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무과금 요금제와 LCK 협력으로 가입자·팬덤을 함께 묶는 로컬 플랫폼 전략

베트남 OTT 재편, K콘텐츠의 새 진입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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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전성진기자]베트남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비엣텔(Viettel)이 운영하는 TV360은 2026년 베트남 OTT 시장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넷플릭스, FPT Play, VieON, Galaxy Play가 함께 경쟁하는 시장에서 TV360은 콘텐츠 목록만으로 이용자를 모으지 않았다. 비엣텔의 이동통신망, 가입자 기반, 데이터 요금 혜택을 OTT 서비스와 묶어 시청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안착 속도를 높였다.

TV360은 160여 개 방송 채널과 고화질 영상 서비스를 앞세워 베트남 대표 OTT 앱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모바일 중심 시청 환경에 빠르게 들어갔다. 베트남 OTT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청이 일상화되고,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흐름은 TV360에 유리한 기반이 됐다. 비엣텔은 통신사로 확보한 가입자 접점을 영상 플랫폼 확장에 활용했다.

월 95,000동의 TV95K, 월 150,000동의 5G150 같은 전용 요금제는 TV360의 성장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치다. 이용자가 해당 요금제에 가입하면 TV360 시청에 쓰는 데이터 이용료가 면제된다. 와이파이 접속 환경이 일정하지 않은 지역이나 모바일 데이터 요금에 민감한 이용자에게 데이터 무과금 혜택은 구독료 못지않은 선택 기준이 된다. 베트남 OTT 경쟁에서 통신요금은 콘텐츠 가격만큼 중요한 변수가 됐다.

해외 OTT 이용자는 월 구독료와 모바일 데이터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로컬 통신사 플랫폼 이용자는 통신요금 안에서 OTT 시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넷플릭스의 베트남 최저 요금제가 TV360 번들 상품과 표면상 비슷한 가격대에 놓이더라도,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비용은 달라진다. 같은 시간 동안 영상을 보더라도 데이터 요금 부담을 누가 지느냐에 따라 플랫폼 선택이 갈린다.

시행령 147호 이후 TV360의 통신사 기반은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힘을 얻었다. 베트남 디지털 플랫폼은 현지 휴대전화 번호나 정부 공인 문서를 통한 실명 확인 체계를 갖춰야 한다. 비엣텔은 이동통신 가입자 정보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가입자 인증, 결제, 고객 관리에서 해외 OTT보다 짧은 경로를 가진다. 외국계 플랫폼이 현지 인증 시스템과 대응 조직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동안, TV360은 기존 통신 인프라를 OTT 운영에 결합할 수 있다.

TV360의 경쟁력은 방송 채널 수와 데이터 무과금 혜택에만 머물지 않는다. 비엣텔은 e스포츠를 프리미엄 라이브 콘텐츠로 끌어들이며 젊은 이용자층을 겨냥했다. 2026년 5월 8일부터 10일까지 하노이 베트남전시센터(VEC)에서는 ‘2026 LCK Team Roadshow Vietnam – DRX Homefront Presented by TV360’가 열렸다. 호스트 DRX와 함께 Gen.G, 한화생명e스포츠가 참가했고, TV360·비엣텔은 프레젠팅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다.

TV360은 행사에서 4K 스트리밍, 기술 지원, 프로모션, 전용 요금제 가입자 대상 5G 데이터 혜택을 제공했다. 한국 e스포츠 구단과 베트남 통신사 플랫폼의 협력은 단순 중계권 확보와 다른 성격을 갖는다. TV360은 LCK 팬덤을 앱으로 끌어들이고, 비엣텔은 5G 데이터 혜택을 통해 통신 상품과 콘텐츠 경험을 함께 팔 수 있다. 콘텐츠는 가입자 유입 수단이 되고, 통신망은 시청 경험을 붙잡는 장치가 된다.

베트남 젊은 이용자층에게 e스포츠는 드라마나 예능과 다른 이용 패턴을 만든다. 경기 일정에 맞춰 실시간 접속이 몰리고, 팀과 선수 팬덤이 플랫폼 재방문을 유도한다. OTT 앱을 한 번 설치한 뒤 빠르게 이탈하는 이용자가 많은 시장에서 라이브 스포츠와 e스포츠는 잔존율을 높이는 카드가 될 수 있다. TV360이 LCK와 DRX 협력을 택한 배경에는 한류 친화적 팬덤과 실시간 시청 수요를 동시에 붙잡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비엣텔은 TV360 모델을 베트남 밖에서도 시험했다. 남미 페루에서는 TV360 가입자 기반이 2024년 초 약 40만 명에서 2025년 초 2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흐름이 확인됐다. 통신망과 OTT 서비스를 묶는 방식이 베트남 내수에만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대목이다. 비엣텔은 통신 가입자를 영상 플랫폼 이용자로 전환하고, 영상 플랫폼 이용자를 다시 통신 상품 고객으로 묶는 순환 구조를 키우고 있다.

TV360의 부상은 베트남 OTT 시장에서 로컬 플랫폼의 성격을 바꿔 놓았다. 현지 플랫폼은 더 이상 해외 콘텐츠를 가져와 배치하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통신망, 결제망, 가입자 데이터, 데이터 요금 설계, 스포츠·e스포츠 IP를 함께 운용하는 복합 플랫폼으로 움직인다. 외국계 OTT가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브랜드 인지도에 기대는 동안, 로컬 통신사 플랫폼은 이용자의 요금 청구서와 모바일 접속 환경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콘텐츠 기업이 베트남 시장을 볼 때도 TV360의 위치는 중요하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단순 공급하는 방식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TV360 같은 플랫폼이 원하는 콘텐츠는 가입자 유입과 체류 시간을 함께 늘릴 수 있는 패키지에 가깝다. LCK와 DRX 협력처럼 팬덤이 뚜렷하고 실시간 시청을 만들 수 있는 IP는 통신사 플랫폼의 요금제 전략과 결합하기 쉽다. K콘텐츠의 베트남 진출은 작품 판매보다 플랫폼의 가입자 전략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TV360은 2026년 베트남 OTT 시장에서 통신사가 콘텐츠 플랫폼을 어떻게 키우는지 보여주는 대표 흐름이다. 데이터 무과금 요금제는 이용자의 체감 비용을 낮췄고, 이동통신 가입자 기반은 실명 인증과 결제 관리에서 우위를 만들었다. LCK·DRX 협력은 한국 e스포츠 IP가 베트남 플랫폼의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에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베트남 OTT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마주한 경쟁 상대는 단순한 영상 앱이 아니라 통신망과 요금제, 팬덤 콘텐츠를 함께 가진 로컬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