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재킷과 디어본 캔버스를 작가 커미션으로 전환한 뉴욕 프로젝트, 패션 브랜드가 전시 플랫폼이 되는 방식
[KtN 임민정기자]뉴욕 트라이베카와 차이나타운의 유리창 안에서 카하트 WIP(Carhartt WIP)의 디트로이트 재킷과 60×60인치 디어본 캔버스가 작품으로 걸렸다. 재킷은 OOW® 트라이베카 공간에, 짝을 이루는 캔버스는 OOW® 차이나타운 공간에 놓였다. 서키배트(Suckybat), 타이터스 맥베스(Titus McBeath), 도지 카누(Dozie Kanu)는 같은 워크웨어 원형을 받아 각기 다른 표면을 만들었다. 협업의 결과물은 룩북 속 착장이나 매장 선반 위 상품보다 먼저 도시의 쇼윈도 안에서 공개됐다.
패션 브랜드 협업은 오랫동안 한정판 발매와 판매 일정, 착용 이미지, 재판매 시장 반응을 중심으로 소비돼 왔다. 브랜드가 예술가와 손잡을 때도 결과물은 제품의 표면에 작가 이미지를 얹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카하트 WIP와 OOW®의 뉴욕 프로젝트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카하트 WIP가 내놓은 것은 완성품의 장식 공간이 아니라 디트로이트 재킷과 디어본 캔버스라는 물성이다. 작가들은 브랜드의 대표적인 작업복 어휘를 입을 수 있는 상품보다 전시 가능한 표면으로 다뤘다.
OOW®는 알라이프(Alife)의 로브 1970(Rob 1970)과 작가·민족지학자 이오건 뎀프시(Eoghan Dempsey)가 지난해 시작한 공공 비트린 네트워크로 소개돼 있다. 비트린은 상품 진열창을 뜻하지만, OOW®의 유리창은 구매를 유도하는 쇼케이스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전시 공간에 가깝다. 작품은 실내 조명 아래 놓이지만, 관람은 보도 위에서 이뤄진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작품을 볼 수 있고, 전시의 첫 접점은 티켓이나 초대장이 아니라 유리창 앞 통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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