·서비스 분류가 다르더라도 확대 보호가 가능하다.

굿즈 시장에서는 디자인 권리도 상표만큼 중요하다. 응원봉, 포토카드 패키지, 의류, 액세서리, 캐릭터 상품처럼 외관 자체가 소비 가치를 만드는 제품은 디자인 등록 여부가 분쟁 대응력을 가른다. 인도 디자인법은 산업적 공정을 통해 제품에 적용되는 형태, 구성, 패턴, 장식, 선·색채 배열을 보호 대상으로 둔다. 등록 뒤에는 초기 10년 동안 배타적 권리가 부여되고, 5년 추가 연장을 통해 최대 15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제품 출시 뒤 권리를 정리하는 방식은 유사 상품이 빠르게 퍼지는 시장에서 방어력이 약하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한다. 인도 저작권법은 독창적인 문학·연극·음악·예술 작품, 영화, 음반을 보호 대상으로 두고, 등록을 보호 발생 요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일반 문학·연극·음악·예술 저작물은 저작자 사후 60년, 영화와 음반은 최초 출판 후 60년 동안 보호된다. 현지 분쟁에서 권리자 지위와 창작 시점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등록은 단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라이선스와 집행의 증거 기반으로 작동한다.

인도 정부의 정책 방향도 지식자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Viksit Bharat 2047’ 비전 아래 지식 주도 경제 육성이 강조되고, 전자 출원 시스템, AI 기반 상표 검색, 특허 데이터베이스, 온라인 상태 조회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여성 출원인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와 신속 심사 절차도 확대되고 있다. 권리 등록은 대기업 법무팀의 사후 절차가 아니라 창작자, 스타트업, 디지털 기업의 시장 진입 절차로 재편되고 있다.

2016년 승인된 인도 국가 지식재산권 정책은 창작물과 발명을 다루는 법률과 정부 기관을 통합하는 지침서 역할을 맡고 있다. 산업 및 내수 무역 진흥부(DPIIT)는 IPR 관련 법령과 국가 정책을 총괄하고, 특허·디자인·상표 총국(CGPDTM)은 등록과 심사 행정을 맡는다. 지식재산권 진흥 및 관리 전담반(CIPAM)은 신청 절차 간소화와 정책 목표 이행을 담당한다. 지식재산권 인식 제고, 창작 장려, 법률 체계 강화, 행정 서비스 개선, 창작자 수익 창출 지원, 아이디어 도용 방지, 전문가와 인력 양성이 정책 목표에 포함돼 있다.

한국 콘텐츠 기업에는 인도 진출 전 세 가지 판단이 필요하다. 상표와 디자인을 어느 상품·서비스 분류까지 먼저 출원할지, 저작권 자동 보호 원칙과 별개로 현지 등록을 통해 어떤 증거 자료를 확보할지, 음원·영상·굿즈·디지털 서비스별 권리 주체를 계약서에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한다. 인도 현지 파트너와의 라이선스 계약에는 상표 사용 범위, 굿즈 제작 권한, 플랫폼 침해 신고 권한, 유사 상품 대응 비용, 분쟁 발생 시 관할과 절차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인도 지식자산 시장의 확장은 K콘텐츠 기업에 매출 기회와 법적 부담을 함께 만든다. 팬덤이 커질수록 라이선스, 공식 상품, 현지 플랫폼 유통의 공간은 넓어진다. 동시에 비공식 굿즈, 유사 상표, 무단 스트리밍, AI 합성 콘텐츠처럼 권리 침해 경로도 늘어난다. 2024-25년 잠정 통계가 확정된 뒤 출원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AI 기반 상표 검색과 신속 심사 절차가 실제 권리 확보 기간을 얼마나 줄이는지, 한국 콘텐츠 기업의 인도 상표·디자인 출원이 어느 수준까지 늘어나는지가 향후 시장 대응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